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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토요타 짝 날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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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토요타 짝 날라!<1>

[윤재석의 '쾌도난마']<32> 그랜저HG 6 개월 운용 체험기

#1
2011년 7월 하순 어느 아침. 중부고속도로 하행선 오창휴게소를 몇 km 앞둔 도상(道上).
진주 공군교육사령부에서 신병훈련 받고 있는 큰 놈 면회를 위해 집사람과 함께 내려가던 중 몸에 기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갑자기 정신이 혼미해지면서 잠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 핸들을 집사람에게 맡기고 뒷좌석에 누웠다. 이내 '죽음보다 깊은 잠'에 빠졌다.

얼마 후 집사람이 깨워 일어나보니 이 여자도 비몽사몽(非夢似夢). 차는 옥천휴게소에 세워져 있었다. 다시 운전대에 앉아 가기를 얼마. 같은 현상이 내 몸을 점령한다. 요령, 전(前)과 동(同). 추풍령휴게소에서 다시 집사람과 임무 교대.

그렇게 해서 예정보다 한 시간 늦게 훈련소에 도착, 아들놈 면회를 하고 돌아왔다. 귀로 역시 아침과 같은 현상의 반복, 그리고 교대 운전의 반복.
집에 오니 둘 다 파김치.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2
9월 중순.
일본 토요타(豊田)시에 거주하는 40대 자이니치(재일동포) 3세 여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4박 5일 동안 서울 시내 안내 좀 해달라는 거였다. 두 달 전 동국대 서울캠퍼스 근처 연탄구이집 옆 자리에서 술 마시다가 알게 된 사이로 50대 초반의 머리 벗어진 남편과의 동행이었다.

"그대들이 서울 백번 와도 가보기 어려운 곳을 보여주겠다."

앞좌석에 대머리를 태우고 인사동 여관을 출발, 성북동 수연산방(이태준 생가), 길상사 등을 마와리(廻り)한 후, 북악 스카이웨이 타고 가 팔각정에 떨어트렸다. 두 사람 동서남북 휘황한 서울 야경에 취해 한동안 정신없었다.

저녁을 먹기 위해 다시 인사동 '장자의 나비'로 향하면서 넌지시 물었다.
"차 어떠냐?"

대머리, 조그만 소리로 대꾸한다.

"스고이네(すごいね)!"
"토요타보다 낫냐?"
"혼또니(本当に)!"
"토요타가 왜 죽쓰는지 이제 알겠지!"
"…"

일본사람 놀려먹는 건 언제나 재미나는 일. 더구나 그는 토요타자동차 테스트 드라이버 아닌가!
그날 저녁 장자의 나비에서 대머리 녀석, 동동주 엄청 들이키더라.

#3
지난달 25일 오후.
여주 점동성당으로 홍창진 신부(神父) 만나러 가는 길.
중부고속도로를 한참 달리고 있는데, 집사람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지금 당장 가까운 휴게소로 들어가서 단 10분이라도 눈 붙여요."
"웬 호들갑?"
"KBS-TV 소비자고발 코너에 그랜저 HG 얘기가 나오는데, 딱 우리 얘기야. 배기가스가 트렁크 타고 들어오고, 파노라마 선루프 틈새로도 들어오고, 설상가상 우린 2400cc아냐"
"알았어."
▲그랜저HG2 ⓒ현대자동차

#4
지난달 30일 오전 현대기아차 홍보실에 전활 넣었다. 그랜저HG 배기가스 문제에 관한 문의차 최고홍보책임자(Chief Communication Officer)와의 면담을 청하기 위해서였다. 콜백이 없었다.
지난 금요일(2일), 또 전화를 넣었다. 홍보실 이사 Y라는 자가 전활 걸었다. 월요일(5일)에 CCO를 만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했다.

5일, 아무 연락이었다.
어제(7일), Y한테 문자를 넣었다.
"월요일 답신 주신다는 거 잊었나 보죠?"

문자 리플.
"연말이라 외근이 많습니다. CCO께 아직 여쭈어보지 못했습니다. 조만간 연락 드리겠습니다."

요즘 현대기아차 장사 너무 잘돼서 바쁜가 보다. 그런데 priority(업무 우선순위) 선정엔 좀 문제 있는 거 아닌지?
소비자의 심대한 불만에 우선하는 '바쁜 일'은 과연 무얼까?

※ 다음 회는 <현대차, 토요타 짝 날라!> 2탄, <소비자의 반란, 夢청한 대처?>가 나갑니다. 필자의 이메일 주소는 blest01@daum.net 입니다. 기사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 분은 주저말고 메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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