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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포기하면 에너지ㆍ식량지원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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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포기하면 에너지ㆍ식량지원 고려"

부시 대북 온건대응 시사, 파월 "제네바합의 대체 필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대화를 통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어 국제사회의 주목을 끌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14일 백악관에서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한다면 북한에 대한 식량 및 에너지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과감한 구상(bold initiative)'의 부활을 재고하겠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나는 이것을 이웃국가들과 전세계 국가들이 함께 단합해 북한에 우리가 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를 기대하며 그들이 무장해제하기를 기대하고 그들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기를 기대한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는 기회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일 그들이 그렇게 하기로 선택한다면 그때 나는 파월 국무장관에게 말했던 과감한 구상을 시작할 것인지 여부를 재고하겠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이 언급한 과감한 구상은 북한 주민들의 고통 경감을 위한 식량과 에너지 지원, 그리고 북미간 직접대화를 포함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여름 파월 장관에게 북한 지원을 제안하는 방안을 승인했으나 지난해 10월 켈리 특사의 방북때 북한이 우라늄농축 계획을 시인, 북미기본합의서를 위반했기 때문에 지원계획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파월 "북 핵 포기할 경우 새 협정 필요"**

한편 파월 국무장관은 부시 행정부의 입장변화와 관련, 14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개발 포기시 지난 1994년 제네바합의보다 강력한 핵규제 내용을 담은 '새로운 합의'가 필요하다"며 "북핵폐기시 새 협정과 대북지원을 위한 '과감한 구상'이 논의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북한에 대한 불가침 의사를 문서로 보장해 줄 용의가 있다"면서 북한의 에너지문제 해결을 위해 원자력과는 다른 형태의 에너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해 화력발전소 건설 등 경수로 이외의 에너지 지원 방침을 시사했다.

파월 장관은 인터뷰에서 "94년 제네바합의가 북한의 핵물질 생산을 중단시키기는 했지만 핵물질 생산능력은 그대로 남겨뒀다"고 지적하고 "이제 새로운 합의가 필요하며 기존 제네바합의의 틀로 돌아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핵계획을 포기할 경우 북한에 대한 불가침 의사를 문서로 보장해줄 용의가 있다"면서 그 방법에 대해 "북한을 침략할 뜻이 없음을 밝힌 부시 대통령의 발언을 문서화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또 북한이 핵 포기에 동의한다 하더라도 "제네바합의에서 약속한 경수로 2기의 건설을 지속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면서 "북한에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원자력 외에 다른 형태의 에너지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이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능력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포괄적인 협정을 구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 94년 체결된 제네바합의는 북한의 기존 핵활동만을 동결시켰을 뿐, 북한의 새로운 핵개발이나 미사일 개발 및 수출 행위 등에 대한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보다 포괄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그동안 미국내에서 제기돼 왔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도 백악관 정례브리핑을 통해 "1994년 북미 기본합의서가 무효화됐다"며 "북핵계획 폐기시 기본합의서를 대체할 새로운 협정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미국의 첫번째 메시지는 북핵폐기이며 두번째 메시지는 그 경우 북한이 이를 어떻게 이행할 지를 논의하기 위한 대화를 기꺼이 가질 용의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북미대화 장소제공하겠다", 러시아ㆍ호주 대북특사 파견**

한편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평화적 해결쪽으로 가닥을 잡아가자 유엔과 중국 러시아 호주 등 국제사회가 앞다투어 북미대화 장소 제공 용의표명과 대북특사 파견 등을 통해 활발한 외교활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14일 북한과 미국간 대화 재개를 위한 장소를 제공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장치웨(章啓月) 대변인은 "북한과 미국 등 관련 당사국들이 베이징에서 대화를 가진다면 우리로서는 아무 어려움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아직 베이징이나 뉴욕 회동을 거론할 단계가 아니다"며 지금은 대화 시기와 장소가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할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북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외무차관을 빠른 시일 내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북한에 파견할 것이라고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이 14일 밝혔다. 이바노프 장관은 로슈코프 차관이 미국과 중국도 방문할 것이라며 북한 핵위기는 정치적ㆍ외교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러시아측의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호주 정부는 머레이 맥린 외무차관이 이끄는 5명의 대표단을 북한에 보내 북핵 위기의 평화적 해결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14일 평양에 도착한 맥린 차관은 4일간 북한에 머물 예정이다. 호주 정부 대표단의 방북은 지난해 10월 제임스 켈리 부시 대통령특사의 방북으로 북한 핵위기가 시작된 이후 서방권 국가로서는 처음이다.

홍콩 대학의 정치분석가 조지프 정은 호주 정부 대표단의 방북을 통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예외적인 정치적 선언을 유도하는 중요한 계기가 마련되거나 혹은 북한측으로부터 모종의 메시지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아난 유엔사무총장 "북핵 문제 평화적 해결 놀랄 일 아니다"**

이같은 부시행정부 고위 관리들의 발언과 관련, 뉴욕타임스는 14일자 기사에서 아시아 지역에서 잇따르고 있는 외교적 노력들 역시 북핵사태가 결국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북핵사태에 대한 낙관론을 표명한 사실도 아울러 전했다.

14일 북한 문제의 인도적인 해결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모리스 스트롱 특사를 북한에 파견한 아난 총장은 "우리가 이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의 조짐들은 단호한 노력을 통해 외교적 해결책을 찾는 것이 가능하다는 희망과 용기를 갖게 한다"고 말했다. 스트롱 특사는 평양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베이징(北京) 공항에서 "인도주의적 위기를 피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지원 방법을 찾아내기를 희망한다"고 기대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아난 총장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이 곧 북한으로 복귀하기를 희망한다"며 "평양에 파견된 본인의 특사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문제를 주로 논의하겠지만 어떤 현안에 대해서도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해 유엔이 북핵사태 해결을 위한 중재자로 나설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뉴욕타임스ㆍUSA투데이 "미 행정부 대북정책 놓고 강온파 대립"**

한편 뉴욕타임스는 14일 부시 대통령이 대북문제에 있어 새로운 차원의 낙관주의와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 방법을 강조하는 중대한 변화를 보였다고 평가하면서 그러나 대북 접근 방법에 대한 부시행정부 내의 이견은 여전히 큰 상태라고 지적했다.

미 국무부는 북한과의 협상에 관한 전권을 위임받기를 원한는 반면 국방부 고위관리들과 체니 부통령 등은 북한을 고립시키는 동시에 어떠한 경제지원도 북한의 핵개발능력이 완전히 무력화된 다음에 시작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유에스에이투데이(USAToday)도 14일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포용과 완전고립 양론으로 대립하고 있다"며 "부시 행정부 일각에서 북핵폐기 유인책을 제시하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부시 대통령은 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즉 부시 대통령의 대북 에너지 지원의사는 어디까지나 '선 핵포기 후 대화'라는 기존의 강경입장에서 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방향선회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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