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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海圖에 없는 바다에 떠있는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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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우리는 海圖에 없는 바다에 떠있는 셈"

<미ㆍ유럽언론 시각> WSJ, 盧 당선에 짙은 불안감

노무현 한국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외국 언론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국제사회의 이슈로 등장한 북한 핵문제를 비롯해 한국내 반미감정 등을 어떻게 부시 미국 행정부의 대북강경책과 조화롭게 이끌어나갈 것이냐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큰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무엇보다 노 당선자의 대미관에 초점을 맞춰 한국과 미국은 햇볕정책과 평등한 한미관계를 주장하는 노 후보의 당선으로 지난 50여년간의 동맹관계에서 가장 차이나는 외교방향에 놓이게 됐다며 노 당선자의 대미관 등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반면 유럽 언론들은 노 당선자가 평화의 조성자로서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피력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 한미 동맹관계 향후 전개과정에 촉각**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0일 '진보주의자가 한국 대선 승리(Liberal Wins South Korea's Presidential Election)'란 기사를 통해 "지속적인 대북 포용과 대미평등을 촉구하며 유세를 벌인 진보적인 변호사 노무현씨가 예측 불허의 요란한 선거전을 치른 끝에 19일 근소한 표차로 승리했다"며 "집권 민주당 노 후보의 당선으로 한미 양국은 반세기 동안의 긴밀한 군사ㆍ경제 동맹관계에서 가장 차이나는 외교 방향에 놓이게 됐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80년대 노동변호사로 한때 주한미군 완전 철수를 주창했던 노 후보에게 반미 감정 분출은 큰 힘이 되는 것 같았다"며 "젊은이와 노동계의 강력한 지지를 이미 확인한 노 후보는 조금씩 중도쪽으로 나아가면서 자신이 미군 기지를 반대한 것은 잘못됐다고 거듭 밝히고 한미 동맹 관계를 소중히 여긴다고 덧붙였다"고 전했다.

NYT는 "이제 노 후보의 어려운 도전은 한국이 미국의 안보 보장에 계속 과도하게 의존해 있는 상태에서 세련되고 점점 부유해지고 있는 한국 젊은 세대가 갖고 있는 미국으로부터의 자주권 확대와 남북 긴장 완화라는 두 가지 염원을 조화시키는 일"이라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또한 20일자 '진보적 후보, 한국 대통령 당선(Liberal Candidate Wins in South Korea)'이란 기사를 통해 "노 후보의 당선은 해외에서 미국의 인기가 시들고 있는 가장 최근의 조짐"이라며 "노 당선자는 한국에 3만7천명의 미군을 주둔하면서 한국전의 적대국 북한에 대한 핵 방어력을 제공해온 미국을 더욱 '평등한' 입장에서 상대함으로써 한국의 자주권을 고양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그러나 분석가들은 이로 인해 주한미군의 존재나 양국간 정치적 유대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며 "한미 관계는 양국에 매우 중요하다. 일부 개인적인 차이, 어쩌면 스타일상의 차이는 있을 것이나 궁극적으로 양국은 함께 일할 것"이라는 아메리칸대학 김형국 아시아연구소장의 전망을 인용했다.

WP는 "노 당선자는 또 한국정치에서 세대교체를 대표하고 한국전을 경험하지 않은 첫 대통령이 된다"며 "보호를 받기 위해 정기적으로 미국으로 도피한 김대중 대통령과 다른 많은 정치인들과는 달리 그는 미국에 간 적이 없으며 영어를 할 줄 모른다"고 소개했다.

보수적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South Korea's Roh Wins Presidential Contest)'이란 기사에서 "선거 기간에 한국 전역에 반미감정이 고조된 점을 감안하면 부시 대통령이 노 당선자를 경계할 것 같다고 말하는 미국의 보수파들이 많다"며 "노 당선자가 미국과 국제 문제에 대해 걱정스런 견해를 보이고 있어 이제 우리는 해도에 없는 바다에 떠있는 셈"이라는 미 기업연구소의 한반도 전문가 니콜라스 에버스타트의 분석을 인용했다.

WSJ는 그러나 노무현 당선자의 선임 외교특보는 "대통령 당선자에게 반미감정은 없고 부시 정부와 긴밀히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노 당선자는 잘 속는 사람은 아니지만 매우 사리에 맞는 사람"이라는 발언을 인용했다.

***유럽 "노무현 당선자 평화의 조성자로 일해 나갈 것"**

한편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20일 '노무현 후보, 대선 이기고 북한에 시선 보내(Roh wins, and looks to the North)'란 서울발 기사를 통해 노 당선자를 진보적인 전 인권변호사라고 소개하고 "북한문제가 유세기간의 중심 이슈였는데 이는 스탈린주의 정부가 비밀 핵무계획을 자백한데 이어 원자로 재가동을 선언한 점에 비추어 하등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북한 문제는 한국에 3만7천명의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는 미국과 불가피한 연관을 맺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지지자들은 미군철수를 주장하지만 새 대통령은 거기까지 가지 않을 것 같다. 그는 한국내 기성세대의 비난을 받았지만 한미 동맹관계에서 더 중립을 취할 것을 주장한다"며 "FIFA 부회장이며 현대 창업자의 아들인 정몽준씨가 선거일 전야에 노무현씨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지만 영향을 미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또 "노무현씨는 북한의 침략을 저지하기 위해 혼자서 대화 노력을 벌이지 않을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설득중이고 일본은 고이즈미 총리의 역사적인 평양방문을 계기로 수교에 힘쓰고 있다. 그는 평화의 조성자로 일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 '집권당 후보, 한국 대선 승리(Ruling party candidate wins S Korea poll)'란 제하의 기사에서 "노 당선자의 대북한 협조공약은 미국으로 하여금 북한이 자백한 핵무기 계획을 좌절시키는데 적극적인 방법을 쓰기 어렵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FT는 "반미 항의시위의 핵심을 이룬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가 노 당선자의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서울대 안청시 정치학 교수는 '이번 선거 결과는 세대간 혁명을 예고한 것으로 젊은 세대들은 기성체제를 뿌리쳤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FT는 또 "노 당선자는 정책상의 이견을 들어 선거 전야에 지지를 철회한 정몽준 씨의 돌출행동으로 빚어진 좌절을 극복했다"고 덧붙였다.

독일 쥐드도이체차이퉁(SZ)은 20일 '한국 차기대통령 미국과의 동맹 강조'란 기사에서 "한국 대통령 당선자는 미국과 함께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면서 "노 당선자는 경쟁자인 이회창 후보와의 대통령선거에서 전임자의 햇볕정책 계승을 약속하며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미국 뉴욕타임스와 영국 이코노미스트 20일자 기사의 주요 내용.

***진보주의자가 한국 대선 승리(Liberal Wins South Korea's Presidential Election)/NYT**

지속적인 대북포용과 대미평등을 촉구하며 유세를 벌인 진보적인 변호사 노무현 씨가 예측 불허의 요란한 선거전을 치른 끝에 19일 근소한 표차로 승리했다. 집권 민주당 노 후보의 당선으로 한미 양국은 반세기 동안의 긴밀한 군사ㆍ경제 동맹 관계에서 가장 차이나는 외교 방향에 놓이게 됐다.

부시 행정부는 일본과 같은 전통적인 우방뿐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 같은 새로운 우방들에게 북한이 비밀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중동과 그외 지역에 대한 미사일 판매를 중단하도록 대북 압력을 강화해 줄 것을 요구하며 지난 3개월을 보냈다.

그러나 노 후보는 지속적인 대북포용정책에 자신의 선거를 분명히 걸었고 북한에게 국제 약속 준수를 강요하기 위한 응낙 시한이나 경제 제재를 배제했다.

정몽준 대표의 갑작스런 지지 철회는 19일 모든 한국 조간 신문 1면에 대서특필됐고, 대다수 평론가들은 만회할 시간이 없어 노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두 사람은 보수파 이회창 후보를 꺾을 수 있는 단일 후보를 만들기 위해 서둘러 마련된 예비 선거를 거쳐 지난 달에야 연대를 구성했다. 당시까지도 보수파 이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계속 선두를 달렸다. 여론조사에서 항상 3위였던 노 후보는 예비 선거에서 정몽준 대표를 이겼고 즉각 선두로 뛰어 올랐다.

80년대 노동변호사로 한때 주한미군 완전 철수를 주창했던 노 후보에게 반미 감정 분출은 큰 힘이 되는 것 같았다. 젊은이와 노동계의 강력한 지지를 이미 확인한 노 후보는 조금씩 중도쪽으로 나아가면서 자신이 미군 기지를 반대한 것은 잘못됐다고 거듭 밝히고 한미 동맹 관계를 소중히 여긴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방한한 미국의 한 외교관에게 자신이 "좀 더 현실적이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노 후보의 어려운 도전은 한국이 미국의 안보 보장에 계속 과도하게 의존해 있는 상태에서 세련되고 점점 부유해지고 있는 한국 젊은 세대가 갖고 있는 미국으로부터의 자주권 확대와 남북 긴장 완화라는 두 가지 염원을 조화시키는 일이다.

아시아 소사이어티의 한국 대표 스코트 스나이더씨는 "국민의 열망을 수용하고 부시 정부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문제가 도전이 될 것"이라며 "신임 대통령은 한미관계 재정립, 남북관계 처리, 한국의 역내 관계 방향 재설정 등 3개 분야에서 중대한 결정을 맞이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후보, 대선 이기고 북한에 시선 보내(Roh wins, and looks to the North)/이코노미스트**

한국은 진보적인 전 인권 변호사를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집권 민주당을 대표하는 노무현씨는 북한을 추운 곳에서 안으로 끌어들이는데 채찍보다 당근을 사용하는 정책을 지지한다. 19일 끝난 선거에서 노무현씨는 북한에 강경 노선을 취할 것을 원하는 전 대법관 이회창씨를 근소한 차로 이겼다.

북한문제가 유세기간의 중심 이슈였는데 스탈린주의 정부가 비밀 핵무계획을 자백한데 이어 원자로 재가동을 선언한 점에 비추어 하등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북한 문제는 한국에 3만7천명의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는 미국과 불가피한 연관을 맺고 있다.

노무현씨(56)는 한국의 젊은 유권자들에게 매력있는 후보인데 반해, 보수파인 이회창씨(67)는 미국과 훨씬 가까운 것으로 보였다. 부시 미국 대통령의 대북한 강경 노선이 부분적으로 작용, 한국에는 반미 물결이 휩쓸고 있다. 미군 장갑차에 의한 두 여중생 사망 사건과 과실치사를 저지른 두 미군에 대한 무죄평결은 전국적인 시위를 촉발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미군철수를 주장하지만 새 대통령은 거기까지 가지 않을 것 같다. 그는 한국내 기성세대의 비난을 받았지만 한미 동맹관계에서 더 중립을 취할 것을 주장한다. FIFA 부회장이며 현대 창업자의 아들인 정몽준씨가 선거일 전야에 노무현씨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지만 영향을 미치기에는 너무 늦었다.

노무현씨는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의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중도 쪽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 최근 그는 주한미군에 대해 "보다 현실적이 됐다"라고 말했다.

노무현 씨의 당선은 한마디로 '햇볕정책'의 연장을 의미한다. 이번 선거를 통해 대다수 한국인들은 햇볕정책의 지속이 북한에 변화를 가져오는 최상의 방법임을 보여주었다. 지난 10월 핵무기 계획을 불법으로 추진하고 있음을 미국관리들에게 고백한 북한의 놀라운 행동은 엄청난 도발이었다. 이로 인해 중유제공이 중단됐다.

노무현씨는 북한의 침략을 저지하기 위해 혼자서 대화 노력을 벌이지 않을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설득중이고 일본은 고이즈미 총리의 역사적인 평양방문을 계기로 수교에 힘쓰고 있다. 그는 평화의 조성자로 일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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