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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호는 '깃털'…靑 민정수석실이 주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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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호는 '깃털'…靑 민정수석실이 주물렀다

<이털남> 육성 녹음 공개, 청와대 '사면초가'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의 '깃털'에 불과하다는 주장의 근거가 또 나왔다.

21일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는 류충렬 전 공직복무관리관과 장진수 전 주무관, 최종석 전 행정관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민정수석실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이 주장이 사실일 경우, 몸통의 실체가 '민정수석실'을 넘어 그 윗선일 수도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영호 전 비서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지원관실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보관된) 자료 삭제에 관한 모든 문제는 바로 내가 몸통"이라고 말했다. 이 전 비서관은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2000만 원을 건넨 것도 자신이라며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했지만, '꼬리 자르기'에 불과한 그의 말이 오히려 의혹을 더 키운 셈이 됐다.

'민정'이 재판기록을 검토?

▲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지난 20일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발생 21개월 만에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연합
<이털남>은 장진수 전 주무관 등에 대한 2심 판결을 한 달 정도 남겨놓은 시점인 지난해 3월 16일과 17일, 18일 통화 내용을 바탕으로, "민정수석실이 검찰 수사를 조율하는 창구 역할을 넘어 법원 판결까지 조율을 시도하는 창구 역할을 한 게 분명하다"고 밝혔다. 조율의 목표는 장 전 주무관을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로 만드는 것.

먼저, 지난해 3월 16일 통화에서 류충렬 관리관은 장 전 주무관에게 "전달받기로는 '상당히 희망적이다. 기대해도 좋다' 벌금"이라며 "나쁘지 않은 쪽에서 얘기하고 있는 거니까 그때 가서 조율돼서 하는 거"라고 말한다. 관련 사건을 누군가 조율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다음 날인 17일 이번에는 최종석 전 행정관이 장진수 전 주무관과 통화를 하는데, <이털남>은 진경락 전 과장이 세우려 했던 증인에 주목했다. 방송은 최 전 행정관이 "(진 전 과장이) 청와대 수석들을 증인으로 세우겠다고 난리 쳤다"는 말을 전하며 "증거인멸 실상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진 전 과장이 왜 청와대 수석들을 증인으로 세우려 했을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계속되는 통화에서 최 전 행정관은 "어찌 되었든 간에 민정에서도 얘기도 그렇고 자네는 이제 최대한 벌금형 정도 그리고 일단은 집행유예 상태로 만들어 내는 게 목표"라며 "민정에서 나오는 얘기로는 재판기록 검토가 다 끝났다"라는 말을 전한다. 여기에 그는 구체적인 날짜까지 언급한다.

"오늘 중으로 결심을 하고, 3월 중으로 선고를 해버리겠다라는 그렇게 지금 전달받고 있거든? (생략) 이제 3월 2주 정도 후에 기일을..."

증인을 세우는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우리 쪽 변호사들 얘기가 장진수가 거부하면 된다, 이거야"라고 말한다. 그는 또 참고 사항이라며 이인규 국장의 증인신청 요구에 대해 "내가 봤을 땐 왕충식 사무관이지 않을까 싶다"며 이 역시도 정리했다고 이야기 한다. 이날 통화에서 장 전 주무관은 최 전 행정관의 모든 말에 "예"라고 수긍하며 순순히 지시에 따른다.

하지만 재판 결과 선고가 연기되자, 18일 두 사람은 다시 통화를 한다. 최 전 행정관은 "안 그래도 어제 민정 쪽하고도 계속 모니터링 했다"며 선고가 일주일 연기된 것에 대해 "이 국장님 증인 신청 건 때문"이라고 전한다. 그는 "여태까지 이쪽으로 해왔던 얘기하고 어느 정도 분위기가 맞다"며 사전에 조율한 데로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암시한다. 이에 장 전 주무관은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한다.

쏟아지는 의혹, 청와대 입장 밝혀라

<이털남>은 이들의 통화와 그동안의 상황을 정리하며 이번 사건이 민정수석실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각종 의혹에 대해 청와대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송은 최 전 행정관의 "민정수석실과 얘기가 다 돼 있다", 장 전 주무관이 증언했던 "자신이 검찰수사를 받게 되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민정수석실에 가서 고함을 쳤다"는 말과 장석명 공직기강비서관이 장 전 주무관에서 5000만 원을 건넨 사실, 그리고 장 전 주무관과 류 전 관리관의 통화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또한 지난주 이석현 민주통합당 의원이 2010년 증거인멸 사건 수사가 진행될 때 권재진 당시 민정수석이 노환균 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의 상의 끝에 대포폰을 덮기로 한 사실, 그리고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이인규 전 지원관과 진경락 전 과장 가족에게 금일봉을 전달한 것까지. 방송은 "청와대가 깊숙이 개입돼 있다"고 봤다.

<이털남>은 청와대가 '노코멘트'로 일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으며, 어느 정도 사건에 개입했는지, 누가 가담했는지, 최종 몸통이 누구인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특히 이번 사건이 4.11총선의 악재가 될까 우려하는 것이라면 어리석은 판단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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