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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수신료 인상' 본격 추진키로

"광고 축소에 따른 인상 불가피", 야당과 국민 반발 예상돼

KBS가 감사원의 특별감사 이후 한나라당과 일부 신문을 중심으로 '방송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기 시작하자 일부 지역방송국에 대한 통폐합 방안을 확정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수신료 인상을 위한 여론 조성작업도 본격화하기로 해, '방송 민영화'를 주장하고 있는 한나라당 등과의 마찰이 불가피하고 '경기불황기에 수신료까지 올리려 하느냐'는 국민적 반발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7개 방송국 통폐합 확정**

KBS는 지난 25일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현행 25개 지역국(9개 총국, 16개 방송국) 가운데 7개 방송국에 대한 통폐합안을 보고했다. KBS 개혁추진단이 마련한 '지역국 기능 조정 기본 계획'에 따르면 KBS는 오는 7월1일부터 9총국 9국 체제로 전환해 인력과 장비, 재원을 거점 지역국에 집중시킨 뒤 지역 자체 제작역량을 현행 1~3%에서 8%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통폐합 대상은 공주, 군산, 남원, 여수, 영월, 태백, 속초 지역국 등이다.

이와 관련해 KBS는 "이들 지역방송국은 감사원의 지적 이전에 KBS 자체적으로 경영 합리화와 내부 개혁 차원에서 통폐합 논의가 있어 왔던 곳"이라고 강조한 뒤 "현재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미 지난 14일에는 정연주 사장이 이들 지역국의 노조 관계자들을 만나 협조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KBS는 이번 지역국 기능조정 따라 수신 서비스팀과 송신ㆍ중계시설, 지역 주재 기자 등은 그대로 유지하게 되지만 아나운서, 조정실 엔지니어 등 제작 인원과 건물ㆍ장비관리 요원, 총무팀 등 2백50여명의 이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BS 홍보실 한 관계자는 "그러나 벌써부터 여수, 속초, 태백지역의 시의회와 상공회의소 등이 크게 반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며 "조만간 각 본부장을 대표로 하는 방문단을 구성해 이들 지역의 자치단체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상대로 지역국 기능조정의 취지를 설명하고 이해도 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신료 인상 본격 추진**

KBS는 지역국 기능조정과 함께, 감사원이 지적했던 '광고 비중 축소 및 수신료 현실화' 문제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내부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수신료 수입은 지난해 기준으로 KBS 전체수익의 39% 정도에 불과한 반면, 광고료 수입은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감사원 지시대로 광고를 줄일 경우 수신료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KBS 입장이다.

프레시안이 27일 입수한 KBS 내부 문건에 따르면, KBS는 정책기획센터를 중심으로 지난 24일까지 재원구조 공영화를 위한 각 부서별 계획을 제출받아 구체적인 추진계획 마련에 들어갔다.

문건에서 정책기획센터와 방송문화연구소는 오는 8월말까지 재원구조 공영화의 전체 틀을 마련하는 한편, 관련 방송법과 난시청 대응 정책 등을 수립하도록 돼 있다. 또 재원관리국과 영업국은 오는 6월10일까지 수신료 인상과 광고 축소에 따른 시뮬레이션 자료를 만들어 중장기 수지 전망을 세우도록 하고 있다.

KBS는 이와 함께 수신료 인상에 따른 외부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른 언론사와의 접촉도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KBS가 준비하고 있는 수신료 인상 등 재원구조 공영화 방안은 최근 한나라당이 또다시 KBS-2TV 민영화 방안을 쟁점으로 부각시키고 있어 17대 국회의 첨예한 대립점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KBS의 공영성을 문제삼아온 한나라당은 KBS의 수신료 인상을 논의하기 위해선 우선 KBS-2TV를 민영화해야 하며, 비용을 줄이기 위한 과감한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국민 절대다수가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심각한 경제불황기인 현시점에 과연 해마다 수백억대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KBS의 수신료 인상이 적절하냐는 국민적 반발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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