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정치 일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해도 제3의 정당의 길로 나아가지는 않을 것이란 견해를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서울주재 외신기자와의 간담회에서 "내가 야권을 단합시키는 후보로 왔듯이 제3의 정당이(라도) 성공할 가능성은 낮다. 그런 길로 안 교수가 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부상과 서울시장 당선을 계기로 한 국내 정치권의 변화상을 묻는 질문에 "정치권은 갈등을 용광로에 담아 화합과 조정을 이뤄내야 하는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고 지적하며 "안철수 현상과 나의 당선이 우리 정치사의 큰 전환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간담회 기조연설을 통해 "대한민국은 휴식을 취해야 한다. 서울시는 휴식을 통해 창조의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1970∼80년대 고도 성장을 거치며 너무 피로해 있다. 자살률 1위는 저절로 나온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전 시장은 소통의 부재가 낳은 불만으로 실패했다"며 "현재는 소통이 가장 중요한 화두라고 생각한다. 수평적 네트워크의 위키피디아식 행정을 펴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행사장을 찾은 외신기자 80여명과 만나 '시민과 함께 더불어 사는 희망의 서울'이란 주제로 시정 방향을 제시하고 논의했다.
기조 연설이 끝난 뒤 외신기자들과 함께 비빔밥으로 점심식사를 한 박 시장은 서울시정과 운영철학에 대해 이들과 1시간 가량 질의ㆍ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복지ㆍ외국인ㆍ도시재개발ㆍ사회적 투자기금 등의 굵직한 시정 현안과 야권통합ㆍ남북관계ㆍFTAㆍ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소신과 철학을 밝혔다.
그는 복지 예산의 확대와 부채 줄이기의 두가지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이냐는 질문에 "전시성 사업 예산을 줄인다면 소시민의 사소한 삶을 돌보는 데 문제가 없다"며 "임기 중 전체 예산의 30%를 복지예산으로 확대하는 공약은 꼭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의 사례를 들어 복지포퓰리즘을 우려하는 지적에 대해 "서울시의 복지는 유럽에 비해 너무 부족한 수준이다. 10년간 (복지예산을 늘려도) 유럽의 수준에 도달하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우리나라는 양극화가 너무 심해 성장의 동력조차 잃어버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외신기자 초청 간담회에는 박 시장을 비롯해 김상범 행정1부시장, 김형주 정무부시장, 서왕진 정책특보, 신면호 경제진흥본부장, 유재룡 투자마케팅기획관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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