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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 독일문화원 도서관 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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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평양에 독일문화원 도서관 건립

독일 FAZ, "북핵문제에도 문화교류는 계속돼"

북한 평양에 시사적이고 검열도 거치지 않은 독일 신문과 잡지, 서적, 컴퓨터 등이 갖춰진 독일도서관이 들어선다. 서울에 있는 독일문화원이 북한 외교부 산하 국제문화교류위원회와 독일도서관 건립을 논의중이며 이미 평양 시내에 있는 천리마 문화회관 3층에 독일문화원 도서관이 들어서는 것으로 합의가 돼 있다는 것이다.

***평양에 독일도서관 설립**

독일 전국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5일(현지시간) '시사적일 것, 검열은 없을 것'이란 기사에서 독일도서관은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로운 이용 보장을 조건으로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며 우베 슈멜터 서울 독일문화원 원장의 사업계획과 현재 추진상황을 자세하게 보도했다.

FAZ는 국가가 지정한 선전용 책의 홍수에 빠져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독일도서관이 건립된다면 이는 "작은 혁명에 버금가는 일이 될 것"이라며 비록 언어적인 장애는 있겠지만 현재 독일 동향을 있는 그대로 알릴 수 있는 큰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슈멜터 원장은 FAZ와의 인터뷰에서 평양 도서관 건립계획은 사실 지난해 8월 북한 관리들이 관심을 표명하며 시작된 것으로 이용자들에게 어떠한 제한도 주면 안 된다는 독일측 요구에 북한이 지금까지 어떤 반대도 하지 않았다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는 "북한은 무엇보다도 이 도서관이 학술서적의 매개 장소가 돼 주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내용적으로는 기술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에 반해 독일측은 역사, 현대사, 문화, 언어, 법, 그리고 경제관련 서적들도 제외될 수 없으며 독일의 최근 동향과 관련 정보 및 컴퓨터, CD-ROM도 갖춰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FAZ는 평영 도서관 건입이 독일 외무부와 뮌헨의 독일문화원 본부에 의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북한의 핵위기와 관련해 문화적 교류가 또 다른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슈멜터 원장은 "정치적으로 어려운 시점에서 긴장완화를 위한 방안으로 대화의 채널을 열어 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가는 독일 역사가 증명해 주고 있다"며 "이외에도 독일은 분단 체험의 공유로 인해 한국뿐만 아니라 북한에서도 일종의 도덕적 귄위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이같은 독일과 북한의 문화적 접근에 대해 "그동안 다른 유럽국가들도 북한과 수교를 맺었지만 지금까지는 오로지 독일 문화기관만이 공산주의 북한내에 서방과의 문화교류를 위한 창구를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북한의 핵개발 재개가 북한과의 화해정책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동안 문화는 조용히 제 길을 가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독일 FAZ가 5일 보도한 기사의 주요 내용.

***시사적일 것, 검열은 없을 것/FAZ, 2.5.**

평양에 있는 김일성 대학은 독일 문학관련 자료들을 상당량 갖추고 있다. 독일 학부에서는 귄터 그라스의 책도 찾아볼 수 있다. 물론 극소수에게만 강독이 허락된다. 이런 책들은 자물쇠로 잠긴 유리책장 안에 보관돼 있다. 이런 독일 문학서적 소장 규모는 곧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한과 서울에 있는 독일문화원은 평양에 도서관을 건립하는 문제를 협상중이다. 서적들 뿐만이 아니라 비디오, 컴퓨터, CD-ROM, 신문ㆍ잡지까지 갖추고 지금까지 정보화 시대에 비켜서 있던 북한 주민들에게 개방하는 도서관이다.

서울에 있는 독일문화원 원장으로 2001년 초부터 분단된 한반도의 북쪽, 즉 북한관련 업무까지 맡고 있는 우베 슈멜터 원장은 이 도서관 건립이 북한에게는 획기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만약 북한이 독일의 요구에 부응한다면 이는 작은 혁명에 버금가는 일이 될 것이다.

이 도서관은 시사적이고, 검열도 거치지 않은 자료들을 소장하게 될 것이며, 주민들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돼야 한다. 또한 이용자들에게 특정한 서적들만을 읽도록 제한을 두어서는 안 된다. 놀랍게도 북한은 이런 요구에 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슈멜터 원장은 "지금까지 북한측으로부터 어떤 반대의 말도 듣지 못했다"고 말한다.

북한에서 읽을 책을 구하는 사람들은 국가가 지정한 선전용 서적의 홍수 속에 빠지게 된다. 위대한 지도자 김일성의 인생과 치적, 자급자족을 선전하는 주체사상과 관련된 서적들이 책장을 수 미터씩 채우고 있다. 북한 주민들이 읽을 수 있는 서적들은 상급 기관에서 결정하며, 따라서 강독이 허가되는 서적들의 수는 아주 적다. 정치관련 외국 잡지들은 아주 인기 있는 선물이다. 정치 지도부의 엄격한 감시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휴전선 너머 한국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그런 만큼 도서관을 건립함으로써 현재의 독일 동향을 북한에 알린다는 것은, 비록 언어가 장애가 된다고 할지라도 대단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8월 글라스고우에서 개최된 국제 도서관회의에서 북한 대표들은 서울 독일문화원측에 독일 도서관 건립에 관심을 표명했다. 도서관 건립 아이디어의 발단은 1989년 동구권 대변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련이 붕괴한 후 새로운 국가들이 우후죽순으로 건국됐지만 그 수만큼 독일문화원을 개관할 수는 없었다. 기존의 도서관이나 다른 문화관련 기관들에 독일 문화원 도서관을 부설하고 정보교류 요구를 충족시키며, 시청각 자료들과 활자매체 자료들을 공급했지만, 담당직원 파견까지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북한에서는 외교부에 소속되어 있는 '국제문화교류위원회'에서 도서관 건립문제를 담당하고 있다. 도서관이 들어갈 건물도 이미 준비돼 있다. 평양 시내에 있는 천리마 문화회관의 3층에 독일문화원 도서관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여러 차례에 걸쳐 북한을 방문한 바 있는 슈멜터 원장은 지난해 12월 방북시 이 곳을 둘러볼 수 있었다. 슈멜터 원장은 시설이 잘 갖춰진 행사장이 8백명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영화 상영실로 적당하며 소규모 전시회 개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북한은 무엇보다도 이 도서관이 학술서적의 매개 장소가 돼 주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내용적으로는 기술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반해 독일측은 역사, 현대사, 문화, 언어, 법, 그리고 경제관련 서적들도 제외될 수 없으며 독일의 최근 동향과 관련 정보 및 컴퓨터, CD-ROM도 갖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소장서적들의 대출, 그리고 우편 대출까지 가능케 한다는 점에 비중을 두고 있다.

슈멜터 원장은 "우리는 새로운 충격을 받고 서울로 돌아왔다. 북한이 조속한 시일 내에 도서관이 건립되기를 바라고 있으며 정보의 흐름을 자유롭고 용이하게 할 것이라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믿고 있으며 일단 시작으로 음반과 CD-ROM, 비디오, 잡지들을 포함해 6천여 소장품들을 준비할 생각이다.

독일 외무부와 뮌헨의 독일문화원 본부는 적극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북한의 핵위기와 관련해 문화적 교류가 또 다른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슈멜터 원장은 정치적으로 어려운 시점에서 긴장완화를 위한 방안으로 대화의 채널을 열어 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가는 독일 역사가 증명해 주고 있다고 말한다. 이외에도 독일은 분단 체험의 공유로 인해 한국뿐만 아니라 북한에서도 일종의 도덕적 귄위를 가지고 있다고 부연한다.

그동안 다른 유럽국가들도 북한과 수교를 맺었지만 지금까지는 오로지 독일 문화기관만이 공산주의 북한내에 서방과의 문화교류를 위한 창구를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북한의 핵개발 재개가 북한과의 화해정책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동안 문화는 조용히 제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서울의 독일문화원은 3월 평양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영화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4월에는 북한과 공동으로 고전 및 현대음악 연주회도 개최한다. 남북정상회담 3주년을 맞는 6월 15일에는 사상 최초로 독일과 북한의 문학인들이 평양에서 만난다. 가을에는 독일 감독 베르너 헤어초크(Herzog)가 평양에서 처음 개최되는 독일영화 회고전에 참석할 것이다.

슈멜터 원장은 다음 해에 볼프강 페테르센(Petersen) 감독을 북한에 파견하고 싶어한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들은 북한측으로부터 '안돼(Nein)'이라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이런 주장은 한국의 어느 누구도 할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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