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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비준 통과 또다시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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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비준 통과 또다시 불발

박관용 “오는 2월9일 무슨 일 있어도 처리”

8일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었던 한-칠레 FTA 비준동의안이 농촌출신 의원들의 실력 저지로 다시 한번 처리가 유보됐다. 박관용 국회 의장은 농촌출신 의원들의 강력한 요구로 회의를 닫으며 "다음 임시국회 시작일인 2월9일까지 정부는 농민을 잘 설득하라"면서 "2월9일에는 경호권을 발동해서라도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 농촌의원들 연단 점거로 한 시간여 회의 지연 **

8일 본회의 가장 마지막 안건이었던 한-칠레 FTA 비준 동의안과 이행 특별법 등 3개 법안은 농촌출신 의원들의 실력저지로 처리가 유보됐다.

박관용 국회의장은 구랍 30일 FTA 비준 동의안 심사보고 후 처리가 유보된 점을 들어 심사보고 없이 바로 토론을 선포했다.

반대 토론이 예정됐던 한나라당 임인배 의원이 토론을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자 이규택, 이방호, 박희태, 이정일, 배기운 의원 등 농촌출신 의원들이 연단을 점거했다. 이어 40여명의 농촌출신 의원들이 연단으로 따라 올라와 회의 진행을 저지했고, 의석에서는 "토론하게 하라"는 다른 의원들의 불평이 쏟아졌지만 농촌출신 의원들은 연단에 오르려는 임 의원을 실력 저지했다.

이후 농촌출신 의원들의 연단 점거와 의사 진행 방해는 1시간여 가까이 진행됐다. 연단을 메운 농촌출신 의원들은 "국회법에 따라 토론 후 의사진행 발언에서 정회를 요구하라"는 박 의장의 요구에도 아랑곳 않고 "처리 유보"를 강력히 주장했다. 농촌 의원들은 연단에 곳곳에 서고 앉아서 "농민은 국회만 바라보고 있다", "대통령이 국회 찾아 왔다고 법안 통과시키면 앞으로 대통령이 해 달라는 거 다 해 줄꺼냐" 며 호통을 터뜨렸다.

*** 박관용 의장, "2월9일은 무기명 비밀투표, 물리적 저지시 경호권 발동" **

그러자 이미 지난 29일과 30일 농촌출신 의원들의 실력저지로 비준동의안 처리를 포기했던 박 의장도 화가 날대로 난 듯 "자리로 돌아가라"고 농촌의원들에게 호통을 치며 대치를 계속했다.

한 시간여 대치후 농촌출신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으로 정회를 요구하기로 하고 연단에서 내려왔다. 박 의장은 "이미 반대 토론을 선포했기 때문에 토론후 의사진행발언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했고 한나라당 임인배, 오세훈 의원이 한차례씩 반대-찬성 토론을 한 후 민주당 김효석 의원이 정회를 요구했다.

산회를 선포하며 박 의장은 "정회선포는 어렵지 않으나 다음 본회의 예정일인 2월9일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처리할 것"을 농촌의원들에게 다짐받고 정부측에도 "2월까지 농민들을 충분히 설득할 것"을 요구했다.

박 의장은 "2월9일에는 무기명 비밀투표를 통해 처리할 것"이라며 "다시 물리적 방해가 있을 경우 불가피하게 경호권을 발동할 수 있다"라고 덧붙여, 다음 회의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FTA 문제를 처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 농촌 의원 반색, 지도부 유감 **

FTA비준동의안이 무산되자 농촌출신 의원들은 반색했고, 이날 처리를 주장했던 각 당 총무단과 도시출신 의원들은 깊은 유감을 표했다.

한나라당 박희태(경남 남해.하동) 의원은 "시간을 벌었다"며 "한국농민단체에서 내놓은 부채경감특별법을 정부에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민당 총무'로 불리는 한나라당 이규택 의원도 '수고했다'는 다른 농촌출신 의원들의 인사를 받으며 "농민과 정부, 국회 3자가 모여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사덕 원내총무는 통과를 유보한 박 의장에게 깊은 유감을 표했다.

홍 총무는 "각 당 총무들이 의장이 오늘 처리할 수 있게 뒷받침을 해줬는데 의장이 왜 이를 미뤘는지 알 수 없다"며 "국회에선 의장이 하나님인데 의장한테 대들 수도 없고.."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청와대 윤태영 대변인도 이날 FTA비준동의안의 부결에 대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나 오늘 처리 못돼 아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윤 대변인은 "FTA 동의안은 국제화 시대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비준돼야할 사안"이라며 "국회가 약속한대로 2월9일에는 반드시 통과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회앞, 최루탄, 물대포... 아수라장**

오후 4시30분경 박관용 국회의장 직권으로 비준안이 상정되었다는 소식이 들리고 나서 집회장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이를 기해 경찰은 물대포를 발사하기 시작하고, 곤봉과 방패를 앞세운 공세적인 진압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50대 농민분이 머리에 피를 흘려 쓰러지고, 물대포에 맞은 대학생은 실신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흥분을 가라앉힌 집회참가자들은 "FTA 비준 결사반대한다!", "박관용 국회의장은 즉각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연좌투쟁에 들어갔으나 FTA 통과 무산 소식에 집회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농사짓고 못살겠다"**

"농사짓고 못살겠다!" 물대포에 온 몸이 젖은 50대 농민이 한 말이다. 청양군 농민회 소속인 유문규 사무국장은 "FTA 비준은 농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이다"라며 "(국가 전체의 이익을 위해)어쩔 수 없는 희생은 존재할 수 있지만, (그 희생이) 생존권 박탈까지 의미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유 국장은 농촌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국회의장석을 점거하는 등 저항하는 것에 대해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한 의무"라고 못 박고 좀더 노력해줄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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