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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민변 "한국인권상황, 참여정부가 부끄럽다"

"이라크 파병, 부안사태, NEIS, 손배소-가압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은 8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2에서 세계인권선언 55주년을 맞이하여 '2003년 한국인권보고대회 및 토론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노무현정부의 인권정책을 신랄히 비판했다.

민변은 노무현정부 출범을 적극 지원한 노대통령의 '싱크탱크' 가운데 하나라는 점에서 이번 비판이 갖는 의미는 적지 않아 보인다.

***"일각에서 인권정책 심각한 후퇴"**

세계인권선언을 기념해 매년 12월 민변이 주최해온 '한국인권보고대회'는 2003년으로 3회째를 맞이한다. 이번 보고대회에서는 '노무현 정부 1년 인권상황에 대한 총괄평가보고'와 '노동문제에 대한 법적제도적 대안과 사회적 비용지출에 대한 해결방안 모색',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법적제도적 대안모색'이 논의됐다.

민변은 "2003년 한국의 인권상황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일부 분야에서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분야에서 개선과제들이 산적해 있고 일각에서는 인권정책의 심각한 후퇴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변은 남북평화유지를 위한 정책을 지속하여 온 점, 사법제도 및 검찰제도의 개혁을 위한 노력, 준법서약제 폐지 및 각종 행형제도의 개선, 남녀평등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등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라크 추가파병, 부안사태, NEIS...**

그러나 정부가 국민의 수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헌법을 무시하면서까지 이라크파병을 추진하고 있는 점, 대표적 반민주 악법인 국가보안법의 현존시키고 국정원 강화가 유일한 목적인 테러방지법을 추진하고 인권침해소지가 명백한 집시법을 개악한 것에 대해서는 "현 정부의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수준과 인권개선 의지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의문을 품게 한다"고 지적했다.

민변은 또한 "정부가 주민참여를 배제한 채 방사성폐기물처리장 부지를 일방적으로 선정해 부안주민들과 심각한 마찰을 야기하고 있는 상황과 수많은 인권단체들의 반대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도 불구하고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시행을 강행하는 상황을 보면 과연 현 정부가 '참여정부'라 내세울 자격이 있는지 엄중히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민변은 이어 "분배 불평등에 따른 빈부격차의 심화, 비정규 노동자의 확산에 따른 고용불안, 극빈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계층에 대한 생존권 위협 등 정부가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계속 유지함으로써 국민의 사회권이 심각하게 저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변은 구체적으로 "불법쟁의행위를 이유로 한 무분별한 손배·가압류와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은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았고, 현재 추진 중인 '노사관계법제도 선진화방안'은 노조활동에 대한 견제와 노동조건의 악화를 지향하고 사용자의 대항권 강화에 초점을 둠으로써 노동기본권에 대한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해 노동자 인권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민변은 "대통령이 강력한 리더쉽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개별부서에서 반인권적인 발상을 가지고 인권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정부는 인권문제가 감추어지지 않도록 열린 자세를 가지고 각 단위별로 해결될 수 있는 시스템 정비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민변의 특별 결의문 전문이다.

***2003 한국인권보고대회 및 토론회 특별결의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올해의 인권상황을 정리하는 "2003년 한국 인권보고대회 및 토론회"를 개최하여 참여정부를 표방하고 출범한 노무현 정부 첫 1년간의 인권정책 및 상황에 대해 평가하는 자리를 가졌다.

각 인권 분야에 대한 보고와 토론을 벌인 결과, 2003년 한국의 인권상황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일부 분야에 다소 진전이 있기는 했으나 여전히 많은 분야에 개선과제들이 산적해 있으며 일각에서는 인권정책의 심각한 후퇴를 보여주고 있음을 재차 확인하였다.

올해 한해 정부의 인권관련 정책을 평가해 볼 때, 북미간의 대립으로 인해 국제적 여건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김대중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유지하여 각종 민간교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등 남북평화유지를 위한 정책을 지속하여 온 점, 사법제도 및 검찰제도의 개혁을 위한 노력, 준법서약제 폐지 및 각종 행형제도의 개선, 난민인정증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고용허가제 도입, 호주제폐지 법안 마련 및 여성 장관·헌법재판관 임명 등 남녀평등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 등은 매우 긍정적이다.

그러나 정부가 국민의 수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헌법을 무시하면서까지 이라크파병을 추진하고 있는 점, 대표적 반민주 악법인 국가보안법의 현존, 국정원 강화가 유일한 목적인 테러방지법의 추진, 인권침해소지가 명백한 집시법 개악 시도 등은 우리로 하여금 현 정부의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수준과 인권개선 의지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의문을 품게 한다.

우리는 또한, 정부가 주민참여를 배제한 채 방사성폐기물처리장 부지를 일방적으로 선정함으로써 부안주민들과 심각한 마찰을 야기하고 있는 상황, 수많은 인권단체들의 반대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도 불구하고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시행을 강행하는 상황 등을 지켜보면서, 과연 현 정부가 '참여정부'라 내세울 자격이 있는지 엄중히 묻지 않을 수 없다.

한편, 분배의 불평등에 따른 빈부격차의 심화, 비정규 노동자의 확산에 따른 고용불안, 극빈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계층에 대한 생존권 위협 등 정부가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계속 유지함으로써 국민의 사회권이 심각하게 저해되고 있다. 불법쟁의행위를 이유로 한 무분별한 손배·가압류와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은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았고, 현재 추진 중인 '노사관계법제도 선진화방안'은 노조활동에 대한 견제와 노동조건의 악화를 지향하고 사용자의 대항권 강화에 초점을 둠으로써 노동기본권에 대한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2003년 한국 인권보고대회 및 토론회"를 마치며 우리의 요구와 결의를 다음과 같이 천명한다.

2003년 한국인권보고대회 및 토론회, 민변의 10대 요구

1. 정부는 헌법을 파괴하는 이라크 파병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연일 악화일로로 치닫는 이라크의 안정을 위해 평화롭고 현명한 지원책을 모색하라.

1. 정부는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억압하는 반민주악법인 국가보안법을 즉각 폐지하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하라.

1. 정부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테러방지법 제정 및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개악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1. 정부는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비정규직 차별문제와 불법쟁의 손배·가압류 문제를 즉각 시정하고, 노동자의 기본권을 말살하는 내용의 '노사관계법제도 선진화방안' 추진을 중단하라.

1. 정부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무원칙한 강제추방을 즉각 중단하고 산업연수생제도 폐지, 노동허가제 도입 등 이주노동자들의 인권보장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과 외국인력정책을 시급히 마련하라.

1. 정부는 방사성폐기물처리장 부지 선정과정의 문제와 공권력의 과잉대응에 따른 사태 악화의 책임을 조속히 인정하고 부안의 정상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라.

1. 정부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의 일방적 시행을 즉각 중단하고 개인정보보호 등 정보인권 보장을 위한 법적, 제도적 대안 모색에 적극 나서라.

1. 정부는 일제강점하 강제동원 피해진상규명과 한국전쟁시 민간인 학살에 대한 진상규명 등 과거사청산을 위한 민간단체들의 특별법 제정 노력에 즉시 화답하여야 하며, 군의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 및 군사법제도 개혁에 즉각 착수하라.

1. 정부는 국제형사재판소에관한로마규정의 이행입법을 공개적으로 논의하고 반인권적국가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배제 입법을 조속히 마련하라.

1. 정부는 인권보장이라는 기준이 국가정책 전반에 일관되게 반영될 수 있도록 종합적 인권정책을 시급히 수립해야하며,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가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

우리는 위에서 지적한 수많은 문제점의 책임이 현 정부는 물론 국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야당에도 공히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아무쪼록 정부와 여야 각 당이 우리의 결의와 요구에 귀를 기울여 법과 제도 정비에 만전을 다함으로써 한국의 인권향상을 위해 전력을 다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나아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앞으로도 위 요구사항의 관철을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임을 엄숙히 결의한다.

2003년 12월 8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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