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26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목숨을 걸고 우리 당과 부패에 찌든 이 나라 정치를 뜯어고치겠다"며 단식농성 돌입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최 대표는 이날부터 여의도 중앙당사 대표실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최병렬 “盧, 추악한 본색 드러날까봐 특검 거부한 것”**
최 대표는 “목숨을 걸고 우리 당과 부패에 찌든 이 나라 정치를 뜯어 고치겠다”고 단식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최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측근비리 특검 거부를 즉각 철회하라”고 거듭 촉구한 뒤 "도탄에 빠진 나라와 국민을 구하는 국정 운영의 근본 혁신을 단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선언했다.
최 대표는 “간첩이 민주인사로 미화찬양 되고, 민생이 파탄나고, 기업이 돌아가지 않고 앞이 보이지 않는다”며 “상황이 이 지경이 된 데에는 제 1당인 한나라당의 책임도 크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그러나 “가장 큰 원인은 노무현 대통령의 잘못된 국정운영 철학과 방식에 있다고 확신한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통치 철학, 국가관, 외교방향, 정책방향은 이미 모든 국민들이 실패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노 대통령을 비난했다.
최 대표는 이어 노무현 대통령이 “아무런 기준도 없이 인기영합주의로 무책임한 선동정치에 빠져있다”며 특검거부에 대해서도 “가장 도덕적인 것처럼 포장해 왔지만 모두 거짓이었고, 추악한 본색이 드러날까 봐 거부한 것”이라며 격한 용어를 섞기도 했다.
***최병렬 “대통령 국정쇄신이 예산안 편성보다 중요”**
최 대표는 한나라당 소속 1백3명의 의원들이 최 대표에게 제출한 사퇴서 처리와 관련, “의원들의 결의의 표현”이라고만 밝혀 사퇴서가 실제로 국회에 제출될 지는 미지수다.
최 대표는 또 “재의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정당간 합의가 되는지에 대해서 지금으로서는 어떤 대답도 갖고 있지 않다. 상황 여하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해, 민주당, 자민련 등과의 공조분위기가 복원되면 재의를 추진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최 대표는 이어 “단식에 들어가기로 마음먹은 것은 단순히 특검안 처리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며 “거부권 철회를 받아들이고 국정을 쇄신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면 전폭적으로 도와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또 12월8일까지 열리는 정기국회 회기 내에 예산안 처리가 가능할 것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노 대통령의 잘못된 운영 방식을 바꾸는 것이 예산 편성보다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국정운영의 일대 쇄신 약속이 나라를 위해 더 중요하고 가치있는 일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홍사덕 “지금이 파도라면 앞으로는 해일이 올 것”**
한편 한나라당 주요 당직자들도 노무현 대통령의 특검 거부를 철회 압박에 가세했다.
이날 오전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홍사덕 원내총무는 “야당 대표가 단식까지 하게 만든 청와대의 오만과 아집에 대해 깊은 분노를 느낀다”며 “지금의 상황이 거센 파도라면, 그 다음에 올 일은 큰 해일일 것”이라고 단계적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이재오 사무총장은 거부권 행사의 법리논쟁과 관련,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의회를 타살하는 행위이고, 의회를 없애자는 독재자의 발상”이라며 “군사정권도 법대로 했다고 하는데, 전두환 전 대통령도 법대로 했다고 하면 옳다는 말이냐”고 반박했다.
이강두 정책위의장은 파병사태, 부안사태, FTA사태, 한미동맹약화사태 등을 열거하며 “이 나라가 사태공화국이 됐다”며 “이 책임은 총선준비에 바빠 청와대에 사람을 불러 식사만 하는 노 대통령에게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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