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대선 불공정보도" 논란

SBS노조 '토론공방ㆍ8시뉴스' 편파사례 지적

SBS노조가 '대선방송 모니터'를 시작하며 자사 프로그램인 'SBS 토론공방'과 '8시뉴스'의 이미지조작을 통한 불공정성을 비판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SBS노조(위원장 송영재)는 28일 발행한 노보의 '이미지 조작을 통한 불공정 보도'란 공정방송위원회(공방위) 보고서를 통해 'SBS 토론공방'이 대선후보 초청토론회를 개최하며 각 후보 프로필을 영상과 자막으로 소개하는 프로그램 시작부분에서 정몽준 노무현 권영길 후보와는 달리 이회창 후보에게만 태극기를 배경으로 한 영상을 사용해 차별화했다고 비판했다. 'SBS 토론공방'은 지난 10월 11일부터 11월 1일까지 정몽준 노무현 이회창 권영길 후보 순으로 대선후보 토론회를 실시했었다.

<사진 이회창 후보에게만 대형태극기가 걸린 배경화면을 사용한 'SBS 토론공방' 화면.>

보고서는 "정몽준, 노무현, 권영길 세 후보가 지지자들을 배경으로 한 영상을 사용하여 대선 후보의 이미지를 전달하고 줌인 후의 클로즈 쇼트에 후보의 얼굴 외에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배경영상이 전혀 없었던 데 반해, 이회창 후보의 경우 대형 태극기를 배경으로 한 단독 쇼트를 사용해 대선후보자가 아닌, 당선자 혹은 국가지도자의 이미지를 강하게 연상시키고 있으며 클로즈 쇼트도 배경에 태극기를 담고 있어 다른 세 후보보다 훨씬 강력한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이미지문제와 관련한 다른 사례로 지난 13일 '8시뉴스'에서 방송된 '대선 D-36 후보 각 분야별 공약제시' 기사를 들었다. 이 기사는 이회창 노무현 정몽준 후보 순으로 당일의 동정과 공약을 소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사진 농민대회에 참석한 노무현 후보가 계란에 맞는 장면을 보도한 '8시뉴스' 화면.>

보고서는 "그런데 이회창 후보와 정몽준 후보의 경우에는 1)동정과 공약제시, 2)후보 인터뷰, 3)공약 보완의 세 부분으로 구성됐으나 노 후보의 경우는 1) 2) 3) 외에 농민대회 연설 도중 계란에 맞아 연설을 잠시 중단했다는 농민대회 중의 해프닝이 추가되어 네 부분으로 구성되었고 노 후보가 입에 계란을 맞아 연설을 중단하는 클로즈 쇼트의 영상이 반영되었다"고 설명했다.

SBS 공방위는 "우선 이 기사는 농민대회를 소개하는 사건기사가 아니라 각 후보의 공약을 소개하는 정치기사라는 점에서, 각 후보간 균형을 깨뜨리면서까지 대회의 돌출상황을 기사에 추가했어야 하는가 라는 문제를 지적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이 기사가 기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노 후보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방위는 "특히 연설을 하던 노 후보가 계란을 입에 맞고 연설을 중단한 장면을 클로즈 쇼트로 방영한 것은 노 후보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는 고의적인 편집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만약 취재기자가 버리기 아까운 장면이어서 끼워 넣기를 했다면, 이는 시청률을 의식한 선정적인 보도라는 비판과 함께 특정 후보의 이미지 훼손이라는 결과를 고려치 않은 무책임한 편집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SBS노조는 "TV는 영상매체이다. 글을 읽고 논리적으로 이해할 시간이 필요한 문자매체와는 달리, TV는 극히 짧은 시간에 상징적인 영상을 통해 특정 이미지의 전달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렇게 전달된 이미지는 논리적인 이해와 관계없이 시청자의 의식과 무의식에 장기간 작용한다. 따라서 TV의 경우, 방송내용이 공정해야 될뿐만 아니라 영상을 선택하는데 있어서도 공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