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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는 신을 인질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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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는 신을 인질로 삼고 있다"

'양철북' 작가 귄터 그라스의 부시 맹비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은 각각 자신들의 소름끼치는 목표를 위해 신을 인질로 삼고 있다."

'양철북'의 작가이자 99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독일의 대문호 귄터 그라스가 이라크전쟁의 승기를 잡고 들떠있는 부시 대통령을 향해 또다시 독설을 퍼부었다.

그라스는 "부시는 현대사회에서 그의 전임자들이 전혀 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표현하고 있다"며 "이는 부시가 증오하는 빈 라덴이 미국에 대항해 성전을 지휘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간) 독일의 한 텔레비전 토크쇼에 출연한 그라스는 "미국은 점점 더 전쟁범죄자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특히 미군이 대량살상무기 집속탄을 사용한 대목을 겨냥해 신랄히 비판했다.

집속탄은 한 폭탄 속에 들어있는 2백여개의 소형폭탄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며 운동장 크기의 반경안에 있는 탱크와 포, 군인과 민간인들을 삽시간에 초토화시키는 대량살상무기다. 집속탄은 또 폭발시 불발할 가능성이 높고 완전히 폭발되지 않은 유탄들이 전쟁 후에도 남아 민간들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이 많아 국제인권단체들은 대표적인 비인도적 대량살상무기로 규정하고 있다. 미군은 이 집속탄을 5백만명의 민간인이 살고 있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도 사용했다.

이라크 어린이들은 특히 집속탄으로부터 상당한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 이는 집속탄이 미영군의 비행기에서 떨어뜨리는 지원물품(음식물) 봉투와 같은 노란색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의 아동보호기구인 유니세프(UNICEF)는 지난 4일 미영군에게 음식물 봉투의 색깔을 바꾸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라스는 "미국은 심판받아야 한다"며 "미국은 전쟁에서 이길지 모르나 진정한 패자들은 미국일 것이다. 왜냐하면 미국은 자국에 대한 평판에 심각한 훼손을 가져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 정부는 독재자 타도를 외치면서도 자국의 대외정책에 도움이 되는 한 독재자들과 잔인한 정권들을 지지해왔다"고 비판했다.

'양철북'을 통해 나치즘의 허상을 신랄히 비판했던 대문호 귄터 그라스. 그의 눈에 부시는 또다른 나치즘의 재현으로 비치는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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