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거두인 위르겐 하버마스(73)가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국제법을 위반한 행위"라며 "미국의 권위는 이로 인해 폐허가 됐다"고 통렬하게 비판했다.
미국내에서도 상당한 존경을 받고 있는 사회학자이자 철학자인 하버마스는 17일 독일 전국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에 기고한 글을 통해 "미국은 국제법상의 보호국이라는 역할을 포기했다"고 단언했다.
하버마스는 독일 문학가인 한스 마그누스 엔젠스베르거가 후세인 동상이 무너질 때 환호하는 이라크 국민들의 모습을 '승리의 기쁨'이라고 규정한 것에 대해 "이는 진실의 한 순간을 포함하는 도덕적인 감정으로는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버마스는 그러나 "자유의 가치는 일반적으로 자신 스스로의 정립과정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질서의 틀을 깨는 일방적인 독재와의 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부시 독트린에 대해 이는 철학에서 말하는 실용주의의 관점과 상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즉 적법성은 수출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정당(분파)의 서로 다른 관점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쟁을 통해 생성되는 것이라는 게 하버마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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