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11일 오전 여의도 당사 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 정국 해법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과 4당 대표의 회동을 제안했다.
***최대표 "회동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최 대표는 “나라 경제가 어떻다는 것은 새삼 강조할 것도 없고, 당장 문제가 되고 있는 파병문제, FTA(자유무역협정)문제나 행정수도 이전을 포함해 지방 분권에 관한 몇 가지 문제 등 정치가 다른 데 함몰되어 있어서 이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며 “대통령이 4당 대표를 초청해서 그 자리에서 합의해서 내놓고 국민을 설득 하는 것이 어떠냐”고 4당 대표와 대통령의 회담을 제안했다.
최 대표는 “당 대표와 대통령이 같이 앉아서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이 필요하지 않냐”며 지난 대통령과 4당 대표 연석회의 형태가 아닌 회동 형식의 모임을 제안했고, 시기에 대해서는 “특검의 거부권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빠를수록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부권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
최 대표는 이 날의 제안이 특검과 연관되어 해석되는 것을 경계했다. 최 대표는 “특검이 통과되었으니 측근비리 문제는 거기에 맡기고 우리는 정치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자”며 “머리 굴려서 정략적으로 회동제의를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특검의 대통령 거부권 행사와 관련, “거부권 이후 재의결 얘기를 굳이 지금 할 필요 있냐”며 무관심한 모습을 보였다. 홍준표 전략기획위원장도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 못한다”며 “거부권 행사하면 자신의 비리를 은폐하기 위한 것인데 할 수 있겠나”고 거부권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제출한 나머지 두 개의 특검안에 대해서 최 대표는 검찰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대표는 “두개 특검을 안하겠다고 하는 것은 아니나, 현실적으로 검찰 수사 봐야 한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도 “SK비자금 사건도 포함해서 나머지 두 개의 특검은 검찰수사를 지켜본 다음에 결과가 미진하면 특검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혀 당장 나머지 특검안에 대해서는 강행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결국 이날 최 대표의 회동 제의는 특검 수사를 기정사실화 해, 특검 거부권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국정 현안을 먼저 처리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정국의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로 보인다.
***“민주와의 공조는 사안에 따라”**
10일 특검이 표결에 붙여졌을 때, 민주당과의 확실한 공조가 이뤄져 한나라당은 꽤나 고무된 분위기였다.
최 대표는 민주당과의 공조에 대해 “공조가 아니라 옳고 그름의 판단이 일치하는 것 아닌가”라고 전제한 뒤, “앞으로의 전개는 사안에 달려있다”고 말해 사안에 따라 민주당과의 계속된 공조를 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최 대표는 또 금주 중에 정치개혁안을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각당이 정치개혁안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제출하기로 못 박은 날짜는 12일까지이나 한나라당에서 추진 중인 정치개혁안에 대해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아, 한나라당에선 아직 당론이 결정되지 못하고 있다. 최 대표는 “반대 의견이 있으면 결국 누가 더 다수인가를 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밝혀 정치개혁안 당론은 의총에서 표결로 결정될 전망이다.
***홍준표 “법무부 장관 탄핵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최 대표의 기자간담회 직후 홍준표 전략기획위원장도 당사 기자실을 찾아 특검에 대한 검찰과 법무부의 반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자리에서 강금실 법무장관에 대한 탄핵 가능성을 시사해 주목된다.
홍 위원장은 “검찰의 권한쟁의 신청과 법무부 장관의 거부권 운운하는 발언은 코미디”라고 몰아붙이며, “결국 특검을 방해하겠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홍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이 지난 3월 이래로 대통령과 코드를 맞추는 법집행을 계속해왔다”며 “송두율 관련 발언이나, 특검이 압도적 표차로 통과되었음에도 거부권 운운하는 발언을 하는 것으로 보아 계속 시켜야 되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해 법무부 장관의 탄핵도 고려하고 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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