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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 인류학자 AAAS인권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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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 인류학자 AAAS인권상 수상

윤재석의 '지구촌 브리핑' <50>

이번 기사부터 이 란의 명칭을 '지구촌 브리핑'으로 바꿉니다. 앞으로 필자는 사안에 따라 Q&A, 또는 칼럼 등 다양한 양식으로 세계의 소식들을 전할 예정입니다. 편집자

시애틀에서 열린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연례회의에서 황우석 교수팀이 인간 난자를 이용한 복제배아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했다는 업적으로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킨 한편에선 생명의 위협을 무릅쓴 용기있는 과학자 무리가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15일, 과테말라 출신의 인류학자 프레디 페체렐리(Fredy Peccerelli)와 과테말라 법인류학재단(FAFG)이 과학을 활용해 인권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AAAS로부터 인권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룩했다고 전했다.

페체렐리와 FAFG재단은 36년동안 진행된 과테말라의 시민저항기간 동안의 인권유린에 관한 조사를 1992년부터 진행해 왔으며, 특히 ‘초토화정책’으로 묘사된 80년대 에프라인 리오스 몬트 (Efrain Rios Montt)장군 치하 18개월동안 자행된 행위를 집중 조사함으로써 인권 유린의 진상을 파헤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다.

당시 몬트 장군은 과테말라 고유의 마야족으로, 그는 마야족이 과테말라전국혁명연합(GNRU) 게릴라를 은닉하고 있다고 추궁해 왔다.

이를 빌미로 군부세력은 4백~6백여개의 마야 마을을 파괴했으며 이 과정에서 20여만명이 죽임을 당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페체렐리와 그의 조사팀은 논리정연한 과학의 원리에 입각해 자행되었던 대학살과 잔혹 행위 하나하나를 조사했다.

그는 “우선 희생자 명단을 만들기 위해 목격자 인터뷰를 시행했고 지난 12년 동안 4백여개의 무덤을 발굴해 3천여개의 유골을 수습했다. 우리는 유골을 식별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관련 문서를 찾았고 무덤을 조사했으며 파헤쳤고 유골을 발굴했다.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실험실로 옮겨 분석에 들어갔다.”고 증언했다.

그것들을 토대로 페체렐리팀은 그들이 죽는 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하는 상황 재구성에 힘썼다고 한다.

예컨대 총격에 의한 희생이냐 자상(刺傷)에 의한 사망이냐, 총알이 어디로 들어가 어디로 나왔는가, 죽을 당시 희생자의 자세는 어떠했으며,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의미하는 것인지 등등.

이처럼 수집된 증거는 검찰로 전달했지만 페체넬리는 그들의 작업에 다음과 같이 더 넓은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 과테말라의 현대사를 과학적으로 입증할 필요가 있었다는 점, 다음으로 망자에 대한 존엄성과 유족에게 사태의 결론을 맺어준다는 점, 그리고 향후 진행될 형사재판에 채택될 증거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단 몇건만이 법정으로 가서 법적인 결론이 난 상태다.

AAAS측은 이들의 업적을 시상함으로써 페체렐리와 FAFG의 활동이 국제적으로 주의를 환기시켜 그들이 직면하고 있는 살해위협으로부터 보호받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테말라 태생의 페체렐리는 9세때인 1971년 가족과 함께 뉴욕으로 망명해 뉴욕시립대에서 인류학으로 학위를 딴 후, 이미 과테말라의 인권관련조사에 관여하고 있는 세계적인 법인류학자 캐런 램메이 번즈(Karen Ramey Burns)와 클라이드 스노우(Clyde Snow)를 만나 이 일에 뛰어들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그는 FAFG의 사무총장이다.

자신과 가족에 대한 위협이 아직도 상존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그는 현재 영국에서 연구중인데, 고국에 돌아가더라도 자녀들은 안전을 위해 영국에 남겨놓을 작정이라고 말한다.

“유감스럽게도 이 작업은 아직 시작”이라고 페체렐리는 어깨를 으쓱였다.

1년에 70여건의 조사를 한다고 할 경우 앞으로 25~30년은 있어야 작업을 끝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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