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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공조가 한미일 공조보다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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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공조가 한미일 공조보다 우선"

[신간] 민족운동가 박석률씨의 <자주와 평화, 개혁으로 일어서는 땅>

"'자주와 평화'로 일어서는 땅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개혁'의 추동세력이 한반도 위기의 원인과 그 형성과정, 그리고 남북이 서로 힘을 합치자는 '우리 민족끼리'라는 자주적 역량에 대한 인식이 매우 절실하게 요구된다."

지난 79년 10월 '남조선민족해방전선 준비위원회(남민전)' 사건으로 구속수감돼 무기형을 선고받은 후 89년 가석방되고 4년전인 99년에야 무기에서 20년으로 감형된 형기를 모두 마친 박석률씨(56)가 한반도의 당면 과제인 북핵문제와 관련해 새로 펴낸 '자주와 평화, 개혁으로 일어서는 땅'(펴낸곳: 백산서당)을 통해 내린 결론이다.

<사진 박석률씨가 새로 펴낸 책 '자주와 평화, 개혁으로 일어서는 땅'.>

66학번 동기이자 친구인,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저자 홍세화씨를 남민전에 가입시켜 파리의 망명객으로 만들었던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지난 99년 이뤄진 홍씨와의 21년만의 재회와 남민전 전사이자 시인 고 김남주에 대한 회고, 그리고 "아무 것도 빚진 것이 없는 자수성가한 사람"이라고 평가한 노무현 정부에 바라는 한국 정치의 개혁과제, 북핵문제의 올바른 인식과 해결을 위한 제언, 국가보안법 개폐를 포함한 민주주의와 인권문제 등 본인이 한 평생 고민해온 주제들을 6개의 장으로 나누어 펼쳐보인다.

'예속적 독재권력의 타도' '외세축출' '부의 공평한 분배'를 목표로 한 비밀결사체 남민전의 전사출신임을 강조하듯 저자는 편집후기에서 "약소국이라 해서 이라크는 처절하게 자기의 자주권을 유린당하고 말았다"며 "'자주와 평화'로 일어서는 땅을 그려보고자 하는 것은 분단과 정전 반세기여에 걸친 우리의 오랜 숙망을 표현하고 있을 따름"이라고 책을 쓴 동기를 밝히고 있다.

저자는 특히 북미간 갈등상황과 관련 "북에 대한 영토주권의 존중과 불가침의 요구는 매우 정당한 것"이라며 "정전협정의 당사자로서 조성된 위기의 현 시기에 절실히 요청되는 것은 북ㆍ미 사이의 기본관계의 설정에 있다는 것을 명확히 말하고자 한다"고 강조한다. 즉 "미국은 들어야 한다. 한국민의 요구를!" 그리고 "미국에게 말해야 한다. 한국민의 요구를!" 이제는 말로서가 아니라 몸으로 실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외정책에 큰 변화를 가져온 9.11의 진정한 원인이 미국의 이슬람 무시 정책에 있다고 보고 있는 저자는 "국제적으로 어느 나라이든지 그 입장은 편파적이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왜 미국은 중국과 프랑스, 이스라엘 등 NPT(핵비확산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다른 핵보유국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문제제기도 하지 않으면서 오직 약소국가인 북에 대해서만 의혹이 있다고 간섭하고 선제공격을 불사하겠다며 국제간의 영토주권 존중과 불가침 원칙도 무시하고 있느냐는 비판이다.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결국 "한반도의 남쪽에 살고 있는 같은 민족으로서 당사자인 우리들은 북핵문제의 의혹에 대해서 민족당사자로서의 시각을 견지해야 한다"는 말 속에 담겨 있다. 즉 북핵문제 해법을 위해서는 "우리 민족끼리 서로 공조하는 것을 한미일 공조관계보다 우선적으로 놓으려는 전제를 충족할 때만이 '7천만 대통합시대'(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말)에 걸맞는 해법이 나올 수 있으리라고 본다"는 것이다.

저자가 바라는 민족공조에 의한 통일의 꿈을 잘 표현하고 있는 시가 바로 '분단벽은 고무줄로 바꿀까'(259쪽)다. 저자는 남북을 갈라놓고 있는 분단선, 휴전선이 고무줄로 바뀌어 마음대로 넘나들 수 있는 꿈을 꾸다 이 시를 쓰게 됐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시의 전문이다.

***분단벽은 고무줄로 바꿀까**

창문 열고 바라보면 뭐가 보여
말뚝박아 담장이라고 너희 집과 우리 집
잔디밭 사이에 웬 담장이야
치워 치워 고무줄만 걸어도 되잖아
살랑살랑 너와 내가 고무줄넘기 뛰어 노는 거야
신나지 않아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데
우리들의 놀이터야, 어른들은 들어올 수 없어
바보같이 서로 많은 땅을 가지려고 다투어
우리들이 노는 자리에 들어오면 골치꺼리지 뭐야
희귀새들 날아다니는 천국, 여기가 어디야
철책선이 가로 막혀 오도가도 못하는 경계선, 휴전선이래
뭐 이런 게 다 있어, 우리가 들어가 놀자
그치, 고무줄을 걸어놓고 철책선 같은 걸랑
뽑아 던져 버리자, 너와 내가 사는 거는
땅 뺏기 놀이가 아니잖아
그런 거는 바보 같은 어른들더러 하라고 해
왜 싸울 일도 없는데 사시사철 겨루고 있어야 하니
우리끼리 사이 좋게 노는데
훼방꾼이지 뭐야, 보내버려
고무줄만 걸어도 좋아, 철책선 같은 거는 무서워
너하고 나 사이 그 사이 경게선으론 고무줄이 좋아
어른들이 만든 경게선, 휴전선은
가져가라고 해, 싸움도 안 할 텐데
무슨 철책선이야, 치워치워 고무줄이야
고무줄이 그만이야

***21일 오후 6시 출판기념회**

한편 박석률씨의 저서 '자주와 평화, 개혁으로 일어서고 있는 땅'의 출판기념회가 5.18 광주민중항쟁을 기념해 오는 21일 오후 6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교육장(시청앞 신동아화재빌딩 2층)에서 열린다. 출판기념회에는 홍세화씨를 비롯해 박형규 홍근수 학담 장영달 이부영 오종렬 이철 진관 권오헌 임채정 김승균 김근태 이창복 오연호씨가 초청인으로 참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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