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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적 영웅 김대중과 새로운 기대주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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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적 영웅 김대중과 새로운 기대주 노무현"

독일 한델스블라트 '金ㆍ盧 삶과 업적ㆍ과제' 평가

25일 한국 헌정사상 최초의 정권교체를 이룬 김대중 전 대통령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시대가 시작됐다. 국내외 언론들이 대부분 새로 부상하는 노 대통령에게만 관심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에서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가 24일 '한국의 권력교체'란 논평기사를 통해 비극적 영웅 김 전 대통령의 업적과 삶, 새로운 기대주자 노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와 과제를 비교해 주목을 끈다.

한델스블라트는 '한국의 권력교체-비극적 영웅 김대중과 새로운 기대주자 노무현(Machtwechsel in Südkorea-Roh Moo-Hyun übernimmt Präsidentenamt von Kim Dae-Jung Tragischer Held und neuer Hoffnungsträger'이란 긴 제목의 기사에서 김 전 대통령을 '높은 학식을 갖춘 농부의 아들'이라고 묘사하며 어려웠던 정치적 역경을 극복하고 한국의 민주화 촉진과 경제회복, 남북관계 정상화를 통한 노벨평화상 수상을 업적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그러나 한국의 국민영웅 김 전 대통령은 측근과 아들들의 부정부패로 이미지가 실추되며 추락했다고 전하면서 하지만 그를 "존경하는 사람들은 그런 실수의 대부분에 역사의 외투가 덮여지면 이 국가지도자의 치적이 다시 전면으로 부각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델스블라트는 "김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동시에 후임자 노무현 당선자에 대한 기대를 의미한다"며 "이제 노 당선자는 '위대한 아버지'의 후계자가 아니라 기대주자"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독학으로 변호사가 됐고, 친 노조성향의 정치인이었던 노 대통령의 경력은 "그가 매우 강한 의지의 소유자임을 말해준다"며 "두 달에 걸친 정권인수기간 동안 노 당선자는 자신의 카리스마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으며, 주관이 뚜렷한 인물임을 보여주었다"고 호평했다.

그러나 신문은 노 대통령이 극복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무엇보다 '개혁과 자율화 정책이 사회적 간극을 확대시키는 것을 방지해야 하며 대북평화정책을 유지하기 위해 동맹국가인 미국에 맞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있었던 많은 입장발표에서 극도로 일반적인 태도를 견지해 왔던 노 당선자는 이제부터 구체적인 사안들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한델스블라트가 24일 보도한 관련기사의 주요 내용.

***한국의 권력교체-비극적 영웅 김대중과 새로운 기대주자 노무현(Machtwechsel in Südkorea-Roh Moo-Hyun übernimmt Präsidentenamt von Kim Dae-Jung Tragischer Held und neuer Hoffnungsträger/독일 Handelsblatt, Nicole Bastian**

한때 한국 국민들의 영웅이었던 김대중 대통령이 추락했다. 그는 25일 자신의 직책을 노무현 당선자에게 넘겨준다. 이제 노 당선자는 공약했던 바대로 동맹 파트너인 미국을 불쾌하게 만들지 않으면서도 그에 맞서야 한다.

야당 투사 김대중씨가 한국 대통령으로 선출된 사실이 마치 전 국민의 축제인양 환영을 받았던 것이 정확하게 5년 전이다. 그 전까지 김 대통령은 형무소 수감, 망명생활에 가택연금, 살해 기도와 조국의 군사정권이 내린 사형선고까지 감내해야 했다.

그러나 높은 학식을 갖춘 농부의 아들은 한국의 민주화 및 공산주의 북한과의 화해를 향한 희망을 잃어버린 적이 단 한번도 없다. 대통령 선거에서 3차례 낙선하기도 했다. 그는 73세가 돼서야 드디어 한국의 최고 직책에 취임했다. 그의 일생일대의 역작은 북한 지도자 김정일과의 정상회담과 2000년 10월에 있었던 노벨평화상 수상인 것 같다.

그러나 그로부터 채 2년 반이 지나지 않아 국민 영웅의 이미지는 대단히 실추됐다. 김정일과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이 약 1억7천4백만유로(현대상선의 2억달러 대북송금 지칭: 편집자)를 지불하고 산 것이라고? 얼마 전 김대중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며칠 앞두고 북한에 돈을 송금했던 사실을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그는 이것이 국고에서 지출된 돈은 절대 아님을 확실히 하면서도, 현대그룹의 대금지불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허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통령은 사법수사를 거부했다. 그리고 야당과 언론이 불신감을 갖도록 만들었다.

청렴결백한 인물로서의 그의 이미지는 이미 전부터 손상을 입고 있었다. 먼저 그의 정치적 측근들 내부에서 발생한 부정부패 사건들을 통해서다. 이후 그의 세 아들들 중 두 명이 뇌물수수와 탈세로 인해 구속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유교의 영향이 강한 한국에서 이는 아버지 책임으로 돌아간다. 김 대통령 스스로 자식들의 과실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불행한 사건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올해 78세인 김대중 대통령은 이제 늙고, 금욕적이며 기력이 쇠진해 보인다. 이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존경하는 사람들은 그런 실수의 대부분에 역사의 외투가 덮여지면 이 국가지도자의 치적이 다시 전면으로 부각되기를 기대한다. 한국에 민주화를 촉진시킨 것과 대북정책의 기본노선외에도 경제학을 연구한 이 인물이 1997년 아시아 경제위기 후 오늘날 거의 6%에 이르는 경제성장률을 가능하게 한 초석을 놓았다는 점도 치적에 포함된다.

김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동시에 후임자 노무현 당선자에 대한 기대를 의미한다. 이제 노 당선자는 '위대한 아버지'의 후계자가 아니라 기대주자인 것이다. 특히 젊은 세대는 높은 학식을 갖춘 김대중 대통령 다음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대통령을 원하고 있다. 독학으로 변호사가 됐고, 친 노조성향의 정치인이었던 올해 56세의 노 당선자는 개혁과 자율화 정책이 사회적 간극을 확대시키는 것을 방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노 당선자는 동맹국가인 미국에 맞서야 할 입장이다.

두 달에 걸친 정권인수기간 동안 노 당선자는 자신의 카리스마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으며, 주관이 뚜렷한 인물임을 보여주었다. 북한 핵 분쟁으로 인해 노 당선자는 국제적 경험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국제외교 무대에 올라야 했다. 이와 관련해 노 당선자는 분명한 입장을 취했는데, 사람들 대부분에게는 그게 너무 분명하게 비쳐졌다. 노 당선자는 북한의 군사적 침공의 아주 미미한 가능성마저 배제했다. 심지어 노 당선자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관계자들은 핵 보유국 북한에 대한 경제원조까지도 언급했다.

노 당선자는 주한미군의 일부를 서울 시내 밖으로 이동시키도록 미국을 설득하기로 단단히 마음을 먹은 듯 하다. 또 다른 목표는 재벌기업들에 상당한 제한을 가하는 것이다. 노 당선자의 경력은 그가 매우 강한 의지의 소유자임을 말해준다. 동시에 그는 동맹국 미국이나 한국의 주요 기업들에게 자신의 선의를 믿도록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는 프로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조선일보'같은 보수성향의 신문은 "노 당선자와 그의 주변인사들은 나라를 약간 정도가 아닐 만큼 불안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 때문에 노 당선자는 요구되는 안정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전문인력들을 내각에 불러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25일 발표될 노 당선자의 내각구성이 긴장속에서 기다려지고 있다. 지금까지 있었던 많은 입장발표에서 극도로 일반적인 태도를 견지해 왔던 노 당선자는 이제부터 구체적인 사안들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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