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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국회 향해 봇물처럼 터진 시민단체의 기대-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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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국회 향해 봇물처럼 터진 시민단체의 기대-요구

<토론회> "이념논쟁 중단" "국회운영 투명화" "주민소환제"

17대 국회의원 당선자들과 시민단체들이 만났다. 이 자리에서 시민단체들은 17대 국회를 향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리고 각종 개혁입법과 제도개혁에 대한 요구를 봇물처럼 쏟아냈다.

20일 프레스센터에서 '17대 국회와 NGO, 시민사회를 위해 만나다'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는 시민단체와 당선자들의 개별 발표로 진행돼 열띤 토론이 벌어지기보다는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상호간의 요구사항을 전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상임위마다 장관 불러내는 비효율 고쳐달라"**

16대 국회 막바지에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에 참여했던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은 개정된 "정치개혁에 관한 논의가 16대 국회 막바지에, 짧은 시간 계속돼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개원과 함께 구성될 정개특위에서 부족한 부분들을 점검해 선거를 축제의 분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처장은 "16대 국회를 감시하다 보니 국회의 권위를 세운다며 매번 상임위마다 장관 불러내는데 이런 비효율이 없다"며 "전문적인 정책을 다룰 때는 주무부처 국장을 불러 내용으로 국회 권위를 담보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와 더불어 김 처장은 ▲회의 공개를 통한 국회 운영의 투명성의 확보 ▲국회 권위의 형식성 탈피 ▲돈세탁방지법상 국세청 자동통고제도, 금융실명제 상의 차명거래금지법 등 고위공직자 재산과 관련된 법 개정 등을 17대 국회에 주문했다.

***"개혁과 성장 이념논쟁 중단하라"**

이필상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는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은 부유층에게는 호화소비와 투기 혜택을 집중시킨 반면 빈곤층에게는 생계 불안과 빚더미의 굴레를 씌운 결과를 낳았다"며 "서민들이 신음하며 쓰러져도 기초 생활 보장에 대한 논의도 못한 국회는 과거에 대한 깊은 사죄와 함께 국민들의 살 길을 찾아 그 업보를 씻으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개혁과 성장의 이념논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장 없는 개혁은 파괴에 불과하다"며 "개혁과 성장은 함께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그는 ▲최저생계비를 위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마련 ▲국론통합, 노사화합을 통한 빈부격차 해결 ▲반기업정서 척결 ▲교육제도의 혁명적 개혁 등을 17대 국회에 요구했다.

마지막 발제를 맡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이학영 대표는 시민사회의 활성화를 위해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강조했다. 그는 ▲공공영역에 관심을 갖는 시민을 확산시키기 위해 민주시민교육법 제정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해 자원봉사활동진흥법 제정 ▲정보공개법 제정 ▲시민 권익 제고 위한 공익소송법 ▲권력 감시위해 주민소환제 도입 등을 제안했다.

*** 최순영 "민노당 왕따 안당하게 시민사회가 힘돼 달라"**

이같은 시민단체의 요구에 대해 17대 당선자들은 대부분 수용 의사를 밝히고 "시민단체도 정치권의 배경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민주노동당 최순영 당선자는 "민주노동당이 그토록 주장해 온 정책들을 17대 국회에 가서 잘 이루기 위해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제발 민노당 의원을 왕따 시키지 말아 달라"고 부탁해 눈길을 끌었다. 최 당선자는 "시민사회가 힘이 돼 준다면 4년후를 생각해서 민노당을 왕따 시킬 수 없을 것"이라며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열린우리당 김재홍 당선자 역시 "국회의원이 꼼짝 못하는 사람들이 유권자인데 나는 비례대표로 당선됐으니 시민사회가 나의 유권자라 생각한다"며 "의정활동에 대해서도 꼼짝 못하게 시민단체가 질책해 주고 격려와 성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같은 당 김재윤 당선자는 "국보법, 집시법 폐지에 앞장서고 일 똑바로 못하면 그만둔다 약속했으니 국민소환제 입법에도 앞장 서겠다"며 시민사회단체의 입법 요구를 적극 수용할 뜻을 보이고 "시민의 힘이 세상을 바꿀 수 있으니 든든한 배경이 돼 달라"고 말했다.

"부자도 있고 가난한 사람도 있지만 반대편에 있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맞은 편에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소통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한나라당 박찬숙 당선자도 "국민을 대신해 시민사회가 제안의 저수지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시민단체가 감시, 지원 역할 담당해야"**

시민사회의 성원과 지지를 호소하는 한편에는 시민사회의 감시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열린우리당 유기홍 당선자는 "국회에 입법지원기능 필요하다고 말씀 많이 하는데 그런 기능들이 생기더라도 이를 감시하고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은 시민단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치권에서 시민사회 요구를 반의 반 정도 수용해 놓고 개혁입법 했다며 생색내는 경우 많았는데 입법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감시하고 지원할 수 있는 역할 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나라당 홍문표 당선자는 "시민단체들이 총선에서 부정부패 연루된 사람 공천 못주도록, 또 철새정치인 선거에 나오지 못하도록 철저히 지키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약속이 생각만큼 지켜졌나"며 "총선에서 시민단체의 감시 역할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홍 당선자는 "결과적으로 그런 사람들이 걸러진 것은 현명한 국민들의 힘이지 시민단체의 힘으로 보지 않는다"며 시민단체의 철저한 의정활동 감시 역할을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열린우리당 천정배, 민주노동당 천영세, 민주당 이낙연 원내대표 등 17대 당선자 30여명과 50여명의 시민사회단체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당초 참석하기로 예정됐던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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