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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스펠드, 독일친척들에게 파문 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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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스펠드, 독일친척들에게 파문 당하다"

이라크전 추진에 분노, "그는 美국방장관일뿐"

미국 부시 정부의 대표적 매파인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이라크전에 반대하는 독일내 친척들로부터 "친척의 연을 끊겠다"는 최후통첩을 받았다.

한때 독일 브레멘 교외의 바이에-주드바이에에 사는 럼스펠드 가문에게 미국에서 출세한 도널드 럼스펠드 장관은 자랑스런 사촌이었다. 그러나 그가 이라크전을 위해 유럽국가들을 설득하러 동분서주하고 있는 지금은 더 이상 그렇지 않으며 '잊고 싶은 친척'이 됐다고 영국의 텔리그래프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 부시 행정부내 대표적 매파인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이라크 전쟁 추진으로 인해 최근 어렵게 찾은 독일 친척들로부터 친척의 연을 끊자는 비판을 받고 있다.>

***"럼스펠드는 미국의 국방장관일뿐"**

럼스펠드가 유럽 국가들에게 이라크 전쟁 지지와 참여를 호소하려고 국제안보회의가 열린 독일의 남부도시 뮌헨을 방문한 지난 8일 뮌헨시에서는 2만여명의 시위대가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호소하는 반전시위를 벌였다.

럼스펠드의 먼 친척인 카린 케세레씨(59)는 "우리는 럼스펠드가 뮌헨에서 이라크 전쟁으로 사람들을 내몰고 있는 것을 끔찍하게 생각한다"며 "우리가 그의 친척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케세레씨의 모친인 마가레테 럼스펠드씨(85)는 딸과 마찬가지로 럼스펠드를 경멸했다. 그녀는 "우리는 더 이상 럼스펠드 장관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오늘날 그는 단지 미국 국방장관일 뿐이다. 그러나 신의 가호로 그가 전쟁을 시작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25년 전만 해도 브뤼셀 소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미국 대사로 부임한 럼스펠드를 '잃어버렸다 다시 찾은 친척의 하나'로 대대적으로 환영했었다.

***럼스펠드 국방장관, 독일 친척과 교분 쌓으려 노력**

럼스펠드 장관은 다른 미국인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유럽 뿌리를 찾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먼 친척뻘인 바이에-주드바이에 럼스펠드 가족과 교분을 쌓아왔다.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4대조인 하인리히 럼스펠드 고조 할아버지가 19세기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며 독일 친척들과의 인연이 끊겼었다.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벽돌공장을 하는 마가레테 럼스펠드씨(남편은 디트리히 럼스펠드) 가족의 자택을 이미 세 차례 방문했다. 그는 지난 휴가 때는 럼스펠드 가족으로부터 점심식사로 닭고기 수프와 돼지바베큐 요리를 대접받기도 했다.

카린 케세레씨(럼스펠드 가족 출신)는 "그 잔치는 결혼식 행사처럼 모든 가족들이 모인 흥겨운 자리였다"며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성실하고 좋은 사람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의 전쟁에 대한 야욕은 매우 수치스러운 것"이라고 밝혔다.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성장했다는 그녀는 사담 후세인과의 교착상태를 풀기 위해 전쟁이 아닌 다른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라크 문제는 전쟁이 아닌 평화적 해결방법 찾아야"**

그녀는 "나는 전쟁중 태어났으며 전쟁의 폐허를 보고 자랐다. 나의 어머니는 전쟁을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며 "이라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평화적인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럼스펠드 가족의 이같은 견해는 독일 국민 대다수의 반전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한다. 독일 국민중 60% 이상은 전쟁을 반대하고 있으며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평화를 위협하는 나쁜 인물로 미움을 받고 있다.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그동안 독일과 프랑스를 '늙은 유럽'이라고 표현해 양국의 분노를 산 데 이어 최근에는 독일을 리비아와 쿠바에 비교했다가 곧바로 사과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 8일 뮌헨에서 독일과 프랑스가 제시한 이라크 평화유지군 파견안을 의미없는 것이라고 냉소적으로 받아들이고, 독일 프랑스 벨기에가 나토의 이라크 전 준비를 위한 군 파병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한 데 대해 동맹관계를 해치는 행위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스스로 자신이 퉁명스러운 사람임을 시인하면서도 독일 친척들의 비판에 대해서는 "내 가족들은 독일 북부지역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곳 사람들은 직접적이고 분명하게 말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럼스펠드가 자신을 이해해주리라고 주장했던 바이에-주드바이에 럼스펠드 가족들의 생각은 달랐다. 케세레씨는 "우리는 모두 솔직하게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우리들간의 관계는 너무 많이 나갔다"고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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