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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은 전쟁에 식욕을 느끼고 있다"

미 소설가 노만 메일러 '이라크 전쟁, 끝이 아니다'

'裸者와 死者(The Naked and the Dead)' 등으로 유명한 미국 소설가 노만 메일러(Norman Mailer)가 부시 미 대통령이 이라크에 군대를 배치하며 전쟁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데 대해 "나는 미국인들이 지금 전쟁에 강한 식욕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이라크 전쟁에 끔찍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이라크와의 전쟁은 끝이 아닐 것"이라고 강한 톤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베트남전쟁을 다룬 소설 '밤의 군대(The Armies of the Night)'로 1968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메일러는 5일 독일 공영 헤센방송(Hessen, ARD '문화매거진' 방영)과의 인터뷰에서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파우스트를 인용하며 이라크와의 전쟁에 대해 "미국은 항상 자신 속의 악마를 찾아왔다. 그리고 (이라크를 통해) 지금 찾은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라크와 미국은 서로 비슷하게 보이며, 서로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라크 전쟁은 끝이 아니다"**

메일러는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강하게 일고 있는 미국의 파시즘을 비판하며 부시 행정부에 대해 "부시와 그의 사람들은 전 세계의 헤게모니를 쥐기 위해 세계화를 통한 경제적 지배뿐 아니라 군사적 지배를 원하고 있다. 그들에게 이라크는 단지 그 길을 가기 위해 필요한 일차적 단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 전쟁은 사실상 어떤 의미도 가질 수 없다"며 "사담 후세인이 실제로 지난 5백년간의 세계 무대에서 가장 포악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는 미국을 제대로 손상시킬 능력이 없다. 나는 이라크가 예를 들어 핵무기를 사용해 미국을 공격할 경우 이라크란 나라는 지도상에서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메일러는 이라크 전쟁은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미국의 현 정치시스템이 위험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이 군사주의로 이끌어나가려는 관점 뒤에는 미국은 좋아하지 않는 모든 것들을 없앨 수 있다는 생각이 숨겨져 있다. 만일 그들이 군사적, 군사주의적인 국가를 갖게 된다면 그들은 인권과 자유 등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메일러는 미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전쟁에의 환호와 애국주의의 발호는 극적인 사회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종말은 새로운 형태의 극우주의로 귀결된다는 경고다. 즉 9.11같은 사태가 서너차례 반복될 경우 미국은 극우주의 국가로 변화된다는 것이다.

메일러는 냉전시대가 차라리 미국인들에게는 분명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더 행복한 시기였다고 지적한다. 유럽인들과 비교해 미국인들은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더 간단한 편이라는 것이다.

그는 "미국인들은 적을 사랑한다. 부시는 사담 후세인이 아주 훌륭한 적이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성공적인 것이다. 후세인은 (공격하기에) 편안할 정도로 충분히 작으며, 악으로 지칭되기에 충분할 정도로 크다. '악'은 조지 부시의 애용어다. 나는 5분내에 '악'이란 단어를 열번이나 사용하는 사람을 절대 신뢰하지 않는다. 그는 '악'을 없애려는 것이 아니라 당신을 통제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비판했다.

***전쟁의 공허함 묘사하는 반전주의 소설가 노만 메일러의 문학세계**

노만 메일러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종군하여 레이테섬·루손섬 등지를 전전했다. 그는 전쟁 후에는 점령군의 일원으로 일본 도쿄에 주재하기도 했다.

메일러는 참전 체험을 바탕으로 한 장편소설 <裸者와 死者, The Naked and the Dead>(1948)가 가장 우수한 전쟁문학의 하나로 인정받으며 단번에 세계적 주목을 끄는 작가로 등장했다. 이 작품은 태평양에 있는 가공의 고도(孤島)를 무대로 미ㆍ일 양군의 사투를 묘사한 이야기인데, 강습(强襲) 상륙한 대학 출신 소위가 인솔하는 미군 기동부대의 한 소대를 중심으로 다루며 과거와 현재를 뒤섞는 기록문학적인 서술로 전쟁의 공허함을 이야기한다.

***독일 문화인 12명 전쟁 반대 평화사절단으로 이라크 여행 시작**

한편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온라인은 5일 시인 콘스탄틴 베커 등 '평화의 문화' 재단 소속 의사와 작가, 음악가 12명이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평화사절단으로 5일부터 이라크 여행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이라크 여행을 통해 당면한 전쟁위협에 대한 반대의사를 표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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