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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17일까지 결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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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17일까지 결정하라"

부시, '이라크전쟁' 사실상 선언

"우리는 17일이 세계를 위한 진실의 순간(결정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6일 포르투갈령 아조레스 제도에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와 긴급정상회담을 갖고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을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은 단 하루만 남았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압박하고 이라크전 개전을 위한 마지막 입장을 정리했다.

부시 대통령은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담 후세인은 무장해제를 요구하는 유엔 안보리의 요구를 오랫동안 충분히 무시해왔다. 17일은 따라서 세계를 위한 진실의 순간이 될 것이며 후세인에게는 결정적인 며칠의 시간이 남아 있을 뿐이다. 후세인은 모든 요구를 충족시키든지 아니면 이라크를 떠나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이라크를 해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17일 대국민연설 통해 이라크 최후통첩 발표**

그는 "우리는 17일 외교가 작동하는지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유엔 안보리가 그들의 의무를 충족시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17일 오후(현지시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최후통첩을 발표하는 대국민 연설을 할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은 또 "유엔 안보리가 테러와의 전쟁을 위한 과제를 지금까지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비판하고 "사담 후세인은 지난 12년간 유엔 안보리의 요구를 따르지 않음으로써 이를 무시해왔다"고 주장했다.

부시는 또 "이라크는 대국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이는 이라크가 민족 모두의 자유와 평등, 복지를 위한 민주적인 국가형태를 수립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이라크 민족의 능력을 재건에 사용하기 위해 과도정부를 세울 것"이며 "이라크의 천연자원은 다시 이라크 국민 모두를 위해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설을 마친 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프랑스를 직접 겨냥해 "프랑스는 이라크 문제에 대해 미국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면서도 아직 이를 실현하지 않고 있다"며 "프랑스는 이미 거부권 행사를 선언함으로써 스스로의 카드를 내보였다. 국제사회는 내일 프랑스가 어떤 카드를 갖고 있는지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만일 군사력이 요구된다면 우리는 이라크 국민이 자유 이라크를 건설하도록 돕는 과정에서 광범위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신속히 새 안보리 결의안을 추구할 것"이라며 새 이라크 결의안에 대한 안보리 표결을 강행할 방침임을 밝혔다. 그는 또 새 이라크 결의안이 24시간내에 안보리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유엔 개혁에 나설 의향을 표명하기도 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또한 국제사회가 이라크에 대해 믿을 만한 최후 통첩을 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논의는 단지 '지연'에 불과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동참을 호소했다. 블레어 총리는 "사담 후세인은 마지막 기회를 가졌으나 사용하지 않았다. 우리는 지금 후세인이 국제사회의 전체 의지에 맞서 저항을 계속할 경우 국제사회를 위해 후세인에 대한 무력사용을 승인하는 강력하고도 통일된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마지막으로 호소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주로 미국과 영국 기자들에 의한 부시 대통령과 블레어 총리와의 일문일답으로 진행됐으며 십여개의 질문과 답변이 오간 후 끝났다. 3개국 정상은 이날 회견에서 이라크에 대한 유엔 경제제재 해제, 인도적 지원 확대 등 전후 이라크 경제재건에 총력을 기울일 것임을 공언하기도 했다.

이라크 전쟁 기간과 관련,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은 16일 미국이 이라크 전쟁을 시작할 경우 수주내에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체니 부통령은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 프로그램에 출연해 "군사작전에 대해 상당한 신뢰를 갖고 있다. 군사작전은 상대적으로 빨리, 즉 수개월이 아니라 수주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체니 부통령은 또 NBC와의 인터뷰에선 "30일, 혹은 60일, 혹은 더 많은 시간을 주더라도 후세인이 무장해제 요구를 충족시킬 것으로는 믿지 않는다"고 밝혀 사실상 더 이상의 사찰기간 연장은 받아들일 용의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부시, 시라크의 최후통첩 수용후 30일 사찰연장도 거부**

미국은 한편 16일 오후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긴급제안한 수정안을 거부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수정안을 통해 처음으로 최종시한을 수용하며 사담 후세인의 무장해제를 위해 1백20일이 아닌 30일만 허용하자고 제안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이라크 무가시찰단이 제안하는 것은 내가 수용해야만 하는 것으로 보인다. 무기사찰단은 18일 유엔 안보리 보고에서 전쟁 없이도 이라크 무장해제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라크 전쟁 최일선에 투입할 헬기 3백여대와 전투병력 수송차량 1천여대를 쿠웨이트 북서부 사막 최일선에 배치했다. 16일(현지시간) 쿠웨이트 북서부 카발 사막 캠프 펜실베이니아에 위치한 101공중강습사단(AAD) 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군은 최근 쿠웨이트 남부 슈웨이크항에 도착한 항모에서 1천여대의 차량을 인도받아 캠프 펜실베이니아, 뉴저지, 뉴욕, 버지니아, 우다리, 선더 등 각 캠프별로 이송했다.

***이라크 "미국 공격시 전 세계 육해공에서 반격 감행할 것"**

한편 부시 대통령의 사실상의 전쟁선언 이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이라크가 공격을 받을 경우 전세계의 육해공에서 전쟁을 감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날 군지휘관 회의에서 "적은 대규모 전쟁을 시작할 때 우리와의 전투가 전세계의 하늘과 땅, 바다로 열려 있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라크 관영 INA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또 이라크가 대량파괴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미국과 영국의 주장에 대해 "대량파괴무기가 나이 든 여인의 두건이나 스카프에 숨길 수 있는 바늘이라도 되느냐"고 반박하고 "우리에게 대량파괴무기를 만들 시간과 필요한 수단을 제공하면 그같은 무기를 만들겠다. 그러면 그때 우리는 그들을 초청해 대량파괴무기를 파기하도록 하겠다"고 농을 던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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