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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호, 입막음 대가로 '캐쉬' 2000만원 마련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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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호, 입막음 대가로 '캐쉬' 2000만원 마련해줬다"

장진수 "과거 청와대에 월280만원씩 예산 상납키도"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에서 '뒷배'로 거론된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증거인멸의 실행자 장진수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2000만 원의 입막음용 '캐쉬'를 사람을 통해 건넸다는 증언이 나왔다.

증거인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월(집행유예 2년)을 받고 대법원 상고 중인 장 전 주무관은 14일 오전 김종배 시사평론가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에 출연해, 2011년 8월 신길역 인근 한 술집에서 "이영호 비서관이 마련해주신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5만원권 뭉치 4개를 받았다가 나중에 돌려줬다고 말했다.

장 전 주무관은 자신에게 2000만 원을 전달한 인물의 신상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고, 다만 "전임자가 소개해준 분"이라며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을 지시했던 최종석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이 과거 자신을 불러냈을 때 이 인물도 동석했던 적이 있었다고만 전했다.

전날 폭로된 장 전 주무관과 최종석 전 행정관의 대화 녹취록에 따르면, 최 전 행정관은 장 전 주무관에게 '입막음 비용'으로 취직 알선을 시켜주겠다고 했다가 "평생 (책임지겠다는 것을) 못 믿겠다면, 캐쉬(현금)라도 달라 하면 내가 그것도 방법을 찾아 주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장 전 주무관은 돈을 받은 이유에 대해 "이영호 비서관의 혐의를 입증하고 싶었다"면서 "증거로 하고 싶었던 마음이 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최근 이 돈을 전달받은 사람에게 돌려줬다고 했다.

그는 이 일이 있기 석달 전 최 전 비서관이 총리실 소속 진경락 과장을 만나보라고 해 만났을 때도 진 과장이 현금을 내밀었다고 전했다. 그는 "진경락 과장이 차를 끌고 왔다. 종로구청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만났다. 그런데 진 과장이 비닐봉지 하나를 주는데 안에 돈이 (있었다. 진 과장은) '2000만 원이다, 받아라' 만나자마자 바로 그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자신이 "돈은 됐고 차에 타서 얘기나 좀 했으면 좋겠다" 했지만 진 과장은 거부하다가 마지못해 문을 열어 줬으며, 차 안에서도 계속 받으라고 권유했지만 끝내 놓고 내리니 이때도 "이영호 비서관님께서 어렵게 마련한 거니까 꼭 좀 받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그는 증언했다.

▲지난 2010년 8월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나오는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뉴시스

"총리실 활동비, 매달 280만원씩 청와대에 상납"

또 이날 <이털남> 및 민주통합당 'MB정권 비리 및 불법비자금 진상조사특별위원회'(특위)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장 전 주무관은 총리실에 배정된 예산 중 일부를 2009년 8월부터 2010년 6월까지 매달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실에 '상납'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매달 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과 진경락 과장 앞으로 200만 원 씩을 정부예산 중의 특별활동비 항목에서 타내어, 이 중 280만 원을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실에 전했으며 청와대로 돈을 직접 들고 간 것은 진경락 과장이었다고 주장했다.

280만 원이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갔는지와 관련해, 그는 "이영호는 200, 조재정은 50, 최종석은 30, 합이 280을 제가 (진 과장에게) 갖다 주는 거다. 봉투 3개를"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처음 이름이 거론된 조재정 당시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은 노동부 소속 고위공무원(행시 28회)으로 포항 출신이며, 2007년 대선 이후 이명박 정부 정권인수위원회에 소속됐다가 선임행정관으로 청와대에서 일했던 인물이다. 그는 2010년 고용노동부에 원대복귀하며 같은해 3월 선배들을 제치고 1급으로 승진,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현재 노동정책실장으로 있다. 지난해 차관 인사 때 물망에 오르기도 했었다.

2010년 초 노동부로 복귀한 만큼 같은해 7월 이뤄진 증거인멸과는 직접 관련이 없을지라도, 이영호 전 비서관과 최 전 행정관 사이의 금액을 '상납'받았던 것이 사실이라면 조 실장 역시 민간인 사찰과 관련해 일정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민주당 특위는 "매우 충격적인 사실"이라며 "이영호 비서관 등은 2년 동안 특수활동비를 횡령한 것이고 예산회계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어 "청와대가 공직윤리지원관실에 책정된 특수활동비를 유용해 지급받았다는 것은 청와대가 불법 민간인 사찰에 깊이 개입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검찰은 최 전 행정관, 조 전 행정관, 이 전 비서관 및 권재진 민정수석(현 법무장관) 등 청와대 관계자들의 불법 민간인 사찰, 증거인멸과 예산횡령에 대해 즉각 수사해 전모를 밝혀야 한다"고 강하게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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