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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형 "나냐 추미애냐, 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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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형 "나냐 추미애냐, 택하라"

민주당에 재신임 요청, '추미애 탈당설' 나돌아

24일 민주당 조순형 대표가 당의 '재신임'을 묻고 나섰다. 조 대표는 최근 당 중진그룹과 소장파의 대립이 대표 자신과 추미애 중앙상임위원을 핵으로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자 "나냐 추미애냐, 양자택일하라"는 요지의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이로써 민주당 사태는 사실상 파국적 국면을 맞게 됐고,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추미애 탈당설이 나도는 등 극단적 혼란국면을 맞게 됐다.

*** "사무총장 등 당직자, 문책 않을 것" **

조 대표는 이날 오전 "다음과 같이 당내 사태에 대한 견해와 입장을 밝히고 이 내용이 수용되지 않으면 대표직을 즉각 사퇴할 것"이라며 '당 내분 사태에 대한 수습방안'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읽었다.

조 대표가 당에 요구한 내용은 ▲총선 선대위를 조속히 발족할 것 ▲선대위원장은 복수로 하되 당 대표, 5개 권역별 대표 1인, 외부 영입인사 1인 등 7인으로 할 것 ▲선대위는 당 역량의 결집을 위해 거당적으로 구성하고 당 구성원 누구도 배제하지 않을 것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자는 문책하지 않을 것 등의 원칙을 포함한 7가지였다.

조 대표의 요구는 23일 소장파 의원들이 대표에게 요구한 것과 배치되는 것이 많다. 소장파 의원들은 조 대표와 추 위원의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를 요구했으나 조 대표는 추 위원이 앉을 자리를 좁혔다. 또한 소장파 의원들은 강운태 사무총장, 유용태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했으나 조 대표는 유임을 요구했다. 소장파들을 적당히 달래가며 당 내분을 수습하기보다는 정면돌파하겠다는 의도를 명확히 한 것이다.

조 대표는 "총선이 60일도 남지 않았는데 즉각 대답을 해야지 오래 끌어서는 안된다"며 소장파 의원을 포함한 당의 대답을 재촉했다.

이어 조 대표는 당 대표에 대한 신임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중앙위원회와 의원총회 소집을 요청한 후, "논의를 위해 나는 사회를 보지 않겠다"며 의사봉을 김경재 중앙상임위원에게 맡기고 회의장을 나갔다.

*** "70 먹은 아버지 돈벌이 나갔는데 장성한 아들들은 불평만" **

대표직을 건 최후 카드를 내기 전, 23일 전주규탄대회를 다녀온 소회를 밝히는 조 대표의 목소리를 다소 격앙돼 있었다.

조 대표는 "내 나이가 69세로 딴 사람같으면 집에서 손자 볼 나이인데 노구를 이끌고 일정을 마치려니 서글프고 외롭더라"며 "나는 안 가기로 돼 있었는데 전주집회 가기로 한 중앙위원이 나오지 않아 아침도 못먹고 기차에 몸을 실었다" 등 추미애 위원을 겨냥한 볼멘소리를 했다.

조 대표는 23일 소장파 의원 20명이 성명을 발표한 데 대해서는 "가세가 기울어 70먹은 아버지가 돈벌이 하러 나가는데 장성한 아들들은 집안에 앉아 이 돈벌이가 된다 안된다 말만 하고 있다"며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회의장을 나와 대표실에 앉아서도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었다. 들릴듯 말듯 중얼거리는 평소 말투와 달리 기자들을 향해서도 '괄괄한' 목소리를 냈다.

조 대표는 "재신임을 물으면 노 대통령 흉내낸다고 할까봐 제일 마음에 걸렸다"며 기자들에게 "여러분들이 또 그렇게 쓸 거냐"고 되물었다. 결단 전, 누구와 상의했냐는 질문에는 "난 누구와 상의하지 않는다. 누구처럼 근처로 가서 장고하고 그러지도 않는다"며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를 빗대어 말하기도 했다.

한화갑 전대표가 추미애 위원과 회동을 주선하면 만나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회동은 무슨!"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국민의 이해 얻으면 대통령 탄핵추진할 것" **

대표직을 건 승부수를 던진 조 대표는 "중앙위원회와 의총에서 내 신변을 결정해 줄 때까지 나는 추호의 동요없이 대표직을 수행하겠다"며 24일 정오로 예정된 관훈클럽 토론회 기조연설 준비에 들어갔다. 당 내홍 정면돌파에 착수한 조 대표는 기조연설문에서 대통령에 대한 탄핵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등 대여 투쟁의 강도도 늦추지 않았다.

토론회 전 미리 배포한 연설문을 통해 조 대표는 "이제 민주당과 나는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한 본연의 의무와 책임을 저버리고 불법관권선거에만 몰두하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법률적 검토를 마쳤다"며 "국민의 이해를 얻으면 탄핵추진할 것"을 밝혔다.

조 대표는 "민주당과 나는 노 대통령에게 총선에 '올인'하는 불법관권선거를 중단하고 고통받고 불안해하는 국민을 위해 경제살리기와 민생안정에 전념해 줄 것을 여러번 요구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탄핵사태에 직면할지 모른다고 경고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조 대표는 "그러나 노 대통령은 한 술 더 떠서 며칠 전에는 이번 총선에서 '개헌 저지선까지 무너지면 그 뒤에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없다'고 국민을 협박하기까지 했다"며 탄핵 논리를 공고히 하는 모습이었다.

조 대표는 "차라리 노 대통령이 그렇게 총선에 '올인' 하려면 국민을 위해서 총선때까지만이라도 대통령직을 총리에게 맡기라고 말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청와대를 향해 연신 맹공을 퍼붓기도 했다.

***추미애 탈당설**

이같은 조 대표의 폭탄선언은 추미애 위원 등 소장파를 겨냥한 것으로, 사실상 민주당이 파국으로 치닫기 시작한 신호가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추미애 위원의 경우 당이 뼈를 깎는 자체개혁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더이상 민주당에 잔류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이미 여러 차례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이에 당내 일각에서는 추 위원이 금명간 탈당을 단행하고, 이 과정에 일부 소장파도 동반 탈당하면서 민주당 내분이 파국으로 치닫을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나냐 추미애냐 양자택일하라"는 식의 조 대표의 승부수가 민의를 제대로 읽힌 못한 결과가 아니냐는 비판의 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바닥을 기고 있는 민주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각고의 노력을 해도 쉽지 않은 판에 기득권 세력과의 타협으로 문제를 풀려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아울러 조 대표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주장은 민주당이 자체 개혁없이 '네거티브 공세'로 위기를 빗겨나가려는 그릇된 판단을 하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도 드높다.

민주당의 침몰이 초읽기에 들어간 느낌이다. 민주당 침몰 여부는 조 대표에 대한 신임권을 갖고 있는 민주당원들이 쥐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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