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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색은 쪽풀에서 뽑으나 쪽풀보다 더 푸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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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색은 쪽풀에서 뽑으나 쪽풀보다 더 푸르고”

신영복 고전강독<130> 제11강 순자(荀子)-7

순자의 예론에서 우리는 예의 기원과 성격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예를 안정적으로 작동케 하기 위해서 그는 제도와 법 이외에 교육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도량(度量)과 분계(分界)가 안정적으로 작동되기 위해서는 교육에 의하여 보완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것이 순자의 교육론입니다.

순자는 이미 사람은 예의와 분계를 인식할 수 있는 지(知)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실천할 수 능력도 가지고 있다고 하는 매우 긍정적 인간관을 피력해 두고 있습니다.

君子曰 學不可以已 靑取之於藍 而靑於藍 氷水爲之 而寒於水 木直中繩
輮以爲輪 其曲中規 雖有槁暴 不復挺者 輮使之然也 故木受繩則直
金就礪則利 君子 博學而日三省乎己 則智明而行無過矣 故不登高山
不知天之高也 不臨深谿 不知地之厚也 不聞先王之遺言 不知學文之大也 (勸學)

처음의 ‘군자왈(君子曰)’의 군자(君子)는 순자(荀子)와 같은 뜻으로 읽습니다. ‘군자가 말하기를’로 번역하지 않고 ‘나는 말한다’로 읽는 것이 통설입니다.

“나는 말한다. 학문이란 중지할 수 없는 것이다. 푸른색은 쪽풀에서 뽑은 것이지만 쪽풀보다 더 푸르고, 얼음은 물이 (얼어서) 된 것이지만 물보다 차다.

먹줄을 받아 곧은 나무도 그것을 구부려서 둥근 바퀴로 만들면 콤파스로 그린 듯 둥글다. 비록 땡볕에 말리더라고 다시 펴지지 않는 까닭은 단단히 구부려 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무는 먹줄을 받으면 곧게 되고 쇠는 숫돌에 갈면 날카로워지는 것이다.

군자는 널리 배우고 날마다 거듭 스스로를 반성하면 슬기는 밝아지고 행실은 허물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높은 산에 올라가지 않으면 하늘이 높은 줄을 알지 못하고 깊은 골짜기에 가보지 않으면 땅이 두꺼운 줄을 알지 못하는 법이다.

마찬가지로 선비는 선왕의 가르침을 공부하지 않으면 학문의 위대함을 알 수 없는 것이다.”

이 문장은 여러분들에게도 매우 귀에 익은 것입니다. ‘순자’의 첫 페이지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권학편(勸學篇)’의 첫 구절입니다. 유명한 청출어람(靑出於藍)의 출전이기도 하지요.

학습과 교화를 강조한 교육철학의 선언입니다. 곧은 나무를 휘어서 바퀴가 되게 하는 것을 유(輮)라고 하는데 이것이 바로 교육입니다. 그리고 바퀴가 예전처럼 다시 펴지지 않는 것도 이 유(輮)의 효과입니다. 그리고 나무를 곧게 만드는 것도 교육이며 쇠를 날카롭게 벼르는 것도 교육의 역할입니다.

인간사회의 문화적 소산(所産)은 사회조직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 사회조직이 바로 예(禮)입니다. 그리고 그 예가 곧 제도와 법입니다. 이러한 제도와 법을 준수하게 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더 푸르게 만들고, 둥글게 만들고, 곧게 만들기도 하고 날카롭게 벼르기도 하는 것 이것이 교육입니다.

순자가 교육론을 전개하는 것은 첫째로 인간의 본성은 선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모든 인간은 성인이 될 수 있는 자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에게는 자기의 욕구충족이 가장 중요한 동기가 되고 있다고 하는 성악적 측면이 교육론의 출발점이 되고 있으며, 성인이나 폭군이나, 군자나 소인이나 그 본성은 같은 것이며 세상의 모든 사람은 성인이 될 수 있는 자질을 가지고 있다는 그의 인간관이 되고 있습니다.(凡人之性 堯舜之與桀跖 其性一也 君子之與小人 其性一也 塗之人可以爲禹. : 性惡篇)

인간에게 선단(善端)은 없지만 인간은 인(仁) 의(義) 법(法) 정(正)을 알 수 있는 지(知)와, 그것을 행할 수 있는 능력(能力)을 갖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간의 본성은 교화(敎化)될 수 있으며 또 본성은 교화되어야 한다는 것이 순자의 교육학이며 순자의 사회학입니다.

순자가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라고 당당하게 주장하는 까닭이 이와 같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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