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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여성 당선자, "파병 원점재검토"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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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여성 당선자, "파병 원점재검토" 촉구

"반인권적 폭력 양산하는 모든 전쟁에 반대"

17대 국회 여성당선자 16명이 24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 파병계획 원점 재검토를 정부에 촉구했다.

***여성 당선자 16명, 파병철회 평화호소문 발표**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한국여성단체연합(여연)과 합동으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성 당선자들은 "여성, 아동, 포로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반인권적 폭력을 양산하는 모든 형태의 전쟁에 반대하고 파병 철회를 호소하는" 평화 호소문을 채택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이라크전의 국제적 명분 상실로 평화재건부대의 성격이 바뀐 데다 16대 국회의 파병결정 과정에서 정보공유와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17대 국회에서 파병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사회공론화시키는 과정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17대 개원과 동시에 파병 재검토 임시국회 소집" 제안**

이들은 또 "파병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라크 상황의 정확한 정보 공유와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논의 과정이 매우 부족하였으며 이라크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는 상황에서 재건지원의 부대성격에서 그 위상변화가 불가피한 현실적 문제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17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파병 결정 재검토를 위한 임시국회를 소집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여성 당선자들과 여성단체 외에도 "모든 국회의원들이 평화의 대열에 함께 나서줄 것을 촉구한" 기자회견에는 열린우리당에서는 유승희 이경숙 이은영 장향숙 조배숙 홍미영, 민주노동당에서 심상정 이영순 현애자, 민주당에서 손봉숙 당선자가 참석했으며, 김희선 강혜숙 김선미 윤원호(우리) 최순영(민노) 이승희(민주) 당선자가 참가의사를 밝혔다고 여연측이 전했다. 한나라당은 불참했다.

다음은 이날 채택한 <평화호소문> 전문.

이라크 파병 원점 재검토를 위한 17대 여성 국회의원 당선자. 여성단체의 평화 호소문

-전쟁 반대! 여성의 힘으로 이라크에 평화를!-

오늘은 5.24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 날' 입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 여성들은 이라크에 전쟁의 포성이 그치고 평화의 물꼬가 터지길 바라는 간절한 염원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미국의 이라크 점령은 침공의 명분인 대량살상무기를 찾아내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이라크인 포로들에 대한 고문 및 성적학대 등 용납하기 어려운 미군의 폭력이 연일 드러남에 따라 점점 수렁속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 내 여론악화는 물론 국제사회의 비난도 날로 높아지고 있으며, 주둔명분과 안전문제를 이유로 각 국의 철군도 이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최근 이라크의 상황변화에도 불구하고 자주적 외교와 평화를 열망하는 국민들의 염원과는 반대로 '한미동맹'과 '재건지원'의 명분으로 세계 3위 규모의 파병을 강행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라크 현지 상황은 매우 악화됐고 평화재건이라는 명분은 퇴색했습니다. 미군의 점령에 반대하는 이라크인들의 저항이 지속되면서 이라크인들의 환영을 받는 가운데 재건지원을 돕는다는 것은 현실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이라크의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어 이미 전쟁과 다름이 없으며 이라크 내 어디에서도 평화재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합니다. 파병을 받아들인 쿠르드 정부는 거듭 우리 정부에게 치안 업무가 아닌 재건지원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정부의 "특정지역을 전담하는 전투부대 중심의 혼성부대를 구성"하는 부대성격을 볼 때 그 충돌 또한 배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정부와 16대 국회가 결정한 재건지원의 명분은 이미 상실했으며 파병논의를 새롭게 시작해야 합니다.

이제는 세계평화를 위한 한-미 동맹을 구축할 때입니다. 파병을 해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한-미동맹을 들면서 이번 전쟁의 옳고 그름을 떠나 파병을 해야 한다고 하나 지금은 상황이 너무나 달라졌습니다. 미국에서조차 민주당 대선후보인 케리 의원도 집권시 미군을 철군하겠다고 주장할 정도로 미국 내의 여론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한-미 동맹도 국민의 안전과 도덕적 명분이 상실돼선 진정한 한-미동맹이 될 수 없습니다. 이제 한-미 동맹도 새롭게 조명돼야 합니다. 세계 평화에 기여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진정한 한-미 관계로 더욱 발전하기를 우리는 희망합니다.

17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파병결정의 재검토를 위한 임시국회를 소집해야 합니다. "이미 정부가 결정했고 16대 국회가 동의했으며 미국과 약속한 바를 없었던 일로 철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파병을 주장하지만, 정부와 16대 국회의 이러한 결정은 그동안 민주개혁과 평화를 위해 애써온 국민의 자긍심에 심각한 상처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또한 파병결정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라크상황의 정확한 정보의 공유와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논의과정이 매우 부족했으며 이라크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는 상황에서 재건지원의 부대 성격에서 그 위상변화가 불가피한 현실적 문제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17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은 민주주의와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의사를 존중하여 17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파병 결정의 재검토를 위한 임시국회를 소집해야 합니다.

오늘 여기 모인 17대 여성국회의원 당선자들은 양심과 인권을 지키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여성, 아동, 포로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반인권적 폭력을 양산하는 모든 형태의 전쟁에 반대하며 파병철회를 요구하는 여성단체들과 함께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힙니다.

첫째, 지금은 파병강행이 아니라 파병 원점 재검토로 보다 신중하게 상황을 살피고 국민과의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 여성들은 한국정부가 이라크의 평화와 재건을 위한 진정한 방안을 강구하고 이라크 파병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둘째, 우리 여성들은 새로 구성되는 17대 국회가 국민의 대의기구로서 책임을 다해 파병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전개할 것입니다.

우리 여성 국회의원들과 여성단체들은 모든 국회의원들이 이 평화의 대열에 함께 나서줄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여성의 이름으로 다시 한번 호소합니다.

"폭력의 악순환으로 나아가는 맹목적 파병의 걸음을 돌이켜 평화, 정의, 생명의 길로 나갑시다"

2004년 5월 24일

국회의원
열린우리당- 강혜숙, 김선미, 김희선, 윤원호, 이경숙, 이은영, 유승희, 장향숙, 조배숙, 홍미영
민주노동당- 심상정, 이영순, 최순영, 현애자
민주당 - 손봉숙, 이승희
참가단체
경기여성단체연합 외 50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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