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과의 독점 인터뷰 등을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카타르의 위성방송 '알지자라'의 쿠웨이트 지국이 최근 쿠웨이트 정부에 의해 폐쇄당했다. 이에 앞서 지난 8월에는 요르단 정부도 알자지라의 요르단 지국을 폐쇄한 바 있다. 또 아랍 국가들의 공보장관들은 최근 한 모임에서 알자지라에 대해 보도 개선을 하지 않을 경우 배척운동(boycott)을 벌이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처럼 알자지라 방송은 반미적인 논조를 유지하는 한편 아랍국 정부들에게도 비판적인 보도태도를 보이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 아랍국가 정부들로부터는 심한 견제를 받고 있다. 나아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임박해 오면서 이같은 '탄압'은 더욱 거세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공영라디오방송인 NPR(National Public Radio)은 11일 '알자지라(Al Jazeera) TV가 아랍세계의 논쟁을 유발시켰다'는 중동 현지 인터뷰기사를 통해 알자지라 방송이 아랍세계에서 갖는 의미와 성향 등을 보도했다. 독립적인 아랍지역의 위성방송인 알자지라에 대한 아랍지역 대학교수 등 지식인들과 NPR의 평가는 아랍세계에서의 알자지라 위상을 보여준다.
다음은 NPR이 보도한 알자지라 방송관련 좌담기사의 주요 내용이다.
***'알자지라(Al Jazeera) TV가 아랍세계의 논쟁을 유발시켰다'**
밥 에드워드(사회자): 독립 아랍위성방송 채널인 알자지라는 아랍세계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알자지라는 특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같은 중동지역 이슈들에 대한 거침없는 보도로 유명합니다. 알자지라는 또한 9.11 사태 이후 반미성향으로 간주되는 보도를 통해 미국내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알지지라는 아랍세계에서도 각국 정부에 대한 공격적인 보도로 논쟁을 유발시키고 있습니다. 알자지라가 보도하는 내용들은 카타르와 아랍 주변국가들간의 정치적 논란거리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케이트 실리 NPR 특파원을 연결합니다.
케이트 실리: 서양에서 알자지라는 오사마 빈 라덴과 다른 알카에다 지도자들의 비디오테이프를 독점 보도하는 방송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그러나 알자지라는 이 곳 아랍세계에서 아랍정부들에 대해 강한 비판을 하는 것으로 더 유명합니다. (사우디의) 와히드 하셈 정치학 교수는 알자지라 프로그램이 너무 심하다고 말합니다.
와히드 하셈: 알자지라 방송의 프로파간다는 아랍을 위한 것이 아니라 아랍을 적대시하고 있습니다.
실리: 쿠웨이트는 최근 알자지라의 적대적 보도를 이유로 본국의 알자지라 지국을 폐쇄시켰습니다. 지난 8월에는 요르단이 알자지라 지국을 폐쇄하고 카타르주재 대사를 소환한 바 있습니다. 요르단 관리들은 지난 94년 이스라엘-요르단 평화협정 이전의 양국간 관계를 비판한 알자지라의 토크쇼가 원인이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카타르 주재 대사를 소환했는데, 그 이유 또한 알자지라가 사우디 왕국의 창시자인 압둘 라지즈 알-사우드 왕을 비판했기 때문입니다. 하셈 교수는 알자지라가 아랍세계의 민감한 문제들을 부각시키면서 아랍에 도움을 주고 있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하셈 교수: 이러한 이슈들은 아랍을 통합시키거나 강화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알자지라는 아랍을 분열시키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실리: 알자지라 관계자들은 자신들의 방송이 오로지 대화와 논쟁을 위한 하나의 독립적인 환경을 제공해주고 있을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는 대부분의 방송사들이 국가에 의해 통제받고 있는 아랍세계에서는 매우 드문 일입니다. 하지만 할리달 다힐 교수는 알자지라가 주장하는 것처럼 그렇게 독립적인 방송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는 알자지라는 카타르 지도자인 아마드 빈 흐마드 알 타니에 의해 설립됐다며 알자지라는 카타르 정부에게 매우 효과적인 도구가 됐다고 믿고 있습니다. 다힐 교수는 카타르 정부가 알자지라를 자신의 인기없는 정책들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할리달 다힐: 알자지라는 아랍세계의 변호인입니다. 알자지라의 보도는 반이스라엘적이며 반미적입니다.
실리: 다힐 교수는 그러나 카타르 정부는 큰 미군기지를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의 이라크 공격시 미군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카타르는 또 아랍국가들의 중지압력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과의 무역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다힐 교수: 눈여겨보면 알자리라가 자신들의 지위를 드러내기 위해 항상 아랍지역에서 가장 큰 국가들인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나라들은 숨길 것이 많습니다. 카타르는 이 나라들의 문제를 폭로함으로써 자신들 스스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돌리려는 것입니다.
실리: 이러한 주장에 반대하는 사우디의 반체제인사 모씰렌 오라지 박사는 자주 알자지라 방송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회교도인 그는 알자지라가 항상 객관적인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특히 사우디 문제에서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라지는 알자지라가 아랍지역에서 너무도 소중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모씰렌 오라지: 알자지라는 당신이 상상할 수 없는 어떤 일을 합니다. 우리는 외국이 아니라 내 가정이 있는 이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알기 원합니다. 알자지라는 바로 이런 문제들을 부각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실리: 최근 한 회의에서 걸프지역 공보장관들은 알자지라가 보도를 개선하지 않으면 배척운동을 벌이겠다고 위협했습니다. 하지만 오라지는 아랍 정부들이 무슨 일을 하든 알자지라는 대부분의 아랍지역 시청자들에게 최고의 방송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라지: 내가 정부 장관들을 만났을 때 그들 스스로가 알자지라 방송을 보려고 채널을 돌리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그들은 알자지라를 비판하지만 알자지라를 시청합니다. 아랍세계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알기 위해 지금은 모든 사람들이 알자지라를 보는 것입니다.
실리: 이 곳 분석가들은 알자지라의 인기를 보장하기 위해 카타르가 아랍 정부들의 압력에 굴복하고 알자지라에 재갈을 물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할리달 다힐 교수는 아랍 정부들은 대신 자신들의 방송을 강화시키고 경쟁력을 키우는 현명한 방법을 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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