한 민간인의 이라크에서의 희생에 참담함을 느낍니다.
한 국가의 정책이 테러리스트의 협박에 의해 굴복 당해서는 안되고, 정부가 협박에 끌려 다녀서는 안된다는 것에 공감은 합니다. 그러나 머리로 이해한다는 것과 가슴으로 느끼는 것은 다르지 않습니까?
그리고 이번 일의 문제는 정부가 과연 자국민을 보호 할 의지가 있었느냐는 것에 대한 의구심입니다. 한국정부가 해외의 자국민을 버린 사례는 비단 이번뿐이 아닙니다.
얼마전 프레시안에 여기(인도네시아)서 일어났던 교민의 부당억류에 대해 기사를 보냈던 데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한국의 대사관에서의 대답은 "왜 당신들은 무슨일만 생기면, 자꾸 대사관에 기댈려고 하느냐"는 것이니, 뭐 이젠 대사관에 대해 포기하고 삽니다.
98년 (인도네시아) 폭동때의 경험자의 얘기를 들어보니 더 가관이다. 치안이 부재중이고 군부의 발포로 시민이 죽어가는 상황에서 점점 혼란이 가중될 때도 대사관의 직원들은 전화만 걸면 "정부에서 조치를 취하고 있으니 기다려라"고만 했답니다.
그런 뒤 호주인들이 인니 무장군인들의 호위속에 탈출하고 일본인들이 특별기로 소개되던 날, 한국대사관은 자신과 가족들을 군용 헬리콥터를 통해 대사관 옥상을 통해 소개시키면서도 교민들에게는 어떠한 경보도 전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때 대한항공에서 특별기 딱 한대가 자카르타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평소 6백불 하던 비행기표 1천2백불, 그것도 당장 현금으로 낸 사람들만 태워주는 특별기...당시 교민은 약 6만명, 그럼 보잉 747이 몇번이나 떠야 교민들을 철수시킬수 있지?
그 단 한대의 대한항공 특별기에 가족을 떠나 보내고 돌아오던 남은 사람들이 불안에 떨던 그 시간,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의 군용기는 자국민을 무료로 나르고 있었답니다. 그 경험을 한 교민이 제게 말했읍니다.
“갑자기 이승만의 얘기가 기억나더군요. 국민들에게 ‘국군이 북진중’이라며 자신은 한강다리를 끊어 놓고 도망간 대통령, 조국이 자신을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의 참담함 잘 모르실 겁니다.”
자국민의 보호 의지 조차 없는 정부, 물론 테러범과의 협상은 결렬될 수도 있고, 실패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내팽겨쳐 놓고 '어떻게 되겠지..'하는 정부는 정말 정 떨어집니다.
왜 정부의 일에 대해 다들 ‘그들은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라고 생각해 주는 사람은 없는 걸까요?
정말 국민들이 정부의 일에 대해 투덜거리만 하는 미욱한 존재들일까요?
항상 관료는 말합니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왜 국민들은 단 한번도 관료의 말에 수긍을 하지 못하나요? 국민의 기대치가 너무 높은가요? 아니면 정부관료의 능력이 부족한가요?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차라리 조국이 없었으면...,
그랬다면 국제 적십자에게 호소라도 해 보겠구만...'
이것이 얼마나, 한심하고 어이 없는 생각임을 알면서도 그런 생각을 자꾸하게 됩니다.
언제나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믿고 의지하는 정부가 태어날까요? 우리의 기대가 너무 큰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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