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위기감 어린 민주당의 12일 세가지 풍경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위기감 어린 민주당의 12일 세가지 풍경

‘추미애 카드’, ‘DJ맨 영입', '방송국에 항의서한'

12일 민주당의 하루는 부산했다. 아침부터 11일 선출된 열린우리당 정동영 당 의장의 대항마로 ‘추미애 카드’를 꺼내드는가 하면, 정오께에는 대표 ‘DJ맨’ 김성재 전 문화관광부 장관을 영입하며 '김심'이 민주당에 있음을 주장하기도 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TV 토론회가 ‘민주당 고사작전’에 나섰다”며 조순형 대표가 방송국에 항의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민주당의 이같은 부산한 행보는 작년 11월 전당대회 이후, ‘조순형 효과’로 급상승세를 경험한 바 있는 민주당이 열린우리당의 ‘정동영 효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맞불작전에 나섰음을 보여준다. 총선을 3개월여 앞둔 민주당에는 이번 세(勢)싸움에 밀리면 총선정국이 한나라당-열린우리당 양강구도로 굳어져 버릴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 장면 1. 정동영 맞수로 추미애 카드 **

민주당 장성민 청년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열린우리당 정동영 체제에 대응하기 위해 민주당은 추미애 카드로 맞서야 한다”며 “총선승리 전략으로 ‘추미애 카드’를 쓸 것”을 제안했다.

‘추미애 카드’는 우선 추미애 위원이 정동영 의장보다 세살 적어 나이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또한 지역구인 호남과 수도권의 높은 지지가 강점인 정 의장에 비해 추 위원은 영남 출신이라는 가산요인이 하나 더 따라다닌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차기 대통령감’으로 정 의장과 추 위원을 함께 지목한 바도 있으니, 여러모로 추 위원은 정 의장의 대항마로 손색이 없다는 것이 장성민 위원장측 주장이다.

민주당 지도부도 ‘추미애 카드’ 사용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순형 대표는 “민주당에는 추미애가 있다”며 총선승리를 위해 추 위원을 전격 기용할 의향을 시사했다. 강운태 사무총장 역시 “추미애 위원은 소중한 인적자산”이라며 “추 위원에게 알맞은 역할이 주어질 것”을 밝혔다. 추미애 위원 역시 “역할이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자신에게 힘을 실어주는 당내 분위기를 반겼다.

이러한 당내 분위기로 보아 ‘정동영 체제’ 출범과 더불어 추 위원이 그 대척점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잔다르크로가 되겠다”던 추 위원이 차기 총선에서 어떤 몫을 맡게 될 지, 추 위원의 총선정국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 '추미애 선대본부장' 설이 흘러나오고 있기도 하다.

민주당은 이밖에 이날 회의에서 향후 조순형 대표는 노무현대통령을 상대하고, 정동영 당의장은 추미애-김영환-장성민 등 소장파가 상대해 정동영 효과를 무력화하기로 하는 등 다각적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 장면 2. DJ 의중은 민주당에? **

12일 민주당은 김성재 전 문화관광부 장관을 영입했다. 99년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 정책기획수석비서관을 거쳐 국민의 정부에서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낸 김 전 장관은 현재 김 전대통령이 설립한 아태민주지도자회의 이사장과 김대중 도서관 운영위원을 맡고 있는 정통 ‘DJ맨’이다. 김 전 장관은 김 전 대통령과 김대중 도서관 아래 위층 사무실을 쓰며 6일 김 전 대통령의 팔순잔치 사회를 보기도 해 DJ의 최근 의중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인사 중 하나로 꼽힌다.

김 전 장관은 12일 영입과 동시에 총선기획단장을 맡았다. 김 전 장관은 지역구 출마에 대한 질문에 “나중에 다시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확답을 피했지만 “총선기획단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음에 유념해 달라”고 밝혀, 영입 조건으로 전국구 배정을 약속받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김 전 장관 본인은 “김 전 대통령은 현실정치에 관여하시지 않기로 정하신 만큼 소신껏 잘 하라는 격려를 해 주셨을 뿐”이라며, 기자들의 관심이 김 전 대통령의 ‘의중’에 관심이 쏠리자 말을 아꼈다.

하지만 난처한 기색을 보이는 본인에 비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의중이 민주당에 쏠리고 있다는 것이 탁월한 해석”(김영환), “정무특보로 왔다고 기사를 너무 키우지는 말아 달라”(장성민) 등 농을 건내는 민주당 측은 반기는 기색이 역력했다.

*** 장면 3. 양강구도 굳히는 방송사에 발끈 **

이날 민주당은 “TV 토론회가 민주당을 고사시키고 있다”며 향후 총선정국을 한나라당-열린우리당의 양강구도로 흘러가려는 조짐에 대해 심각한 경각심을 드러냈다.

김영환 대변인은 “방송사 토론 프로그램이 총선 정국을 한나라당-열린우리당 양강구도로 고착화시키고 있다”며 TV 토론회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11일 방송사의 각종 TV 토론회에서 민주당이 완전히 제외됐고 최근 뉴스도 민주당 부분을 상당히 축소해 보도하는 것 같다”며 방송사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 대변인은 “이처럼 편향적인 보도행태가 계속될 경우 민주당을 고사하지 않을 수 없다는데 지도부가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며 “조순형 대표가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한 항의서한을 각 방송사에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변인실 행정국은 ‘최근 방송사 시사프로그램 출연자 현황’이라는 분석자료를 내기도 했다. 이 자료는 작년 10월부터 올해 9일까지 TV 토론회 중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의원으로만 패널이 구성된 토론회를 각 사별로 분류해 놓은 것이다. 민주당 의원을 배제한 채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의원만으로 패널이 구성된 TV 토론회는 작년 10월 '재신임 파문'을 주제로 한 MBC '이슈&이슈'를 시작으로 MBC 8회, KBS 5회, SBS 2회로 총 15회가 있었다.

방송사의 재량에 달린 토론회 패널 선정에 정당 대표가 직접 항의서한을 보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이처럼 민감한 대응에 나선 것은 지난 연말 노 대통령의 ‘한나라당-열린우리당 총선 양강구도 발언’ 이후 실제 민주당의 지지도가 떨어지는 등 총선정국 기 싸움에서 열린우리당에 밀리고 있다는 위기감의 발로로 보인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지지율 하락에 초조해하며 돌파구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이 민주당의 현주소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