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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재작년 건설사, 엄청난 폭리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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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작년-재작년 건설사, 엄청난 폭리 취했다"

<인터뷰> 건설CEO 김양수의원 "최근 빈부격차 주범은 아파트"

공공주택의 분양원가공개 여론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5일 다소 생소한 이름의 한나라당 초선 의원이 민간부문과 공공부문 모두의 원가공개를 주장하는 보도자료를 내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특히 이 의원은 건설사 CEO(최고경영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화제의 의원은 경남 양산시의 김양수 의원(45)으로, 그는 유림종합건설(주)의 창업주로 1989년부터 2003년까지 대표이사를 지내고 최근에는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나 최대주주이자 고문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또한 전경련 경제정책위원회 운영위원을 역임하기도 한 인물로, 그의 분양원가 전면공개 주장은 현재 건설업계와 정부 및 일부 정치권이 강력반발하고 있는 분양원가 공개 반대 주장의 허구성을 드러내주는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이때까지 건설회사는 폭리를 취해왔다"**

16일 프레시안과 만난 김양수 의원은 "원가 공개는 소비자에게 건설회사의 신뢰를 회복하게 만들어 새로운 수요가 창출돼 장기적으로 건설회사에 이익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질문을 한 번 던지면 20년 가까이 건설업계에 몸담았던 경험담을 얘기하며 추가질문을 할 겨를도 없이 말을 쏟아냈다.

"작년, 재작년 건설회사는 엄청난 폭리를 취했다. 앞으로 손해를 보고 지으라는 것이 아니다. 정상적인 가격으로 짓자는 것이다. 그래야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또 다양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알려주어 소비자들이 선택을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장기적으로 수요가 다양해지고 시장이 커질 수 있다. … 건설회사들은 절대로 적자를 보지 않는다. 분양이후 원자재 등 가격이 오르면 인상분이 반영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부실공사로 갈 수밖에 없다. 원가를 공개하면 인상분을 정산할 수 있다."

***"원가 공개해도 건설경기 위축 안돼"**

김 의원은 원가 공개를 하면 건설경기가 위축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말이 안되는 논리라고 일축했다.

"정상적인 수준으로 가도 기업은 계속성의 원칙이라는 것이 있다. 기업이라는 곳이 이익이 작다고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 분양가 상한제나 원가 연동제를 할 때에도 집을 월등하게 많이 지었다. 과거 노태우 전대통령이 주택 2백만호를 공급했을 때 자재 품귀 현상이 날 정도로 엄청나게 지었다. 그 때가 분양가 상한선제도로 건설사들에 남는 것도 별로 없었는데 많이 지었다."

그는 원가연동제에 대해서는 "분양가를 하나 잡기 위해 독약을 뿌리는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원가연동제라는 획일적인 틀 안에 건축비를 묶어 버리면 다양한 수요층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며 "그렇게 되면 시장이 자꾸 줄어들어 건설업체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고 정부당국자들의 장기적인 안목 부족을 지적했다.

그는 "주택시장을 시장주의로 바라 봐서는 안된다"며 "공공재의 성격을 갖고 있는 주택을 시장주의로 바라보는 일부 언론의 사설도 참으로 갑갑하다"고 말해 원가공개 반대 주장을 펼치고 다수언론을 비판하기도 했다.

원희룡 의원 등 소장 개혁파가 중심이 된 수요조찬모임에서 활동하고 있기도 한 김 의원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원가공개 입법화에도 희망을 내비쳤다. 이미 그가 제안한 민간과 공공부문의 원가 공개를 명시한 주택법 중 개정법률안은 당내 10명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발의 요건을 충족시켜 놓은 상태다.

다음은 16일 오후 회관 사무실에서 1시간여 동안 진행된 인터뷰 전문이다.

***김양수 의원 인터뷰**

프레시안 : 유림종합건설에서 지금 어떤 위치인가.
김양수 : 작년부터 회사 경영에서 손을 뗐다. 지금 대표이사는 아니고, 굳이 직책이 있다면 고문 정도이다. 회사의 중요한 결정에서 자문을 하는 정도다. 1989년부터 2003년까지 대표이사로 있었다.

프레시안 : 어제 민간부문과 공공부문의 원가를 공개해야 한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김양수 : 작년에 회사에 몸을 담고 있었을 때도 원가공개를 소신처럼 생각해 왔다. 원가 공개가 돼야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고 시장이 커진다. 총선 직후 당선자 연찬회가 있었다. 그 때 민간과 공공부문의 원가 공개를 주장했다. 시장은 하나인데, 두개의 잣대로 놓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시장논리에 맞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의외로 반대가 엄청 많이 쏟아져 나왔다. 그래서 순간적으로 놀랐고 고민을 많이 했다. 내가 유일하게 목소리를 낼 분야가 이 분야인데.

***"주택문제를 시장주의로 바라봐선 안돼"**

그런데 최근 시장주의로 주택시장을 바라보는 신문 사설들을 보니 갑갑하더라. 사설을 쓰는 사람들이 주택이라는 시장을 잘 모르는 사람들 같았다. 아파트를 보통 유리컵처럼 생각하면 안 된다. 예를 들어 컵은 원가공개가 안돼 있지만 알 필요가 없다. 이게 비싸다고 하면 중국 등 싼 상품이 수입해서 들어온다. 주택은 그렇지 않다. 당장 물건이 품귀현상을 빚어도 수입해 올 수 없는 것 아닌가. 땅 위에 짓는 부동산의 속성이 있는 것 아니냐.

시장논리 주장은 큰 어폐가 있다. 시장은 돈 있는 사람이 물건을 사고 물건 만들 사람들은 만들고 팔 사람은 팔면 되는 곳이다. 이것이 진정한 시장논리다. 그렇다면 1순위, 2순위 같이 순번별로 분양받는 제도를 다 없애야 된다. 정부가 70년대부터 주택가격 폭등이 되고 주택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이 같은 순위제도를 도입했다. 그 때 정부가 시장에 개입한 것이다. 진짜 시장주의가 되려면 완성품을 팔아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전 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선분양 제도를 쓰고 있다. 한국의 특수한 사정이다. 아직도 대도시는 주택보급률이 1백%에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진짜 시장주의로 가려면 후분양으로 가야 하는데, 후분양으로 가면 엄청난 폐단이 있다. 예를 들어 1년에 50만 가구를 짓는데 후분양으로 하면 5만가구가 공급되기 어려울 것이다. 건설에 들어가는 막대한 자금을 누가 다 부담할 것인가. 건설회사가 다 부담하지 못한다. 또 완성이 됐을 때 집이 안팔리면 모든 건설회사는 줄도산을 한다. 지금 후분양은 너무 큰 부담이다.

일부에선 주택시장 문제를 선분양제도 하에서 주택가격의 문제로 몰아간다. 왜 가격폭등 같이 피부에 닿은 것만 보느냐. 건전한 주택시장 질서를 잡자는 것이다. 가격폭등이 크게 일어 부동산 투기가 일어나고 질서가 없으니 정부가 70년대에 1순위, 2순위 제도를 도입했다. 그래도 가격이 폭등되니 80년대에는 서울시부터 분양가 상한선을 뒀다. 이것은 지금보다 더 엄청난 법이다. 전용면적 25.7평 이하, 지금 분양평수로 32~33평은 평당에 1백5만원 이상을 못 받게 했다. 그 때는 토지비 건축비가 없고 총액 개념이었다. 그런데 자재비와 건축비가 오르니 건설사들이 이 가격을 못 맞추더라. 그래서 도입한 것이 지금 정부에서 하려고 하는 원가 연동제다. 땅값은 별도로 하고 건축비에 대해서 정부가 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건축비는 뻔하니까. 정부당국자가 원가 공개를 못한다고 하지만 그 때에도 정부가 정한 표준 건축비가 사실은 원가의 개념이다. 그런데 IMF터지고 97년도에 장기적 불황에 처하니까 김대중 전대통령이 분양가 자율화를 추진했다. 그게 오늘날 이렇게 된 것이다. 정부가 분양가 상한선, 원가연동제, 분양가 자율화로 이어지며 계속 시장에 개입해서 시장질서를 문란시킨 것이다. 그리고 주택업체는 그 장단에 춤을 추다 보니, 작년 특히 재작년은 엄청난 폭리를 취한 것이다.

원가연동제는 원가 공개와 토지분야에서 개념이 비슷하다. 이 문제의 발단이 제기된 것이 주택업계의 폭리라지만 그 폭리는 제일 처음에 택지개발에서 나왔다. 공공택지개발의 목적은 싼 값에 택지개발을 해 국민에게 주라는 것인데 택지를 받는 자격은 일반 국민이 아니고 건설회사만 가지게 돼 있었다. 특정 건설회사한테만 분양의 자격을 줬다. 그것 하나만 사면 돈이 5백이 불었다 천억 불었다 한다. 땅이라든지 이런 것을 받은 것은 원가 그대로 적용하라는 것이다.

***"원가공개는 주택시장을 장기적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밑바탕"**

원가연동제는 건축비를 정부가 정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너무 획일화되니 옵션제를 두겠다는 것이다. 7-9% 정도의 옵션을 두고 이 사양 안에서 고급화를 시키고자 하면 시키라는 것이 연동제의 주요 취지다. 여기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 삼성이나 현대의 설계도면과 지방 건설회사의 설계도면이 과연 같은지, 그 브랜드의 가치가 같은지 하는 점이다. 다 틀리다. 또, 삼성이 쓰는 못은 좀 더 다른 못을 쓸 수도 있다. 어느 회사는 외부 마감재를 멋있게 하고, 어느 회사는 페인트만 칠한다. 설계부터 시공방법, 더 중요한 사후관리까지 생각했을 때, 정부가 생각하는 연동제가 이 모든 것을 획일화된 틀 안에서 보장해줄 수 있나. 만족을 못시켜준다. 소비자들 층이 다양화됐는데, 이것도 만족을 못시켜 준다. 원가 공개를 하게 되면 삼성은 삼성 나름대로의 원가를 공개한다. 자기만의 설계와 기술개발을 했다고 하면 그 기술개발비도 원가에 들어가야 된다. 그 회사의 마케팅 정책과 브랜드에 맞는 기술, 시공이나 사후관리가 있는 것 아니냐. 그래야만 차별화된 아파트가 나오고 소비자가 다양한 선택할 수 있다. 원가가 공개됨으로 해서 기업의 윤리상 더 이상의 폭리는 함부로 취하기 어려워 질 것이다. 고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는 원가공개를 통해, 주택시장을 장기적으로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밑바탕을 만들 수 있다.

그러면 건설회사가 집을 안 지을 것이라는 말도 하는데, 내가 건설회사를 해 봐서 아는데 그렇지 않다. 기업은 이윤추구라는 절대 절명의 과제도 필요하지만 사회적 책임도 중요하다. 손해보고 지으라는 것이 아니다. 정말 폭리를 취했다면 이제라도 정상적인 가격, 정상적인 이윤아래 정상적인 시장의 공급질서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원가연동제는 눈앞의 분양가 잡기 위해 독약을 뿌리는 것"**

프레시안 : 정부의 원가연동제는 문제가 있는가.
김양수 : 큰 문제가 있다. 그 때 당시에 표준건축비가 예를 들어 1백25만원인가 한 적이 있다. 서울 강남도 1백25만원, 화곡동도 1백25만원이었다. 그 때는 효과를 봤는지 모르지만 최근 5년 동안 주택가격이 폭등하면서 주택이 다 고급화 됐다. 고급화된 수요층이 있는데, 단 하나의 건축비로 밀어붙여 원가 연동제를 실시한다면 다양한 수요층을 만족시키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시장이 자꾸 줄어들어 건설업체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다. 고급 수요도 있고, 중가, 중저가 수요도 있는데, 한 가지 가격으로 밀겠다면 건설업체로 하여금 스스로 기술개발이나 연구개발을 포기하게 만들어 건설산업의 경쟁력을 묶게 만들 수 있다.

두 번째로 정부가 모든 면에서 경쟁체제로 가기 위해 규제 풀기로 하면서 하나의 기준선에 맞춘다는 것이 시대 흐름에도 안맞고 미래의 건설산업도 위축시키는 행위다. 눈앞의 분양가 하나를 잡기 위해 독약을 뿌리는 것이다. 원가연동제로 분양가는 잡을 수 있다. 분양가를 잡는 방법은 연동제도 좋지만 원가공개가 더 진실성에 가깝다. 원가공개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면 지금은 건설업체가 약간의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지만, 미래의 수요자가 공급자의 시장 매커니즘을 신뢰하면 실제적으로 더 시장이 커질 것이다. 시장이 더 커지면 장기적으로 건설경기는 더 활성화 된다.

***"원가연동제로는 건설경기 연착륙 어렵다"**

프레시안 : 정부가 원가연동제를 실시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김양수 :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건설경기를 연착륙시키겠다"고 한 말에 주목한다. 지금 내수가 안살아 나고 있다. 내수를 살리는 길은 건설경기를 활성화시키는 길밖에 없다. 건설경기를 죽이면 내수는 정말 엉망이 된다. 획일화된 원가연동제로 단기적으론 경기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2~3년 뒤에 다시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그 연착륙을 제대로 하려면 지금이 고통스럽더라도, 내년 내후년 소비자로부터의 신뢰 회복을 통해 시장을 확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덧붙여 IMF사태가 끝나고 부익부빈익빈이 더 줄어들지 않았다고 본다. 최근 2~3년 부익부빈익빈이 더 벌어진 이유는 주택문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본다. 주택이 무주택자, 실수요자를 위한 시장이 아니었고, 돈이 갈 때가 없어 금융이 이리로 들어와 금융장사를 한 것이다. 그래서 그 금융이 폭등이 되고 거품이 된 것이다. 그 질서를 바로잡아야 된다.

***"정부는 주공이 취했던 과거의 폭리가 드러날까 봐 두려워하는 것"**

프레시안 : 정부가 원가 공개를 안 하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김양수 : 정부가 원가 공개를 하게 되면 두 가지 문제를 부담스러워 할 것이다. 원가가 공개되기 전에 분양을 해서 취한 엄청난 폭리가 첫 번째다. 이 사회적인 문제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를 정부가 고민했을 것이다. 특히 공공기관에서 지은 주택공사가 문제다. 정부산하 기관이 폭리를 취하면 안 된다. 정부가 여기서 (폭리를) 취해 임대주택을 짓는다는 논리는 말이 안 된다. 유렵 등 선진국에선 국가예산의 1%나 0.5%를 떼어서 임대주택을 짓는다. 이처럼 임대주택은 예산과 국민복지 차원에서 진행해야 되지, 이것을 벌어 이것을 메꾸겠다는 것은 안된다. 이 논리대로라면 불황일 때에는 손실이 났을 텐데 그 때는 임대주택을 안 짖겠다는 것 아니냐.

그런데 법도 일사부재리라고 하는데 지난 부분에서 소급해선 안 된다. 미래가 중요하다. 주공아파트 분양 계약을 한 사람들이 최근에 소송을 하고 있던데, 이것이 부메랑이 되고 일파만파로 번질까 싶어서 정부가 우려하고 있는 것 같다. 만약 정부가 무너져서 민간 업체 상대로 까지 소송이 들어오면 시장 전체가 또 한번 큰 소용돌이에 빠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사회적 혼란에 가깝고 건설회사를 다 도산시킬 수 있다. 이런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과거 문제는 과거문제로 마쳐야 되고, 미래 문제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 건설업체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된다.

프레시안 : 정부가 건설사 입장을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김양수 : 건설사마다 원가공개를 하면 자기 스스로 모든 것을 밝혀야 될 것이다. 그런데 몇 일 전에 TV를 보니 평당 6백만원이라는 건축비가 나왔다. 호텔을 지어도 평당 3백50만원이면 되는데, 평당 6백만원 아파트는 상식적으로 있을 수가 없다. 이런 데에서부터 건설사들이 자유롭기 위해 정부가 정한 건축비로 한다고 하면(원가연동제를 시행하면) 서로서로 면죄부를 받는 것이다. 원가공개는 현재로선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원가 공개해도 지을 사람은 다 짓는다"**

프레시안 : 건설회사의 막대한 폭리의 직접적인 수혜자는 누구인가. 건설현업에 있어서 더 잘알고 있을 것 같다.
김양수 : 과연 누가 폭리의 직접적인 수혜자냐. 민감한 부분이다. 소비자들도 안타까운 점은 브랜드를 보고 막연하게 집을 사는 사람이 많다. 그 속 내용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분양할 때 묻지마 줄서서 밤샘을 하고 그랬다.

주택가격을 폭등시킨 주범은 시공사와 시행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시행사도 많은 이익을 차지했지만, 시공사도 일조했다. 업계 건설 몇 가지 방식이 있는데, 예를 들면 관행상 땅을 가지고 있는 A라는 시행자가 있는데, B라는 시공자가 모든 설계부터 시공 분양까지 책임지는 체제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시행자에게 일정한 이익을 보전하고 나머지는 시공사가 더 관여하는 경우가 많다. 땅값이 수백억에서 천억에 이르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능력을 갖고 있는 시행사는 웬만해선 없다. 그래서 시공사가 돈을 댄다. 어느 쪽이 더 폭리를 취했다는 것은 말하기 어렵다. 시행사와 시공사의 합작품이다. 그러다 보니 시공사도 원가공개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원가공개를 할 경우 더 타격을 입는 쪽은 시행사다. 시행사는 땅 밖에 없다. 시공사는 건축을 한다. 시공은 다양한 상품을 소비자에게 보여드리는 것이고, 다양한 상품이 나와 부가가치가 더 나올 수 있는데, 땅은 그렇지 않다. 땅은 이미 갖고 있는 상태에서 하기 때문에 원가공개든 연동제든 공공택지는 감정가와 분양가대로 적용하게 되면 시행사가 남는 것이 거의 없다.

프레시안 : 그렇다면 건설사가 큰 타격을 입어 건설경기가 위축된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인가.
김양수 : 경기라는 것은 사이클 식으로 순환하는 것이다. 많은 수요가 있는데 이런 규제, 저런 규제가 있다고 해서 위축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지금 경기가 위축된 상태에서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해서 경기가 위축될 것이라고 해석한다. 게다가 정부가 생각하기에 내수가 위축돼 있으니 더 심리적인 압박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건설시장은 건설시장 논리에 의해 풀어줘야 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장기적으로 가서 폭리를 줄이고 정상적인 수준으로 가야 한다. 정상적인 수준으로 가도 기업은 계속성의 원칙이라는 것이 있다. 토지를 막대한 비용으로 사면 사업을 안 할 수 없다. 직원들 인건비도 줘야 된다. 기업이라는 곳이 이익이 작다고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 분양가 상한제나 원가 연동제를 할 때는 집을 안 지었나. 월등하게 많이 지었다. 과거 노태우 전대통령이 주택 2백만호 공급했을 때 자재 품귀 현상이 날 정도로 엄청나게 지었다. 그 때가 분양가 상한선제도로 건설사들 남는 것도 별로 없었는데 많이 지었다.

프레시안 : 건설계와 정부 또는 정치권 전반의 커넥션이 있어서 원가공개가 더욱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김양수 : 그것은 거의 없다고 본다. 건설회사가 비자금을 조성한다지만 관급공사 같은 경우 특혜 받았으니 상대적으로 커미션 빠질 수도 있지만, 주택은 따지고 보면 정상적인 허가로 분양하고 소비자 상대로 분양하고 돈을 버는데, 그런 것은 억지논리로 본다. 대한민국 건설업체의 80%는 전문건설업체다. 그 사람들은 묵묵히 일한다. 불황일 때는 같이 추위를 탔지만, 호황일 때 크게 득을 본 것도 없다. 말없는 피해자들이다.

프레시안 : 본인의 회사에선 원가공개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김양수 : 곤혹스러울 것이다. 업계가 사실 과거로부터의 폭리라는 달콤한 맛에서 못 깨어나고 있는데 좋게는 안보일 것이다.

***"적자가 나는 건설회사를 위해서도 원가공개는 필요"**

프레시안 : 건설업계의 폭리가 40% 정도인가.
김양수 : 폭리는 그 수치가 정확하게 계산이 되지 않는다. 다만 원가공개 주장은 폭리를 취하는 회사뿐 아니라 부실공사를 막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내가 예전에 군포에 1천4백 세대를 지었는데 거의 적자를 본 적이 있다. 2000년에 착공을 했는데 그 때 경기가 지금과 같았다. 집이 안 팔릴까 싶어서 분양가를 많이 낮췄다. 그런데 이후에 자재비와 인건비가 너무 올랐다. 원가 공개든 연동제든 분양 이후에 인건비가 올랐을 때 어떻게 보상을 받을 것이냐가 분제가 된다. 관급공사는 1년만 넘으면 물가인상분을 반영해준다. 민간인을 상대로 분양했을 때 폭리를 취했다면 욕을 먹지만 적자가 났을 때는 어떻게 하냐. 이를 위해서라도 원가공개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어느 원자재가 톤(ton)당 30만원 잡았는데, 3년 뒤에 35만원으로 올랐다고 해보자. 10%가 넘어가면 정산을 한다던지 하는 법적 규제를 만들어야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원가공개가 필요한 것이지, 막연하게 뭉뚱그려서 얼마가 올랐다고 말하면 안된다. 모래나 시멘트가 몇 킬로그램이 들었는지 안 밝히고 손해가 났다면 어느 국민이 믿어줄 것인가. 철근이 워낙 품귀현상을 빚어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올랐는데 대안이 없으니 사용할 수밖에 없다. 무리하게 라도 사서 쓴 것이다. 여태까지는 이에 대한 보완책이 없었다. 건설회사들은 절대로 적자를 보고는 안 짓는다. 결국 부실공사로 가는 것이다. 부실공사를 막으려면 최소한 손해를 안볼 수 있는 원가를 공개 하고 사전에 원가를 공개했으니 인상분에 대해서 나중에 정산을 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

***"대여 공세가 아니라 건설업계의 장기적인 육성을 위한 주장이다"**

프레시안 : 한나라당의 당론은 공공부문만 공개하자는 것이다. 민간부문의 공개까지 주장하는 것은 너무 앞서 나간 것 아닌가.
김양수 : 한나라당에서 공공부문의 원가를 공개하자는 이야기는 공공부문만이 목적이 아니고 민간부문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하겠다는 것 아닌가. 그런데 그 사이에 시간과 시차가 발생한다. 그 시차가 발생되는 만큼 국민들은 계속 고통 속에 있어야 된다. 정치는 국민들이 요구하면 한꺼번에 해소해야 된다.

그리고 잣대를 두개로 두면 시장이 두개가 된다. 정부미와 일반미의 차이를 보라. 만약 공공부문에서만 원가연동제를 시행하면 정부가 짓는 아파트의 품질은 저하되고 민간 부문만 품질이 올라갈 것이다. 주공에 산다는 것 때문에 애들이 부끄러워하는 시장이 되선 안 된다. 다 같은 아파트인데 주택은 하나의 논리로 접근해야 된다. 다만 워낙 민간에서 임대아파트나 소형아파트를 안 지으려다 보니, 주공에서 지으라고 하는 것은 타당하다. 그 시장의 소외된 부분은 공공기관이 담당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격을 이원화 시키면 정부 스스로 품질이 떨어지는 공장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프레시안 : 앞서 연찬회 때 한나라당 의원들이 반대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한나라당에서 당론으로 원가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연 한나라당 주장의 진정서이 있는가. 단순하게 대여 공세용으로만 이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김양수 : 난 건설업 출신이니까 건설업계도 장기적으로 건전하게 육성시키고 보호해야 된다는 차원에서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면 그 부수적인 차원에서 분양가는 저절로 떨어진다고 본다. 그런데 정부와 정치인은 거꾸로 눈 앞에 보이는 분양가만을 떨어트리려고 하니 엉뚱한 생각을 한다. 큰 것을 보려하지 않고 눈앞에 있는 것만 보려니, 피부에 닿아 있는 것만 건드리려고 하는 것은 안 된다. 건전한 주택건설시장의 육성과 확대 발전을 위해선 원가가 공개돼야 하고, 원가가 공개되면 분양가라는 거품은 자동적으로 경쟁의 논리에 의해 낮춰질 수 있다.

나는 여당을 공격하거나 정부를 공격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주택시장의 건전한 육성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프레시안 : 추진 중인 개정 주택법의 입법화는 가능한가.
김양수 : 아침에 수요조찬모임 소속 10명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발의의 기본 요건은 충족됐다. 그 외에 더 받는 것은 선택적 사항이고, 당 차원에서도 협조를 받아야 한다.

프레시안 : 발의는 언제쯤에 할 생각인가.
김양수 : 숫자를 좀 더 늘려야 한다. 10명이라는 최저선을 확보했으니, 그 이후에 계속 늘려나갈 것이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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