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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뉴욕타임스 통해 대미협상 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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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뉴욕타임스 통해 대미협상 제의

"카터 등 중재 민간차원 협상도 좋다"-백악관 일단 거부

협상을 통해 핵위기를 해소하자는 북한측의 요구를 미국이 또다시 거부했다. 그러나 북한측의 이번 제안은 미국 최고 권위지인 뉴욕타임스를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된다.

한성렬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2일 뉴욕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3일자 보도) 미국과의 대화의지를 강력히 표명하며 "미국이 협상을 거부하겠다면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정계의 저명한 인사가 중개인으로 나서는 방안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북한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것은 핵개발계획을 포기하고 제네바 핵 합의사항을 준수하는 것"이라며 북측의 대화 제의를 또다시 거부했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이날 일리노이 주로 향하는 부시 대통령의 공군 1호 전용기 내에서 브리핑을 통해 "그것은 대화의 문제가 아니라 핵개발 계획을 폐기하는 행동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북측의 제안은 뉴욕타임스 지면을 통해 전달됐다는 점에서, 미국내 정치인과 한반도 전문가들이 대북협상의 찬성의사를 표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이번 제안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3일자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한 대사는 "모든 사안에 대한 협상이 가능하다"며 "미국이 대북 적대 정책을 끝낼 의지가 있다면 우리 정부는 미국의 모든 안보 우려를 대화로 풀어갈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북한과 미국은 똑같이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 미국이 대화를 재개할 때까지는 북한도 핵 개발계획 폐기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대사는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북한 정부는 미국이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핵문제에 대한 북한과의 대화를 계속하기를 거부한 데 대해 '경악'했다"며 "북한에서는 미국이 전쟁을 준비중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대화는 계속돼야만 한다. 양측이 마주 앉는다면 이 문제는 평화적으로, 또 신속하게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성렬 대사는 뉴욕타임스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도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폐기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면서 "나는 우리 정부가 미국의 모든 안보우려를 해소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한 대사는 또 북한 정부가 우라늄 농축 시설에 대한 국제사찰단의 사찰 허용을 검토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간단히 "그렇다"고 답변했다.

한 대사는 "워싱턴이 94년 제네바합의에서 명시한 북미관계 정상화 노력을 게을리 했고 2기의 경수로 완공 약속을 지연시켰기 때문에 북미간 합의를 먼저 위반한 것은 미국"이라며 "북한은 부시 행정부가 출범부터 클린턴 전 행정부 당시 폭넓게 진행돼온 북미간 대화를 거부했기 때문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은 특히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이라크 이란과 함께 '악의 축'으로 묘사한 것과 지난 여름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한 국가들을 선제공격할 수 있다는 발언을 반복한 데 대해서도 충격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북한을 선제공격 대상으로 지목한 상황에서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지 미국 국민들에게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뉴욕타임스는 "한성렬 대사는 북한 외무성의 핵심적 인물로 한 대사에 따르면 그의 이같은 발언은 북한 고위층으로부터 권위를 부여받은 것"이라고 전했다. 한 대사는 또 자신의 발언들은 '미국 정부 및 미국 국민과 새로운 의사소통 통로'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성렬 대사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는 뉴욕시 근교 뉴저지주에서 음식점을 경영하고 있는 로버트 이건이라는 한 미국인의 중재에 의해 성사됐는데 이건은 북미간 관계개선을 위해 활동하는 무역업체 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다.

***미국 한반도 전문가들 "결국은 대화해야 한다"**

한편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 의원들과 미국내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문제를 대화로 풀겠다는 강한 의지를 시사한 것만으로도 대단히 의미가 있는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대미대화 제의와 동시에 일본과의 관계개선, 그리고 외자유치를 위한 경제개혁을 지속하고 있다.

상원 정보위원회 동아시아ㆍ태평양 소위원회 위원장인 존 케리 의원(민주당, 메사추세츠주)은 북한의 새로운 핵 개발계획 폐기 제안에 대해 '회의적'(skeptical and mistrustful)이라고 밝혔으나, "미국의 대북대화 거부는 '부정적인 효과들을 보장할 뿐'이었다며 미국 정부는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시행정부가 취임 직후부터 북한과의 대화를 거부한 것은 엄청난 실수였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소련을 믿지 않았지만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군비경쟁을 종식시켰다"고 지적했다.

지난 97년부터 2000년까지 주한 미국대사를 역임했던 스티븐 보스워스도 "결국에는 그들과 다시 대화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보스워스 대사는 한 차석대사의 언급들은 "북한이 미국의 위협 아래 구석으로 몰리고 있다는 느낌"을 갖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편집광적일 수 있으나 그들은 적과 대치하고 있다"며 "그들은 부시 행정부를 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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