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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더 "유럽분열은 내 책임이 아니다"

부시행정부는 獨ㆍ佛 제쳐 두고 이라크전쟁 추진

이라크 전쟁을 앞두고 미국과 독일ㆍ프랑스간 갈등의 골이 점차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내에서도 이라크전에 대한 찬반입장에 따라 유럽연합의 분열현상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유럽 8개국 정상들이 지난달 30일 성명을 통해 미국의 이라크 전쟁 지지를 선언한데 대해 유럽 분열을 자초하고 있다며 화를 냈다. 슈뢰더는 4일 독일 공영방송 ZDF의 '정책질의(Was nun)?'란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8개국 정상들은 유럽연합 국가들의 합의를 내용적으로 이탈한 것은 아니지만 자국 외무장관들의 입지를 축소시켰다"며 "이는 다시 정상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슈뢰더 총리는 "유럽이 분열된 것은 내 정책의 결과가 아니다"면서 "8개국 정상들의 행동은 조금도 바람직한 일이 아니며 유럽 공동의 외교정책은 아직 걸음마단계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헝가리 폴란드 덴마크 체코 등 유럽 8개국 정상들은 지난달 30일 이라크를 무장해제시키는 데 유럽대륙이 미국과 함께 앞장서야 한다는 촉구성명을 발표했다. 8개국 정상들은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에 실린 성명에서 미국과 유럽대륙의 관계가 세계 안보를 위협하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 의해 희생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독일과 프랑스가 미국의 일방적 이라크 전쟁 추진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 8개국 정상들의 이같은 선언은 슈뢰더 독일 총리와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부시 행정부 입장에서는 독일과 프랑스의 동의 없이도 이라크 전쟁의 명분에 대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자신들의 주장을 재확인시켜준 상황을 초래했다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물론 일방적인 이라크 전쟁을 추진중인 부시 행정부에 대한 비판과 동시에 미국에게 분명한 반기를 들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에 대한 중립적인 유럽 국가들의 불만도 존재한다.

장-클로드 융커(Juncker) 룩셈부르크 총리는 4일 독일 일간지 디 벨트와의 인터뷰에서 "각국 정부들은 어떤 외교적 문제에 있어서도 유럽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여지는 남겨두면서 자국의 외교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며 슈뢰더 총리의 이라크 정책을 독단적이라고 비판했다. 슈뢰더 총리의 분명한 반전주의가 오히려 유럽 국가들의 일치된 목소리를 내는 데 장애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상황 변화 때문인지 부시 행정부가 프랑스와 독일을 제쳐 두고 이라크 전쟁을 추진하려는 움직임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리처드 펄 "프랑스는 더 이상 미국 맹방 아니다"**

리처드 펄 미국 국방부 정책자문위원장은 4일 이라크인 망명자들과 미국 중동ㆍ안보담당 관리들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연설을 통해 프랑스와 독일의 대 이라크 정책을 신랄한 어조로 비판하며 프랑스는 이제 더이상 미국의 맹방이 아니라고 주장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레이건 행정부에서 국방차관보를 지낸 펄 위원장은 이라크 군사행동에 대한 독일의 지지 거부를 "국민의 신뢰를 잃은 총리의 탈선"이라고 비판하고 그러나 프랑스의 태도는 이보다 더욱 위험스럽고도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독일과 프랑스가 이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포함한 대서양 공동체에 매우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며 "나토가 옛 맹방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을 개발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앞으로 나토 결속에 대해 거론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펄 위원장은 특히 수시로 미국 정책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온 프랑스에 대한 반감을 숨기지 않은 채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마음속 깊숙이 사담 후세인이 다른 어떤 후계자보다 낫다고 믿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또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지난 2일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것에 대해 "나는 전세계에서 미국의 역할을 축소시키는데 혈안이 되어있는 세력이 프랑스에 존재한다고 오래 전부터 생각해왔다. 이는 자기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크게 상실한 독일 총리의 입장보다 훨씬 커다란 골칫거리"라고 강조했다.

펄 위원장이 부시 행정부의 관리는 아니지만 국방부 고위 민간인 고문이란 준 관리적 위치를 갖고 있으며 게다가 체니 부통령이 이끄는 극우강경파의 일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그의 발언은 프랑스와 독일에 대해 부시 행정부가 느끼고 있는 당혹감과 배신감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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