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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후세인 망명ㆍ제거 계획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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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후세인 망명ㆍ제거 계획 추진"

뉴욕타임스 보도, 미 정부 "망명 환영한다"

유엔 무기사찰단의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보고서 제출시한인 27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자진망명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후세인이 끝까지 망명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그를 제거하기 위한 캠페인에 이라크 비밀요원들의 참여를 선동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사우디 "사담 후세인 제거 위해 이라크 비밀요원 참여 선동"**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지도자들은 이라크 전쟁 발발시 미국에 중요 군사기지를 제공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으면서도 동시에 전쟁을 피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사담 후세인의 축출을 추진하고 있다. 신문은 또 사우디의 후세인 제거노력에 터키를 포함해 일부 아랍국가들과 회교국가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터키의 압둘라 굴(Gul) 총리는 지난 17일 후세인이 퇴진을 고려하도록 고무했다고 말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후세인은 망명협상을 거부하고 있지만 사우디 왕실 주변에서는 사우디가 지난달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 내무부 고위관리를 파견해 후세인의 아들 쿠사이와 후세인 및 그의 가족들을 망명시키기 위한 협상을 개시했다는 소식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후세인 제거를 위한 새로운 사우디의 계획은 아직 구체화된 것은 아니지만 사우디 왕실의 한 자문관은 "미국은 군사적인 방법을 이용해 사담을 없애려는 것이고 우리는 심리적인 효과를 극대화시켜 그를 제거하길 원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이라크 국민들이 스스로 사담과 분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자문관은 사우디의 이같은 시도는 무엇보다 누구도 이 전쟁을 원치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사우디의 계획은 많은 아랍인들이 사담을 위험하고 억압적인 인물로 비난하고 있으면서도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는 반대하고 있는 사우디 국내와 아랍세계의 여론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시에 많은 아랍지도자들은 전쟁을 피할 수 있다면 사담 후세인의 제거를 포함한 어떤 방법도 훨씬 좋은 방법일 것으로 믿고 있다는 게 뉴욕타임스의 해석이다.

***미국 국방ㆍ국무장관 "후세인 망명 환영한다"**

미국 또한 이라크가 유엔 무기사찰단 활동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았다는 불만을 표시하는 것과 동시에 아직은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며 후세인의 자진망명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19일 미 ABC방송의 '이번주(This Week)' 프로그램에 출연해 후세인 대통령을 비롯한 이라크 정권 수뇌부의 자진 사퇴와 망명을 조건으로 이들에게 전쟁범죄 면책권을 부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랍권에서 후세인 자진 망명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전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라크 최고 지도부와 그들의 가족이 몇몇 국가에서 피난처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준비작업을 취할 것을 개인적으로 건의하고 싶다"며 "이것은 전쟁을 피하기 위한 공정한 거래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럼스펠드 장관은 후세인의 망명 가능성에 대해 "내 생각으로는 최소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아랍국들은 후세인이 이라크를 떠남으로써 전쟁을 회피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그가 떠난다면 세계를 위해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국무장관도 19일 CBS방송의 '국민과의 대화' 프로에 출연해 후세인을 포함한 이라크 지도부의 망명을 통해 이라크의 정권교체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완전히 새로운 상황이 국제사회에 전개되는 것으로 전쟁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래서 나는 후세인에게 이런 종류의 메시지를 접하게 된다면 잘 경청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같은 날 CNN방송과의 회견에서도 "후세인과 그의 아들이나 주변 인물들이 떠난다면 모든 상황이 해결될 것"이라며 망명시 이들에 대한 면책 가능성도 제시했다.

데이비드 웰치 이집트 주재 미국대사도 19일 아흐메드 마헤르 이집트 외무장관과 면담한 뒤 후세인 망명설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가장 좋은 해결책은 후세인 대통령이 정권에서 아주 오랫동안 물러나는 것"이라며 "미국으로선 바그다드의 정권교체가 대단히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후세인 망명방안에 대해 '반대하지는 않지만 미국정부가 추진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으나 무기사찰단의 이라크 보고서 제출시한이 다가오면서 관망에서 적극 개입쪽으로 입장을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망명설 부인ㆍ미국은 "전쟁 다가왔다" 엄포**

이라크는 현재 공식적으론 후세인 대통령의 망명설을 강력 부인하고 있다. 또 후세인 대통령이 망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 실제로 망명설이 현실화될지는 불투명하다.

애리 플라이셔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를 고려한 듯 망명설은 환영한다고 밝히면서도 "그가 망명을 할 경우 실제 아무런 이득이 없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망명이 현실화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전쟁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메시지인 것이다.

19일 NBC방송의 '언론과의 만남' 프로그램에 출연한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담당 보좌관은 미국의 향후 이라크 계획에 대해 "분명히 오는 27일이 '마감시한(dead line)'은 아니지만 매우 중요한 날이 될 것"이라며 "그 날은 마지막 국면의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시간이 점점 다가오면서 우리는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유엔 무기사찰단 "이라크가 적극 협조하면 전쟁은 피할 수 있다"**

한편 최근 이라크에서 빈 화학탄두 등을 발견한 유엔 무기사찰단은 이라크 정부와의 회담에 앞서 이라크 전쟁이 반드시 불가피한 것만은 아니라며 이라크에 대해 사찰활동에 적극 협력해줄 것을 촉구했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자신들의 이라크 방문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제한 뒤 "우리는 가능한 더 많은 정보와 자료, 증거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이라크측에 인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이는 오는 27일 유엔 안보리에 이라크 사찰보고서를 제출하기에 앞서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우리가 긍정적으로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이라크측은 더 많은 증거들을 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집트 주재 미국대사, 이라크 공격 앞서 준비상황 점검**

한편 아랍어 일간지 아샤르크 알-아우사트는 데이비드 웰치 이집트주재 미국대사가 미국의 대이라크 공격에 앞서 준비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주 미대사관 관계자들과 카이로 거주 미국인 상당수가 참석한 가운데 3차례의 비공개 회의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비공개 회의에서 대사관 직원들은 미국이 바그다드를 공격할 경우 이집트와 전세계 미국 시설이 보복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실제로 이집트 주재 미대사관 관계자들과 미국 업체 임직원, 거류민들 사이에선 부시 행정부의 대이라크ㆍ팔레스타인 정책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상태다.

웰치 대사는 이에 대해 미국과 다른 이해 관련국들이 미국 시설을 보호할 충분한 조치들을 취해 놓고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 계획이 결정적 단계에 이르렀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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