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열심히 싸운 부시, 좀 쉬게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열심히 싸운 부시, 좀 쉬게나!!!

윤재석의 지구촌 Q&A <29>

Q)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본토로 귀환중인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 선상에서 5천여명의 승무원들을 모아 놓고 "9.11이후에 시작됐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하나의 승리를 거두었다"고 말해 3월 20일 이라크 침공 43일만에 사실상 전쟁 종료를 선언했는데요. 과연 이라크전은 끝난 건가요?

A) 물론 법적인 관점에서 보면 전쟁이 끝난다는 것은 아니라는 백악관 당국의 지적처럼, 이라크 내에서 아직도 소규모 전투가 계속되고 있어 부시 대통령의 선상 연설이 국제법상 공식 종전선언은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이라크 침공의 명분으로 삼았던 대량살상무기 보유와 사담 후세인 정권-테러 단체간의 연계 여부가 아직도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는데다, 부시의 이라크 침공 목표였던 후세인의 제거 또한 그의 생사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확고한 ‘종전 선언’은 무리입니다.

냉정한 시각에서 바라본다면 부시의 전투 종료선언은 선언 내용에서도 읽을 수 있듯이 일방적 종전선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요사이 이라크인들의 반미정서가 다시 고조되면서 저항이 증폭되고 있어 미군의 바그다드 진격 직후 이라크인들이 보여준 ‘親부시 反후세인’ 제스처가 진정에서 우러난 것이 아님이 백일하에 드러난 상황에서 이라크 정세는 앞으로도 한동안 혼미를 거듭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입니다.

Q)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가 사실상의 종전 선언을 강행한 이유는 뭔가요?

A) 일단 후세인이 축출돼 그 정권이 완전히 무너졌고, 새 정권 수립이 정식 논의되고 이라크에 파견한 미군 함대와 전투기 및 일부 병력이 철수하고 있는 시점에서 종전선언을 무작정 유보할 수만도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처럼 어정쩡한 방식으로 종전선언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전후 이라크 복구와 이라크 원유 공급 시스템의 정립 등 이라크 경영을 위한 수순에 가속을 붙이기 위해 미국으로선 이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처지였습니다.

아울러 이라크전으로 앙숙이 된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의 계속되는 어필을 잠재우고 이라크에서의 전반적인 기득권을 기정사실화한다는 측면에서도 이번 선언은 불가피했다고 하겠습니다.

Q) 내년도 재선의 유리한 고지 점령 등 국내에서의 입지 확보와 대외적인 프로파갠더를 위한 속셈도 개재된 것 같은데요.

A) 다분히 그렇습니다. 우선 부시 대통령이 이날 낮 미국 전역에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전투조종복을 입고 '해군1호 전투기'에 탑승, 항모 갑판에 내린 것은 그 같은 연출을 통해 승전과 종전효과를 내외에 과시하겠다는 정치적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의 엘리자베스 버밀러 기자는 이날 부시의 극적인 연설행태를 ‘레이건스러운 피날레(Reagan-esque finale)’라고까지 표현했는데요.

부시로서는 재임 후반기 국민지지를 통해 국력을 결집하고 향후 국정 주도권을 잡고 차기 대선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도 역시 이같은 방식의 종전선언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CNN방송은 “이같은 부시의 행보에 대해 민주당 일각에선 대통령 선거용 행사라고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고, 뉴욕타임스는 “환호하는 해군 병사에게 둘러싸인 부시 대통령의 모습은 2004년을 위해 가장 필요한 이미지”라고 비아냥거렸습니다.

Q)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전 선언으로 거둔 효과가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은 것 같죠?

A) 워싱턴 포스트와 ABC방송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종전 선언후 조사된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71%에 불과해 아버지 부시가 지난 91년 제1차 걸프전 종전후 받았던 압도적 지지율(91%)을 크게 밑돌았습니다.

특히 미국 유권자의 64%가 지금 미국경제가 나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부시의 재선 전망이 그리 낙관적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라크 복구사업과 이라크 원유사업 확보, 그리고 7백억달러에 이르는 전비의 의회 승인으로 군수산업체의 호황이 예상되고 있지만 부시 행정부의 경제 운용 방침에 대한 미국민들의 시각이 그리 곱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수치입니다.

Q) 그렇다면 부시로서는 강도 높은 다른 처방을 내놓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A) 부시는 이라크전에서 거둔 성과(물론 자의적인 평가에 의한 것이지만)를 토대로 이른바 불량국가들(rogue states)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 나감으로써 미국의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부시는 이라크전 종전 선언 연설에서도 “테러와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면서 “테러단체와 연계하고 대량살상무기(WMD)를 보유한 불법정권(outlaw regime)은 문명세계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며 이들과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이것은 핵개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북한과 이란 등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어 다음 타깃으로 이들 정권을 지목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영국의 BBC방송은 1일 ‘미국의 힘의 새로운 진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존 볼튼 미 국무차관이 "우리는 다수의 정권들이 WMD를 추구하는 것이 자국 이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적절한 교훈을 이라크로부터 얻어내길 바라고 있다"고 밝힌 점을 언급하며 미국의 선제공격 독트린이 앞으로 적용되는 것은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미국의 적대세력들(북한 이란 등을 지칭)은 이를 항상 고려해야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따라서 부시는 앞으로도 내치와 외교 등 양쪽 모두에서 더욱 바쁜 일정을 보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