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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비준 동의안 세번째 시도도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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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비준 동의안 세번째 시도도 무산

박 의장 "16일 다시 처리, 이전에 협의 끝내달라"

9일 국회에서는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를 세번째 시도했으나 표결방식을 둘러싼 논란으로 또다시 처리가 무산됐다. 이날 이라크 파병안도 국방위를 통과했으나 본회의에 상정하지는 못했다.

*** 박 의장 "금주중에 모든 협의 마쳐달라" 당부 **

박관용 국회의장은 FTA처리와 관련 의견이 엇갈리자 4당 총무 및 농촌 의원들과 긴급 회동을 가진 뒤"16일 본회의에서 최종 처리하겠다"며 산회를 선포했다. 박 의장은 아울러 "11일 농해수위를 소집해 경제부총리와 농림부 장관이 참석해 농촌의 질적 향상을 위한 논의를 다시 하기로 했다"고 회동에서 논의된 결과를 밝히고 "금주중에 모든 협의와 노력을 마쳐달라"고 당부했다.

16일께로 한-칠레 FTA 비준 동의안 처리가 또 미뤄짐에 따라 국회는 한 안건을 두고 본회의 처리 시도를 네번이나 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FTA 비준 동의안 처리가 시도됐던 12월 28일과 1월 8일에는 농촌출신 의원들의 단상 점거로 표결이 저지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회는 10일 오후 2시에 국회의장실에서 4당 총무와 각당 농촌 대표 의원, 그리고 김진표 경제부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농촌 지원대책에 대한 후속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 '기명투표'='전자투표'? **

당초 '무력저지는 않겠다'던 농촌출신 의원들은 '기명투표'에 대한 논란때문에 다시 한 번 단상에 올랐다.

농촌출신 의원들이 기명투표를 요구했고 표결방식을 놓고 표결을 실시한 결과, 재석 2백10명 중 찬성 1백25명, 반대 83명, 기권 10명으로 '기명투표'를 통과시키는 데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투표소 기명투표냐', '전자투표냐'를 놓고 박관용 의장과 농촌출신 의원들간 견해차를 보여 한차례 회의가 정회됐다.

박 의장이"여기에서 기명투표는 전자투표가 아닌, 투표용지에 이름을 적어 투표함에 넣는 방식"이라며 '기명투표' 방식을 설명하자 기명투표가 곧 전자투표라고 알고 있던 10여명의 농촌출신 의원들이 다시 거센 항의에 나섰다. 투표후 하루가 지난 뒤 회의록에 찬반여부가 공개되는 '기명투표' 방식을 투표와 동시에 찬반이 곧바로 공표되는 '전자투표'로 잘못 알았던 농촌의원들은 뒤늦게 전자투표를 주장하며 의사진행을 막았다.

단상에 올라온 농촌출신 의원들은 "의장이 FTA를 가결시키려고 장난치는 거냐"며 항의했고 박 의장은 "국회가 왜 이렇게 무질서하냐. 여러분이 단상에서 안 물러나면 내가 나가겠다"고 응수했다. 그러자 농촌출신 의원들은 "그러면 의장이 나가"라며 고함을 치기도 했다.

표결에 앞서서는 20명의 토론자가 3시간여에 걸쳐 찬반 토론을 하기도 했다. 20명의 토론자 중, 찬성 토론자는 열린우리당 안영근, 유시민, 임종석 의원뿐, 나머지 17명 의원들이 모두 반대 토론자로 나서 사실상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를 시도했다.

당초 이날 경호권을 동원해서라도 FTA를 처리하겠다고 다짐했던 박관용 의장이 처리를 포기한 것은 기명투표로 찬반의견을 물을 경우 통과에 확신을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 한나라, 청와대, 열린우리 "안타깝다" **

FTA 비준 동의안 처리가 무산되자 청와대는 대변인을 통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본회의 전 의총에서 찬성 당론을 정했던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도 유감을 표하며 다음 회의 처리를 확신했다. 그러나 의총에서 자유투표를 결정했던 민주당은 오히려 처리 무산을 환영하는 기색을 보였다.

청와대 윤태영 대변인은 "FTA 비준동의안 등이 이번에는 처리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또다시 무산돼 안타깝다"면서 "하지만 국회가 조속한 시일안에 국익을 위한 결단을 내려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윤 대변인은 "정부도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정치권도 여야를 떠나 초당적 협력을 해야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한나라당 박진 대변인도 "9일 본회의에서 FTA는 무산된 것이 아니고 유보됐을 뿐"이라며 "절차상의 혼선이 있는 것으로 한나라당은 다음 본회의에서 반드시 처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혀 16일 처리를 다짐했다.

열린우리당 박영선 대변인은 "정부는 빨리 농촌 지원 대책을 마련해 FTA 비준안이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러나 민주당 장전형 수석부대변인은 "본회의 처리 무산은 당연한 귀결"이라고 밝혔다. 장 부대변인은"FTA 비준은 당장 시급한 현안이 아닌 만큼 시간을 갖고 충분히 대비책을 논의해야 된다"고 밝혀 FTA 비준동의안 처리 연기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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