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2003년에 현실성 있게 부각될 것이라고 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25일 전망했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실행단계에 들어선 조선의 새 세기전략'이란 제하의 기사에서 '2002년 평양특파기자들이 목격한 《변화의 바람》'이라며 자사 평양주재 기자들의 '좌담회'를 통해 "내년에는 민족화해, 단합의 기운이 더욱 고조될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방문도 현실성을 띤 문제로 부각돼 갈 것이다"고 보도했다.
<사진 일본 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평양특파원들이 내년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문제가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신보 평양특파원들의 좌담회 기사는 당면한 북한 핵사태와 북한이 올해 실시한 일련의 경제개혁조치, 남북관계, 한국 대선,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와의 대외관계, 남북철도연결, 서해교전사태 등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통해 북한의 내년 전망 등을 폭넓게 다루고 있어 눈길을 끈다.
조선신보 평양 특파원들은 내년 남북관계에 대해 "북한은 올해 21세기 전략을 실행에 옮기면서 북남관계의 진전 등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정치구도 구축을 위한 지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경의선 연결 등 내년 북남관계 전망은 밝다"고 예상했다.
특파원들은 또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북미관계와 관련, "미국이 대조선(북한) 대결정책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내년은 '대결전'의 해가 될 수도 있다"며 "북남관계 발전을 통한 민족공조만이 내년에 예상되는 긴장구도에 주동적으로 임할 수 있는 주체적 역랑이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그러나 "조선문제는 미국이 큰 변수이지만 미국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며 미국이 조선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대선에 대해 "남조선인민들의 사상의식변화도 느낀다. 년말의 대통령선거가 그것을 잘 보여주었다"며 "북남관계가 다시 대결로 돌아서면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우리 민족이다. 이라크 다음의 공격대상이 조선이라고 지목되고 있는 지금의 무시무시한 분위기속에서는 한나라당의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곤난하다고 생각했을것이다. 그러한 인민들의 의식변화가 이번 대선에서 로무현 후보의 승리란 결과를 가져왔다. 신통하게 이러한 인식은 북측인민들과 거의 같은 것"이라고 논평했다.
북한 자체의 내부 변혁에 대해선 "전반적 경제관리개선 조치와 특구 지정 등은 단순히 현존체제 유지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변화된 대외환경에 주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며 "새로운 관점에서 일을 벌여나갈 사회적 여건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조선신보가 25일 보도한 평양특파원들의 좌담회 기사 전문.
***좌담회: 실행단계에 들어 선 조선의 새 세기전략**
***2002년 평양특파기자들이 목격한 《변화의 바람》**
올해 2002년은 조선반도를 둘러 싸고 격동적인 사변들이 일어난 한해였다. 국내에서는 전반적 경제관리개선조치가 취해진데 이어 신의주특별행정구, 개성공업지구, 금강산관광지구가 지정되였다. 북남사이에서는 철도, 도로련결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대화와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또한 일본수상과 미국대통령 특사의 평양방문 등 유관국들과의 움직임도 있었다.
올해 평양에서 취재활동을 벌려 온 기자들이 2002년을 돌이켜보며 래년의 전망을 이야기하였다.
***경제관리개선, 북남철도, 도로건설-내외환경의 변화를 전제로 한 정책 수행**
ㄱ-올해는 《고난의 행군》시기부터 무르익혀 온 조선의 21세기전략이 구체적인 실행단계에 들어선 해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전반적 경제관리개선조치, 특구지정 등은 단순한 현존체제의 유지를 념두에 둔 것은 아니다. 변화된 내외환경에 주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취한 조치이다.
서방언론들은 조선의 대내외정책을 이른바 《고립된 나라》의 《생존전략》이란 차원에서 보고 있지만 맞지 않는 소리이다. 조선의 21세기전략은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지각변동을 전제로 세워진 것이다. 특징적인 사례가 북과 남, 로씨야와 유럽을 잇는 철도, 도로련결공사의 본격시동이다. 2000년 북남수뇌자회담의 결과 부상한 구상을 올해 들어 본격화하였다.
ㄴ-평양에서 취재를 하면서도 낡고 뒤떨어진 것을 버리고 새로운 높이에서 사고하고 행동하려는 의욕을 여러 분야에서 감지할 수 있었다. 미국과 남조선이 전쟁연습을 벌리고 있는 때에 남조선 대통령특사를 받아들인 결단이 인상 깊었다. 올해 후반기에 북남관계에서 일찌기 없었던 전진이 이루어졌는데 벌써 올해의 이른 단계에서 그 흐름을 주도하려는 정책은 세워져 있었던 것으로 본다.
미국이란 변수는 작용하겠지만 자기들이 세운 21세기전략은 그대로 관철해 나가겠다는 확고한 의지의 표현이였던 것이다. 그 실례로 6월말 돌발적으로 서해상에서 교전사건이 일어났지만 곧 대화와 교류의 실마리를 찾았다. 미국, 일본도 조선의 그러한 결심과 의욕을 확인하였을 것이다.
ㄷ-조선의 21세기전략이 아무리 거창한 것이라 해도 랭전 후의 국제관계속에서 그 향배를 그저 락관적으로만 볼 수 없다. 조선의 유관국들도 각기 저들의 리해관계를 타산하며 행동하기 때문이다. 일본수상의 평양방문도 급변하는 조선반도정세에 대한 대응이라는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유관국들이 조선이 일으키려는 변화에 꼭 긍정적으로 호응한다고만 볼 수 없다. 올해 가을에 미국에 의하여 갑자기 부상한 핵소동이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부쉬 정권 출범 후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의 맹아를 바로 보지 못하고 그 흐름에서 뒤걸음 치게 된 미국이 강권으로 쐐기를 박은 것이다. 그 영향으로 조일관계도 제동이 걸렸다. 중국도 로씨야도 우방이기는 하지만 지난날의 사회주의리념에 기초한 관계가 아니다. 올해 8월에는 조로수뇌회담이 있었는데 조선의 수뇌외교도 그 맥락에서 의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ㄱ-그러한 의미에서 철도련결문제는 굉장히 의의가 큰 문제이다. 조선반도를 종단하고 씨비리(시베리아)를 횡단하는 철도련결은 북과 남은 물론 주변나라들의 리익과도 부합되는 일이다. 아무리 미국이 장애를 조성한다해도 긍정적인 지역정세발전을 되돌려 세우지 못하도록 조선이 일관한 노력을 기울인 점은 주목할 만하다.
***평양의 올해 류행어는 《실리》-새로운 사고방식, 여러 분야에서**
ㄱ-국내문제에 시선을 돌려보자. 새로운 관점에서 일을 해 나가야 할 사회적 요건들이 마련되였다. 전반적 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 일한 만큼, 번 만큼 분배를 받는 원칙이 더욱 강화되였다. 올해 조선에서는 가장 류행된 말로 《실리》를 들 수 있지 않을가. 그만큼 여러 분야, 여러 단위들에 침투되였다. 인민들속에서도 많은 인식변화가 있었다. 시민들은 롱말을 해도 자연히 《실리》라는 말을 쓰군 했다. 구태의연한 일본새는 《실리》란 말을 인용해서 비판의 대상으로 되였다. <아리랑> 공연상연기간 시내에 설치된 상점, 매대는 손님들로 흥성거렸다.
ㄹ-<아리랑> 공연상연기간 상점판매원이나 식당의 접대원들의 봉사태도가 종전과 달랐다. 상품에 대해 설명도 하고 어데보다 값이 눅고 상품의 질이 좋다는 식으로 말하면서 적극적으로 구입을 권유했다. 새로운 사고방식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ㄴ-동감이다. 이제까지는 우에서 하라는 일만 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자기가 사고하고 판단하는 행동이 돋보이고 자기 힘으로 노력하려는 기색이 력력하였다. 나라의 형편이 아직도 곤난한 조건에서 창발성의 발휘는 좋은 일이라고 본다. 한편으로는 실리다, 실리다 하면서 무작정 일을 벌려 놓으려는 경향도 있는데 앞으로는 정확히 타산해서 행동하는 풍조를 정착시켜 나가는데 보다 큰 관심을 돌려 나가야 하지 않을가.
ㄱ-사회주의에서 살아 온 인민들의 기질을 생각하면 그렇게 우려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인민들이 창의창발성을 가지고 행동하게 되였으나 결코 무질서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기업의 활동에 있어서는 중앙의 지도와 통제질서는 더 정연하게 되고 현장에서 일하는 일군, 로동자들의 사업의욕도 높아졌다.
지방의 공장, 기업소의 기사장 등 책임적인 지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아주 젊어졌다. 북남대화에 나서는 일군들도 40대가 중심이다. 일제식민지와 조선전쟁을 체험하지 못한 세대가 사회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새로운 바람이 일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통일행사의 《자연스러운 분위기》-민족문제에서 북과 남의 공통인식**
ㄴ-사실 대남의식에서도 변화를 엿볼 수 있었다. 금강산에서의 통일행사를 보아도 북측 참가자들의 행동이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청년학생통일대회의 등산모임 때 북남의 남녀청년들이 한쌍씩 몰래 사라져 가며 둘만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였다. 행사를 주최한 일군들이 걱정할 정도였다.
ㄹ-자발적인 행동이 눈에 띄였다. 북남통일행사가 이제까지 많이 있었는데 1년전에 북남로동자대회랑 할 때는 북측 참가자들속에 긴장된 분위기가 있었다. 행사담당 일군들도 실무적으로 행사를 추진해 나가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 북남행사는 아주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혈육의 정을 나눌 수 있는 뜻 깊은 마당이였다. 올해 북남관계는 이전과는 비할바 없이 활기를 띠였다.
ㄴ-남조선인민들의 사상의식변화도 느낀다. 년말의 대통령선거가 그것을 잘 보여 주었다. 북남관계가 다시 대결로 돌아 서면 가장 피해를 보는것은 우리 민족이다. 이라크 다음의 공격대상이 조선이라고 지목되고 있는 지금의 무시무시한 분위기속에서는 한나라당의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곤난하다고 생각했을것이다. 그러한 인민들의 의식변화가 이번 대선에서 로무현후보의 승리란 결과를 가져 왔다.
신통하게 이러한 인식은 북측인민들과 거의 같은 것이다. 남조선 전역에서는 반미기운이 확산되였는데 북측인민들의 이에 대한 관심은 대단히 높다. 그들 자신도 미국의 군사적 압력과 경제봉쇄속에서 살아 왔기 때문이다. 북측 인민들이 나라와 민족의 흥망과 관련한 문제를 남측 인민들과 함께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실감으로 느낄 수 있게 된 것도 최근의 인식변화의 주요한 내용의 하나라고 본다.
***조선반도정세, 변수는 미국-조선은 안일한 타협 안할 듯**
ㄹ-래년은 민족화해, 단합의 기운은 더욱 고조되여 나갈 것으로 보이지만 대 이라크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 미국이 조선에 대한 정책을 어떻게 행동으로 옮길 것인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분명한 것은 조선측이 안일한 타협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조선반도 정세는 미국의 행동이 큰 변수로 될 것이다.
ㄷ-조선문제는 미국이 큰 변수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북남관계에서는 밝은 요소가 있다. 래년에는 서해선(경의선)이 련결된다. 미국이 로골적으로 방해해 나섰으나 북남철도, 도로련결사업은 진전되고 있으며 예정대로 이 사업을 추진할 것을 북남쌍방이 합의보고 있다. 미국이 조선의 운명을 좌지우지할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
김정일 장군님의 서울방문도 현실성을 띤 문제로 부각되여 갈 것이다. 북남관계가 발전되여 나가면 유관국들이 대북대결의 자세를 고수해 나가는데서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ㄱ-조선의 립장에서는 21세기전략을 실행단계에 옮김으로써 올해에 북남관계의 진전 등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정치구도 구축을 위한 지반을 나름대로 마련했다고 평가할 것이다. 한편 미국은 대조선대결정책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한다면 래년은 《대결전》의 해가 될 수 있다.
올해 북남관계발전이 민족공조의 든든한 기반이 되기를 기대한다. 바로 그것이 래년에 예상되는 긴장구도에 주동적으로 림할수 있는 주체적 력량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