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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첫 의총, 한나라당 집중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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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첫 의총, 한나라당 집중성토

김재홍 '언론개혁' 보고하려 하자 '급제동' 걸기도

열린우리당은 31일 국회에서 첫 의원총회를 열어 17대 국회 개원을 맞이하는 새로운 결의를 다졌다. 전체 당선자 1백52명 중 1백12명이 참석한 이날 의총에서는 총리 임명 문제 등 당 안팎의 현안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됐으나, 공격의 초점은 최근 청와대의 입단속 주문 탓인지 상임위 배정 문제로 알력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에 맞춰졌다.

*** 안영근, “한나라당에서 법사위원장 하다 탄핵까지 간 것”**

이날 의총은 “17대 국회에서 우리당이 명실상부한 의정활동의 중심이 되도록 결의와 각오를 다지는 자리”라는 천정배 원내대표의 인사말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의장단 선거를 위한 선거관리위원장 선임 건 등의 실무적 현안은 별 무리 없이 박수로 의결했다.

자유토론의 첫 발언권을 쥔 안영근 의원이 단상으로 나가자 분위기가 잠시 얼어붙는 듯 했다. 안 의원은 김혁규 전지사의 총리 인준을 반대해 왔고 이날 의총에 앞서 초재선 의원들 모임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안 의원은 “상임위 위원장 배분 과정에서 우리당이 한나라당에 너무 끌려 다니는 경향이 있다”며 당내가 아닌 당 밖을 정조준했다.

안 의원은 “한나라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가져가겠다는 것 같은데 16대 국회때 한나라당에서 법사위원장 하다가 탄핵까지 가고 법사위원장이 공안검사 역할까지 한 것 아니냐”며 “무리한 요구는 일축하고 차라리 상임위원장 모두를 우리가 맡아 책임 여당의 모습을 보이든지, 아니면 단독국회라도 열어서 국민 앞에 일하는 국회 모습 보이자”고 주장했다.

발언을 끝낸 안 의원이 단상을 내려오자 긴장했던 의원들은 “역시 안영근”이라며 박수로 호응했다.

안 의원은 지난 29일 노무현대통령과 우리당 당선자들과의 청와대 만찬에서도 만찬도중 자리에서 일어나 "질문하겠다"고 말해 김혁규 총리건을 꺼내는 게 아니냐 하고 한때 장내에 긴장감이 돌았으나, 노대통령의 머리 스타일을 두고 "'신라의 달밤'이라는 영화를 봤는데 대통령의 머리가 그 영화에 나오는 깍두기 머리처럼 됐다"며 "깍두기 머리로 바꾼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질문해 폭소가 터져나오기도 했었다.

*** 유재건, “박진, 미국서 몇 사람 만나고선 큰일처럼 보고해”**

이어 발언자로 나선 유재건 의원은 “본인은 현재 한미회교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고 말한 뒤“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미국에서 학자와 국무성 사람 몇 만나고 와서 큰 일이 난 것처럼 보고하고 있다”며 한나라당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다녀온 박 의원을 정조준했다.

유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이 후보 시절 방미했을 때 많은 이들이 야당 대표 왔으니 김영삼 대통령을 비난하리라 예상했지만 오히려 김 대통령은 김영삼 정부가 어려우니 한국을 도와달라고 부탁해 우방 지도자를 할 만한 성숙한 정치인이란 평가를 받았다”며 김대중 전대통령의 전례를 들기도 했다.

유 의원은 “외교는 당파를 초월해서 국익을 위해 하는 것인데 혼자 그렇게 다녀와서 국익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알 수 없고 비난하고 싶지도 않다”며 연타를 날린 후, “우리당은 여당이라 정부 협상에 보조를 맞춰 앞서나가지 않는 게 옳고 긴밀한 당정 협의를 통해 잘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신기남 의장도 당의장 인사말을 통해 “화이부동의 정치를 하겠다”며 “상생을 위해 야당과 화합하되 개혁국민정당이라는 당의 정체성을 잃거나 개혁을 포기해서 야당과 같이 되지는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 언론개혁 보고에는 제동 **

그러나 수월하게 진행되던 회의 막바지에 잠시 돌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마지막 발언권을 얻은 새정치실천위 언론개혁단장 김재홍 의원이 “언론개혁단에서 마무리 보고서를 준비했다”며 언론개혁 관련 보고를 시작하려 하자 몇몇 의원들이 제동을 건 것.

특히 자리에 앉아 있던 김부겸 비서실장이 “내부토론이 충분히 된 게 아니지 않냐”며 난색을 표했고, 송영길 의원도 “다음에 하는게 좋겠다”며 만류했다. 김 의원은 “충분히 감안해서 발표하겠다”며 계속하고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지만, 사회를 맡은 전병헌 부대표가 “지금 이 자리에서 정책토론을 하면 오늘 의총의 취지가 훼손될 수 있으니 내부 토론을 거쳐서 다음에 해 달라”며 막아 김 의원은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제자리로 돌아와야만 했다.

회의 후 김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다른 의원들이 언론 보도에서 우리 개혁 내용을 정밀하게 안 써준다는 의식이 있어서 조심해서 하자는 것 아니겠냐”면서도 “경과와 방향 정도는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민감한 사항이라고 해서 너무 밀실, 보안만 얘기하면 예의가 아니다”며 불만을 표했다.

그는 이어 "언론개혁은 다양한 개혁을 위한 기본여건이자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많은 개혁과제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언론개혁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시장의 공정한 질서확립과 배달망 구축지원 등 쉬운 것부터 단계적으로 해나가자는 일부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힘이 들더라도 언론개혁의 본질적인 영역을 우선적으로 뜯어고치지 않으면 국민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주장해 당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 당.청 채널 복원키로 **

당초 이날 의총 전, 초재선 의원 18명은 시내 모처에서 회동을 갖고 문희상 의원 등 소수에 당청간의 통로가 국한된 것에 반발, 당.청 관계 재정립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의총에선 공개적 언급이 없었다. 이날 정무관계회의, 고위 당정회의 등 당청간의 다양한 채널이 복원키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 문희상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비서실장, 정책실장, 당 의장, 원내대표, 정치특보 등 5명이 만나는 정무관계 회의를 주 1회 정례화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무관계 회의에는 당에서 원할 경우 노 대통령도 참여할 수 있다.

당.청은 또 정치적 채널 외에도 총리가 주재하는 고위 당정회의를 부활시키기로 했다. 여기에는 당 의장과 원내대표, 정조위원장, 청와대에서 비서실장, 정책실장, 정부의 관계 장관 등이 참석, 월례회의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청와대 정책실장과 당 정책위원장간의 상설채널도 마련했다. 문 의원은 이와관련, "대통령은 청와대와 제정당 및 국회 관계가 청와대 정책실 위주로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해, 향후 정책관련 당.정 조율은 청와대 정책실 중심으로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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