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으로부터 2억5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자유민주연합 이인제 총재권한대행은 "정적을 죽이기 위한 기획수사의 전형"이라며 출두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의원은 또 안대희 대검중수부장을 고발하겠다고도 했다.
검찰은 이같은 이 의원 반발을 일축하며 체포영장을 청구하겠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끌고 가기 전까지는 안나갈 것"**
이 의원은 24일 오전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사건에 대해 본 일도 없고 들은 일도 없다"며 2억5천만원 자금수수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검찰이 김윤수 공보특보를 밤 9시에 검찰에 붙들어 거짓진술을 받아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김윤수가 반은 자기가 쓰고 반은 나도 없는 내 집에 갔다 줬다고 하는데,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김윤수가 받았는지 안받았는지 알 수 없지만, 보도에 나온대로 받았다면 나한테 보고해 봤자 내가 안받을 것을 뻔히 아니까 중간에 사고친 게 명백한 사건"이라면서 이번 사건이 '배달사고'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자신이 없는 동안 부인이 돈을 받았다는 김 특보의 진술에 대해서도 "집에 갔다줬다면 나한테 줬다는 것 아니겠냐"며 "내가 없는데 집사람이 돈을 받았다는 것은 얘기할 필요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 의원은 이는 "가정파괴 행위"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대검에서 어제 오늘 나오라고 통보를 받았는데, 못나갈 게 뭐 있느냐고 생각해 나가려고 했다"면서 "그런데 안나오면 구속하겠다고 연일 언론에 보도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내가 나가서 무슨 말을 하겠느냐"고 검찰 출두 불응의사를 밝혔다.
이 의원은 "내가 나가서 부인하면 모든 것을 김특보에게 전부 떠넘기는 모양이 되는데 이러면 인간이기를 거부한 것"이라며 "지금까지 의기 하나로 지낸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단호히 검찰의 만행에 싸울 것"이라며 "강제로 끌고 가기 전까지는 출두하는 일 없을 것이고, 강제로 입을 여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희 용서치 않는다. 고발할 것"**
이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과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난하며 안대희 대검 중수부장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검찰은 정적을 죽이기 위한 기획수사를 중단해야 한다"며 "이인제 말은 한마디도 안듣고 나를 파렴치한 범죄자로 모는 검찰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안대희 중수부장을 내일 고발한다. 용서치 않겠다"며 "법에 '정치생명 살해죄'가 없어 지금 변호사들이 고발 내용에 대해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지난해 대선 막판 당시 중립을 지키라는 자민련 김종필총재의 지시를 깨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지지한 바 있어 한나라당에서 자금을 수수한 대가가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나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때부터 노선투쟁을 한 사람"이라며 "그 사람들(노무현 캠프)의 실체가 급진세력, 포퓰리즘 세력이었다"고 노대통령측을 비난했다.
이 의원은 "이러한 노선차이 때문에 민주당을 떠났고, 김종필 총재 등과 함께 중도우파의 보수진영을 재결집해서 노 정권의 집권을 막으려 했다"며 "그러나 연대는 성립하지 않았고, 막판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투표장에서 누구를 찍겠다고 선언하는 것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이날 검찰 출두 불응의사를 밝힘으로써 '소환불응 시에는 체포영장을 검토하겠다'는 검찰의 대응이 주목된다. 검찰이 체포영장을 발부하더라도 현재 3월2일까지 임시회기가 지속되기 때문에, 체포동의안이 통과되지 않는 한 이 의원은 구속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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