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순형 대표는 8일 신년기자회견을 갖고 노무현 대통령의 총선 선거운동 개입 움직임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조 대표는 성명서를 통해 "노 대통령의 불법 선거개입에 비상한 각오로 강력 대처할 것"이라고 밝히고 "재신임 연계 등 대통령의 총선 개입이 계속될 경우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발의할 수밖에 없다"며 청와대에 직격탄을 날렸다.
조 대표는 "열린우리당이 잘 안되니 대통령이 나선 것인데 그 시작이 민주당 죽이기"라고 노 대통령에 대한 불쾌한 심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뒤, "여기에 대해 경고를 하는 것은 당의 운명을 걸고 하는 것이지 단순한 정치적 수사가 아니다"라며 노 대통령의 총선 개입을 막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조 대표는 이밖에 정치개혁과 관련해선 "총선 후보 공천을 최대한 공정하고 투명하게 해 나가고 정개협이 제안한 정치개혁안을 전폭 수용하는 등 정치개혁에 앞장설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또 물갈이와 관련, "정치권의 인적쇄신을 바라는 국민의 열망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기득권을 과감히 버리고 인적쇄신에 나서기로 했다"며 "인적쇄신의 방법이 있으며, 민주당의 모든 구성원은 고통스러운 쇄신의 과정을 자기희생의 결연한 각오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특정인사를 거명하는 인위적, 운동방식의 인적청산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인적쇄신은 제도와 시스템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고 맑혀 소장파의 대대적 '호남중진 물갈이론'에는 동조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이같은 조대표의 탄핵 발의 경고와 관련,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총선과 재신임 연계는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음에도 그같은 가정을 전제로 탄핵 운운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논평했다.
다음은 조순형 대표 신년 기자회견문 요약이다.
***조순형 대표 신년 기자회견문**
정치개혁과 정치권 인적 쇄신을 바라는 국민의 열망을 잘 알기에 기득권을 과감히 버리고 정치개혁과 인적쇄신에 감연히 나가겠다. 그 방법으로 ▲인적 쇄신을 위해 총선 후보 공천을 최대한 공정하고 투명하게 할 것 ▲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정개협)가 제안한 정치개혁안을 전폭적 수용할 것 ▲ 정당이 기업의 정치자금을 일절 받을 수 없도록 입법 추진할 것 을 약속한다.
노 대통령의 불법 선거개입에 국민과 함께 비상한 각오로 강력히 대처하겠다. 현행 선거법은 대통령과 모든 공무원의 선거운동을 명문으로 금지하고 있다. 대통령의 선거운동은 헌법과 법률에 대한 정면 도전이고 노 대통령이 불쑥 제안한 재신임 국민투표도 헌법 위반이다. 이는 헌법과 법률을 이중 삼중으로 유린하는 처사로 이같은 불법 사태가 중단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발의할 수밖에 없음을 엄중히 경고한다. 노 대통령은 불법적인 선거개입을 즉시 중단하고 재신임 제안을 즉각 철회할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
청년 실업자가 40만명을 넘고 신용불량자가 4백만명에 육박하는 문제를 풀어야 한다. 최근 열리지도 않은 여,야, 정 경제정책협의회를 즉각 가동해 청년실업과 신용불량자 대책을 마련할 것을 정부와 여야 정당들에 제의한다.
민주당은 4.15 총선을 통해 제 2의 도약을 기필코 이루겠다. 4.15 총선을 통해 원내 제 1당으로 거듭나, 지금의 국가적 위기를 원만히 수습하고 수권정당, 책임정당, 정책정당, 중도개혁정당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겠다.
일문일답
- 대통령 탄핵을 발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는데 총선 개입 발언이 탄핵 사유인지 구체적으로 검토했나.
: 재신임과 총선을 연계한 것은 공무원이 선거에 영향을 주는 행동을 하면 안된다는 법을 어기고 있는 것이다. 열린우리당 밀어주지 않으면 대통령이 그만두지 않겠다고 국민들에게 엄포를 놓는 것인데, 정교한 법률적 판단을 기다릴 것 없이 상식상 법률을 위반한 것이라고 본다. 대통령제에서는 대통령의 임기를 보장하며 내란이나 외환의 죄가 아니고서는 형사소추마저 금하고 있다. 이러한 강력한 대통령 임기 보장에 대한 견제책이 탄핵이다. 우리는 대통령이 계속 법을 유린하면 탄핵을 발의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를 하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잘 안되니 대통령이 나선 것인데 그 시작이 민주당 죽이기다. 여기에 대해 경고를 하는 것은 당의 운명을 걸고 하는 것이다. 단순한 정치적 수사가 아니다.
-인적쇄신을 위한 방법으로 공정경선을 언급했는데 이 외에 호남 중진들의 수도권 배치나 여론조사 등을 이용한 다른 방법을 고려하고 있나.
: 정치집단이 발전하기 위해 부단한 인적쇄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래서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을 반영하고자 11월 전당대회에서 상향식 공천 등 공정하고 투명한 제도를 운영하기 위한 당 개혁방안을 마련했다. 인적쇄신의 원칙은 제도와 시스템에 의해 공정하고 민주적인 방식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정인을 거명해서 나가라 하는 운동방식 인위적 인적 청산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인적쇄신은 경선과 총선을 통해 국민의 뜻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
- 선거법 협상에 대한 언급이 다소 추상적이다. 의원정수나 지역구 의석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나. 또 민주당 정개특위 간사가 문제가 되고 있는 특정지역과 인접한 지역구 출신이라 논란이 됐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선거구 획정에 대한 당의 기본 입장은 국민 열망이나 도농간의 격차를 고려해서 넓은 입장에서 논의하자는 것이다. 4당 대표와 국회의장이 만난 자리에서도 지역구 의석수 동결 얘기가 나오곤 했다. 정개특위에서 폭넓게 논의될 문제다.
민주당 정개특위 간사 문제는 그 분이 논란이 되는 지역 부근 출신이라 거기 영향을 받아 선거구 획정을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 여론조사 결과 호남지역에서 민주당 지지도가 떨어지고 있다. 호남 지역의 물갈이 욕구를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 전당대회 이후 상승세를 타던 지지도가 다시 하락했다. 그러나 여론조사는 변화무쌍한 것이고 총선을 앞두고 더 나쁜 상황도 각오해야 한다. 그리고 지지도에는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국민들이 절반을 넘으니 정치권 전체에 대한 불신도 고려해야 한다. 지지도를 외면하지는 않는다. 냉정하게 분석 중이다. 민주당을 찍으면 한나라당을 찍는 것이라는 대통령의 말이나 당 인선 과정의 잡음이 내분으로 비쳐져 지지도가 내려갔다는 분석이 있으니 냉정히 분석해 겸허히 수용하겠다.
- 조재환 의원이 조 대표가 지역구를 포기하고 전국구로 출마하고 총선을 전체적으로 지휘하고 요구했다.
: 지역구 포기하면 비겁하다고 비판 받을 줄 알고 힘들더라도 지역구를 지키려고 했는데 의외의 제안이다. 아마 김대중 총재 시절을 생각하고 제안한 것 같은데 나는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지역기반이 공고하지도, 정치적 기반이 강하지도 않다. 나는 그 분에게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내가 지역구를 포기해서 민주당이 총선 승리할 수 있으면 그 이상의 것도 무엇이든 하겠다.
- 외부인사 영입의 기준이나 원칙을 말해 달라.
: 유능하고 참신한 인재를 기용하자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국민통합도 중요하다. 어쩔 수 없는 과거 행적상 과오에 대해서는 포용하고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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