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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지도 않는 핵계획을 어떻게 포기하란 말인가"

북 외무성 국장 "핵계획 시인한 적 없다"-조선신보 보도

"있지도 않는 핵계획을 어떻게 포기하란 말인가." 북한 외무성 오성철 국장이 일본 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대북대화의 전제조건으로 핵계획 포기를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 북한측의 입장을 설명한 말이다.

오 국장은 조선신보 인터넷판이 23일 보도한 인터뷰에서 지난해 10월 평양을 방문한 제임스 켈리 부시 대통령 특사가 북한이 처음에는 핵개발계획을 시인하지 않다가 나중에 증거를 들이대자 시인했다고 말한 것에 대해 "증거를 내놓으라고 우리가 요구했는데 특사는 위성사진이란 것도 내놓지 않았다. 어디서 핵개발을 하는가 지역을 똑똑히 찍지도 못했다"며 북한은 이를 시인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미국 정부는 북한의 우라늄농축 계획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공개하지 않았으며 미국 언론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 정보기관들도 우라늄농축 시설이 북한 어디에 있는 모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북한이 켈리 특사에게 밝힌 것은 "당신들이 계속 강압적으로 나온다면 우리는 지금 핵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 자기를 지키기 위하여 핵무기는 물론 그보다 더한 것도 가질 권리가 있다"는 말 뿐이었으며 켈리 특사가 이 말을 핵개발시인으로 착각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런 여지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회담의) 첫 단계에서 그들이 주장한 '농축우라늄에 의한 핵무기제조계획'을 부정했다"고 덧붙였다.

오 국장은 북한의 북미불가침조약 체결 주장에 대해 "미국은 우리를 보고 핵무기, 미사일로 자기 나라와 동맹국들을 위협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또한 우리는 미국이 조선반도 주변에 무장장비를 갖다 놓고 항시적으로 위협한다고 하고 있다. 두 나라가 다 침략의 위험을 느끼고 있다는 소리다. 그러한 우려를 어떻게 불식시킬 것인가. 별로 복잡한 일이 아니다. 서로의 침략의사 포기를 조약으로, 법적으로 확인하면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국장은 또 미국이 북한의 핵개발계획 시인 조작극을 만들어낸 후 이제는 오히려 궁지에 몰린 상황이 됐다며 NPT 탈퇴 등 북한이 지금 취하고 있는 모든 조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배짱과 용단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조선은 인구도 령토도 큰 나라가 아니다. 그러나 미국이 대국을 자처한다면 당연히 우리도 대국의 자세로 사고하고 행동해야 한다는것이 우리 지도자의 확고한 의지이며 변함 없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조선신보가 지난 18일 인터뷰를 실시하고 23일 평양발로 보도한 오성철 북한 외무성 국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조선신보가 사용하는 맞춤법을 그대로 살려 게재한다.

***"적대의사 포기를 확인할 수 있는 대화라야 한다"**

조선의 핵무기전파방지조약탈퇴(NPT)로 조미 핵대결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였다.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어떻게 찾겠는가. 외무성 오성철국장을 만나 조선정부의 기본립장에 대하여 이야기를 들었다.

***"있지도 않는 핵계획을 어떻게 포기하란 말인가"**

조선신보: 올해 들어 미국이 종전의 립장에서 선회하여 《대화의지》를 표시하기 시작했다. 어째서 1월 10일의 시점에서 핵무기전파방지조약에서의 탈퇴를 선언하지 않으면 안되였는가.

오성철 국장: 1월 6일 국제원자력기구 관리리사회에서 채택된 부당한 《결의》가 직접적인 계기이다.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핵계획》을 즉시 포기하라는 내용인데 기구 총국장은 몇주일내에 우리가 《결의》를 리행하지 않으면 유엔안전보장리사회에 넘겨 제재를 가할 것이라는 최후통첩까지 하였다.

이러한 압력소동의 막후조종자는 미국이다. 핵문제의 장본인이 미국인데 이번 《결의》는 국제원자력기구가 미국의 대조선압살정책의 하수인으로 전락되였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잘못해서 제재를 받아야 하는가. 애당초 우리는 《핵계획》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무엇을 검증해야 하며 무엇을 포기하란 말인가.

년초에 워싱톤에서 미, 일, 남조선당국자의 3자협상이 진행되여 핵문제를 대화의 방법으로 평화적으로 풀데 대한 문제가 제기되였는데 미국도 기본적으로 동의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조건부가 있다는것이다. 《선핵포기》요구이다.

이런 상황을 두고 서방언론은 마치도 미국이 대화와 협상을 요구하는데 조선이 여기에 잘 응해 나서지 않는 것처럼 사태의 진상을 잘못 리해하고 있다. 우리는 대화를 하자는 립장이다. 대화가 이루어 질 수 없는 책임은 미국측에 있다.

***협박하려다가 골탕 먹은 미국특사**

조선신보: 이번 사태의 발단은 조선의 《핵개발시인》문제이다. 그 진상을 설명해 줄 수 있는가.

오성철: 작년 10월 미 국무성 제임스 케리 차관보가 대통령특사로서 평양을 방문하였다.

우리의 립장은 쉽게 말하면 무슨 소리하는가 들어 보자는 것이였다. 당시로서는 미국과 마주 앉아 무슨 문제를 론의해야 할 필요성을 특별히 느끼지 않았다. 우선 미국이 조미기본합의문이나 성실히 리행하라는 것 이외 할 말이 없었다. 그런데 미국측에서 평양에 오겠다고 하니 일단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내용이 우리의 구미에 맞으면 더 높은 급에서도 토론해보자는 자세로 림했던것이다.

그런데 특사는 우리와 마주 앉자마자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지 않는가. 자기들의 위성자료에 의하면 우리가 농축우라니움에 의한 《핵개발》을 지하에서 새롭게 하고 있다, 이것은 조미기본합의문 위반이니 당장 중지하라고 하면서 오만무례한 강도적 론리를 들고 나온 것이다.

우리는 그런 허위정보에 끄덕하지 않았다. 미국이 지금까지 부당한 구실을 내걸고 우리에 대한 고립압살책동에 계속 매달리면서도 언제 한번 정확한 자료를 가지고 해본 적이 있는가. 그럼 좋다, 증거를 내놓으라, 우리가 요구했는데 특사는 그 위성사진이란것도 내놓지 않았다. 어디서 《핵개발》을 하는가, 지역을 똑똑히 찍지도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특사에게 말해 주었다. 당신들이 《핵개발》을 운운하지만 조선은 현실적으로 미국의 핵위협을 상시적으로 받고 있다, 당신들이 계속 강압적으로 나온다면 우리는 지금 핵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 자기를 지키기 위하여 핵무기는 물론 그보다 더한 것도 가질 권리가 있다. 이건 자주독립국가의 본성적인 요구이다. 그따위 강도적 요구를 들고 나왔다면 당신들과 더 이상 말할 게 없다. 이렇게 단호하게 쫓아 버린 것이다. 케리의 평양방문의 내막이란 바로 이렇다.

조선신보: 권리를 주장한 조선측의 발언을 특사가 《핵개발시인》으로 착각했을 수도 있지 않는가.

오성철: 그런 여지는 없다. 명백히 말하건대 우리는 첫 단계에서 그들이 주장한 《농축우라니움에 의한 핵무기제조계획》을 부정했다.

우리가 보건대 미국의 특사파견은 경수로건설도 제대로 안되고 조미기본합의문이 잘 리행되지 않는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여론이 자꾸만 돌아가기 때문에 거꾸로 우리에게 《합의위반》의 감투를 씌워 보자고 계획된 것 같다. 대통령특사의 자격으로 압력을 가하면 우리가 핵개발을 하지 않겠다, 합의문도 리행하겠다고 굽어들 것으로 예견했던 모양이다. 그리고 만약 우리가 《핵개발》을 인정했더라면 이라크처럼 《사찰》을 강요할 것까지 념두에 두었을 수 있다.

그런데 케리는 뜻밖에도 문전거절 당했으니 큰 타격이였을 것이다. 그는 평양을 떠나 미국으로 가는 길에 서울, 도꾜를 찾아 당국자들을 만나 기자회견도 가졌는데 평양측과 핵문제를 론의했다는 얼빤한 소리밖에 못했지 않는가. 유일초대국의 구상이 산산쪼각이 난 충격으로 혼란에 빠진 머리로서는 그런 행동이 고작이였을 것이다.

***"침략포기, 법적으로 담보되여야 한다"**

조선신보: 그런데 미국은 10여일이 지난 후 조선이 《핵개발》을 《시인》했다고 돌연히 발표했다.

오성철: 케리가 미국에 돌아간 후 부쉬행정부가 우리의 대응조치와 관련한 발언을 자위적으로 해석하여 여론을 오도하기 위하여 꾸며낸 것이다. 미국은 그것을 착각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했는데 국제여론은 조선이 먼저 《핵개발》로 약속을 위반했기 때문에 조미합의가 파탄된 것으로 착각을 하고 말았다.

우리는 조선반도 핵문제가 또다시 불거진 조건에서 새로운 제안을 내놓지 않으면 안될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였다. 조미불가침조약의 체결이 바로 그것이다.

조선신보: 어째서 불가침조약인가.

오성철: 물론 1994년의 조미기본합의문도 법적 성격을 띤다. 그 리행은 미국과 우리의 동시행동조치로 담보될 수 있는데 오늘의 조건에서 여기에만 매달려서는 조미사이의 적대관계를 해소할 수 없지 않는가.

미국은 우리를 보고 핵무기, 미싸일로 자기 나라와 동맹국들을 위협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또한 우리는 미국이 조선반도 주변에 무장장비 갖다 놓고 항시적으로 위협한다고 하고 있다. 두 나라가 다 침략의 위험을 느끼고 있다는 소리다. 그러한 우려를 어떻게 불식시킬 것인가. 별로 복잡한 일이 아니다. 서로의 침략의사 포기를 조약으로, 법적으로 확인하면 된다.

조미불가침조약은 말하자면 케리가 평양을 방문하였을 때 드러난 두 나라사이의 모순, 대립점을 단번에 풀자는 제안이다.

종전부터 우리가 주장해 오던 평화협정은 정전상태 즉 1950년대의 조선전쟁이 일시 중단된 상황에 종지부를 찍고 평화체제로 전환시키자는 것인데 불가침조약은 주로 핵문제, 조미가 서로 핵으로 위협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가능성부터 제거해 버리자는데 목적이 있다.

1994년의 제네바합의는 운명이 깨진 것으로 우리는 본다. 기대할 것이란 하나도 없다. 물론 합의자체가 없어 진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제라도 미국이 우리에 대한 적대시를 그만두고 전향적으로 나온다면 합의가 리행될수도 있다. 그러나 제네바합의를 가지고서는 오늘의 핵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본다.

***"주변국들의 《중재안》 검토할 수 있다"**

조선신보: 일부에서는 미국이 조선의 체제인정과 안전보장을 서면으로 담보한다는 방법도 거론되고 있다.

오성철: 현 사태의 본질을 놓고 볼 때 대통령의 담보서한과 같은 문서따위로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좌우간 그것은 미국이 알아서 할 일이다. 명백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에게는 압력의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 부쉬행정부는 량자택일의 모순에 모대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강경조치를 취했다. 그들의 론리를 따르면 이라크처럼 군사적방법으로 눌러야 하는데 조선을 다쳤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참화를 입게 될 것이 뻔하다. 그런데 대화로 나와서 불가침을 약속하게 되면 이것 또한 초대국으로서의 체면이 손상되는 일이다.

부쉬행정부는 겉으로는 대화에 대하여 말하고 있지만 실지 무엇을 가지고 대화를 해야 되는지 결심을 못하고 있다. 미국의 대조선정책의 설계도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보아야 옳다. 지금 미국이 대화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시간을 얻기 위한 변술이다.

《핵개발시인》문제를 끄집어 내다가 궁지에 몰린 것은 오히려 미국이다. 특사를 보내여 함부로 덤벼 들었다가 거꾸로 골탕만 먹지 않았는가.

저들의 압력에 조선이 수그러들줄 알았는데 강경대응이 나오니까 완전히 주객이 전도된 셈이다. 우리는 벌써 이번 조미핵대결에서 주도권을 쥔 《승리한 전투》를 한다. 대통령의 담보서한이요 뭐요 하면서 타결점을 찾는 여론이 나돌고 있는데 그런 사실이 전혀 없었다면 이런 여론도 나돌지 않았을 것이다. 현실은 미국이 우리앞에 무릎을 꿇기 시작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조선신보: 주변나라들이 핵문제해결을 위한 《중재안》을 내놓는다면 어떤 대응이 있을수 있는가.

로씨야에서 뿌찐 대통령의 특사가 평양을 방문했고 중국도 조미대화가 이루어 지면 베이징을 대화장소로 제공할수 있다고 중재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남조선의 로무현 당선자도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하여 역할을 놀 수 있다는 립장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주변나라들이 이번 사태의 본질을 똑바로 보고 핵문제가 옳게 풀려 나가도록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면 좋은 일이라고 본다. 그러나 조성된 상황을 잘못 리해하고 미국의 편을 들어 일방적인 요구를 들이댄다면 오히려 정세를 격화시킬 뿐이다. 미국과 동등한 립장에서 대화가 진행된다면 왜 우리가 거절하겠는가. 대화의 형식에도 구애되지 않는다. 지난 시기 부상급에서 일련의 회담들이 진행되였고 미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한 바도 있지 않는가.

***"《초강경》은 지도자의 확고한 의지"**

조선신보: 조선의 강경자세는 앞으로도 변함이 없는가.

오성철: 우리가 핵무기전파방지조약에서 탈퇴한다는 중대조치를 취할 수 있은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께서 선견지명의 통찰력으로 펼치신 선군정치의 위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막강한 국방력이 없었다면 대국인 미국과 당당하게 맞설 수 없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께서는 93년의 《핵의혹》사태 이후 오늘에 이르는 10년간의 핵대결전에서 우리가 주동을 쥐고 미국을 피동에 몰아넣기 위한 탁월한 방침들을 내놓으시고 그 실현을 위한 걸음걸음을 다 이끌어 주시였다. 케리 방문시의 대응이나 이번의 조약탈퇴조치는 모두 국방위원장의 배짱과 용단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조선은 인구도 령토도 큰 나라가 아니다. 그러나 미국이 대국을 자처한다면 당연히 우리도 대국의 자세로 사고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지도자의 확고한 의지이며 변함 없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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