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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국경제의 버팀목, 이주노동자 송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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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국경제의 버팀목, 이주노동자 송금

윤재석의 '지구촌 브리핑' <51>

Q1) 세계화의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대부분의 OECD국가에서 이주노동자를 손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인데요. 그런데 이들 이주노동자들의 송금이 가난한 본국 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죠?

A1) 우리나라에도 현재 30만명 가까운 외국인노동자들이 3D업종을 중심으로 각 산업현장에서 대체인력으로 일하고 있을 정도로 이주노동자의 이동이 보편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최근 몇 년동안 이들 이주노동자의 본국 송금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특히 멕시코 인도 필리핀 등은 1999년 현재 공식채널을 통한 송금액이 88년의 두배나 돼 엄청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답니다.

세계은행은 이주노동자들의 본국송금액이 1천억달러(약 1백2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공식적인 채널이나 편법(예컨대 타인 명의로 보내거나, 인편으로 보내거나)을 통한 송금 등을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추산됩니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이주기구(IOM)측은 실제로는 2천억~3천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Q2) 나라에 따라서는 자국의 이주노동자가 보내오는 송금액으로 국가 경제를 운영하는 곳도 있고 심지어는 이주노동자의 송금이 없으면 파산할 지경인 곳도 있다는데요?

A2) 멕시코의 경우는 지난 한 해 무려 1백32억달러가 송금돼, 원유수출액 다음을 차지하는 외화수입원이 되고 있습니다.

포르투갈의 경우 1990년대까지 이주노동자가 송금한 액수는 포르투갈 전체 외환보유고의 20%에 이르는 1백40억달러에 달했다는 것이 세계개발센터의 집계인데, 이 돈으로 무역적자를 보전하고도 남을 정도라고 합니다.

이 경우는 이주노동자의 송금이 국가 경제의 버팀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작은 규모의 국가에서 이주노동자의 송금이 미치는 효과는 절대적입니다. 9개의 섬으로 이뤄진 서아프리카의 소국 케이프 베르데에선 프랑스로 맞벌이 나간 부부나 미국에서 택시운전사, 식당 종업원 등으로 일하는 이주 노동자의 송금이 국가예산의 20%가 넘고 이 나라 국민 3분의 2가 외국에서 일하는 피붙이로부터 송금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한편 국제노동기구(ILO)는 세네갈 가계수입의 90%가 외국에 나간 피붙이로부터 송금한 돈이라는 통계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이주노동자가 나라를 먹여 살린다고 봐도 과언은 아닙니다.

Q3) 이주노동자의 송금액이 가장 많은 나라는 어느 나라로부터입니까?

A3) 역시 미국이고 다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독일, 벨기에, 스위스, 프랑스의 순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OECD통계엔 안 잡혀 있지만 30만명이 한달에 50만원씩만 송금한다 해도 1조2천억원(15억달러)정도로 추산돼 만만치 않은 금액이죠.

Q4) 송금액이 만만치 않다 보니 송금 수수료도 적지 않을 텐데 이주노동자들에겐 이것 또한 부담이 되지 않는지요?

A4) 각국의 현행 송금 수수료는 13~20%입니다. 1백달러를 보낼 경우 13~20달러가 송금수수료로 날라간다는 얘기죠. 1천억달러로 추산할 경우 최고 2백억달러가 송금수수료로 날라가니 문제입니다.

송금 수수료를 5%포인트만 내려도 연간 40억~50억달러가 더 가족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데요. 이달초 미국 플로리다주 보커 래턴에서 열린 서방 선진 7개국 재무장관회담에서는 이주노동자들의 송금을 촉진하기 위해 송금수수료 인하에 초점을 맞춰 논의가 이뤄졌습니다.

남미에선 웨스턴 유니언 뱅크가 미국-멕시코 송금수수료를 2백달러당 10달러로 낮췄지만 뉴욕→필리핀, 파리→모로코 등 다른 지역은 아직도 22달러로 높은 편입니다. 세계은행측은 수수료가 1백달러당 2달러 정도가 적절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Q5)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나요?

A5) 세계은행과 여타 국제기구의 정책입안자들은 송금 수수료 인하와 송금을 독려하기 위한 정보센터의 설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몇몇 전문가들은 노동자들로 하여금 그들이 송금하고자 하는 돈을 고국에 본점을 둔 금융기관에 위탁할 것을 설득하기도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논리상 빈국의 지불준비율을 높이고 저축을 증대시킬 수 있기 때문이죠.

OECD의 이코노미스트 매킨지는 “비공식 채널을 통해 흘러가는 액수의 규모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이주노동자의 송금을 바탕으로 빈국의 개발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국제기구를 설립하자고 주장합니다.

브라질 최대 은행인 방코 브라질은 이미 이같은 제도를 시험운용하면서 2001년에 3억달러어치의 5년만기 채권을 발행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채권은 일본에서 취업하고 있는 브라질 노동자들의 장래 송금으로 지급이 보장되는 채권입니다.

포르투갈은행들은 적정규모의 저축을 프랑스(또는 미국) 은행에 예치했다가 그것을 포르투갈 은행으로 이체시키는 시스템을 운용하는 방법으로 수수료 부담을 덜고 있습니다. 미국의 뉴아크나 뉴저지처럼 포르투갈 노동자들이 밀집되어 있는 곳에 아예 포르투갈 은행 지점을 개설해 수수료 없이 송금업무를 대행하기도 하구요.

그런가 하면 미 국제개발처(USAID)는 비자카드사와 송금을 할 수 있는 선불카드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A6) 빈국들이 본국 이주노동자들의 송금에 의존하는 성향에도 문제는 있지요?

Q6) 장 피엘 가슨 OECD 국제이주국장은 빈국들이 이주노동자 송금에 목을 매고 있으니 국가 스스로 경제를 발전시길 의욕이 없어 문제라고 주장합니다. 앞서 케이프 베르데나 세네갈의 경우도 지적했지만 국가경제와 가계가 모두 송금에 목을 매고 있으니 자생력이 없기는 마찬가지인 것이죠.

Q7) 이주노동자의 본국 송금이 엄청나게 늘어나는 것은 부국 입장에서 보면 국부의 유출이라는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A7) 하지만 궁극적으로 빈국 경제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부국의 개발 원조를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강합니다.

이주노동자의 송금이 고국 경제성장을 가속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그래서 부국들의 부담을 던다는 측면에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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