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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시민에게 돌려주자"

국내최초 퍼블릭액세스 채널 RTV 16일 개국

국내 최초의 퍼블릭액세스 전문방송인 RTV가 수년간의 산고 끝에 오는 16일 정식 개국한다.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 스카이라이프) 채널 154번을 통해 방송될 RTV는 시민단체는 물론, 일반 시민들이 직접 제작한 프로그램을 위성방송을 이용해 송출, 시청자 주권과 새로운 시민권을 실현할 수 있는 방송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

재단법인 시민방송의 백낙청 이사장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RTV 개국에 대해 “디지털위성방송으로선 세계 최초의 퍼블릭액세스 방송”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잦은 불방사태를 빚고 있는 KBS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열린 채널’과는 달리 앉아서 기다리지 않고 뛰어다니는 시민방송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백 이사장은 RTV의 특징을 “시민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하고 인터넷공간과 전국 방송망을 가진 디지털방송의 쌍방향성을 이용한 방송”이라고 설명했다. 백 이사장은 RTV의 발전을 위해서는 “전문인력과 우리 사회 다양한 여러 인력의 통합이 필요하다”며 “지방자치단체와의 연계를 통해 시민들의 자체 제작을 지원할 수 있는 시민제작지원센터(CNC, Citizen's Network Center)를 만들어 시민참여를 확대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TV는 ‘광고없는 공익방송’을 표방하고 있으며 운영에 필요한 재원은 현재 방송발전기금(2002년분 10억8천만원)과 스카이라이프의 공익성 담보지원금(13억여원)을 통해 조달하고 있다.

백 이사장은 “앞으로도 광고없는 공익방송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방송발전기금과 스카이라이프의 지원금을 확대하고 사업에 대한 공익적인 협찬과 기부금 등을 이용해 RTV를 운영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광고없는 공익방송 지향"**

김석은 방송사업본부장은 시민방송의 주요과제인 시민참여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상징적인 수준이지만 시민들의 참여를 위한 제작비도 지원할 예정”이라며 “일단은 돈 안드는 자체 제작만 할 방침이다. 하지만 앉아서 기다리지 않고 지자체와 제휴해 청소년문화회관 등을 이용한 많은 시민제작지원센터를 만들어 시민참여를 확대시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퍼블릭액세스 채널을 통한 프로그램의 명예훼손 등 법적 책임소재에 대해 백 이사장은 “RTV도 송출의 책임이 있기 때문에 제작자와 더불어 법적인 공동책임을 진다. 하지만 퍼블릭액세스의 원칙이 지상파와 달리 당사자의 문제점에 있으므로 문제해결에 필요한 법률개정작업도 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백 이사장은 “지상파 수준의 프로그램 내용을 기대할 순 없지만 웬만하면 내보낼 방침이다. (시청자가 제작한 프로그램) 내용의 방향성에 대한 것은 건드리지 않으려고 한다. KBS ‘열린 채널’과는 접근방식이 전혀 다르다”며 “(RTV가 크기 위해선 프로그램으로 인해) 잡혀가지 않을 정도의 풍파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농담을 던졌다.

***"프로그램으로 잡혀가지 않을 정도의 풍파는 각오할 것"**

지난 3월부터 시범방송을 통해 하루 10시간씩 방송하고 있는 RTV는 16일 개국 후에도 당분간은 하루 10시간의 방송시간을 유지하되 재방송을 줄여나가고 점차 방송시간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RTV가 방송중인 프로그램중 자체제작비율은 20%, 시민참여 제작물을 포함하면 40%에 달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외국 퍼블릭액세스 채널의 좋은 프로그램 등을 골라 소개하고 있다.

RTV의 당면과제는 32만명에 불과한 디지털위성방송 가입자 수다. 스카이라이프에 가입하지 않은 일반 시민들이 RTV를 시청할 수 있는 기회가 사실상 없다는 점인데 RTV측은 일단 16일 개국과 더불어 오픈하는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인들의 접근을 용이하게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백 이사장은 “장기적으로는 케이블 TV 진출도 구상하고 있으나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 홈페이지를 통해 당분간은 일부 방송을 공급하고 점차 실시간 동영상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퍼블릭액세스: "TV를 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

RTV가 표방하는 퍼블릭액세스(Public Access) 채널이란 “TV를 시민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지난 60년대 캐나다 지역주민을 중심으로 한 비디오운동에서 시작됐다. 이후 1972년 미국에서 케이블TV에 퍼블릭액세스 채널 개방을 의무화하는 법제화가 이뤄져 현재 미국 전역에 2천1백개의 방송이 운영중이다.

유럽에서는 1983년 독일 베를린에서 출발한 케이블TV ‘오페너 카날(Offener Kanal, 열린 채널)’을 시작으로 현재 40여개 지역에서 활발한 시민들의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 독일에서 운영중인 '열린 채널'은 나치즘을 선동하는 등 지나친 내용이 아닌 경우 모든 프로그램 방영이 사전검열 없이 이뤄지고 있으며 프로그램 내용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제작자가 진다.

이외에도 네덜란드 ‘SALTO’, 스웨덴의 ‘고텐버그’ ‘스톡홀름’, 라틴아메리카의 공동체TV운동연합이나 비디오운동연합, 남아프리카공화국의 FAWO(공동체TV 실험프로젝트로 미디어운동조직들이 95년부터 추진중) 등이 대표적인 퍼블릭액세스 채널로 꼽히고 있다.

***RTV의 R은 '시민이 인정하는 방송' 등의 의미 담아**

한국에서 처음 출범하는 퍼블릭액세스 채널인 RTV의 R은 특정고유명사의 이니셜이 아니라 부르기 쉽고 발전성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고려된 알파벳이다. RTV측은 R이 “상업적 인증마크로 사용되는 R의 의미를 담아 ‘시민이 인증하는 방송’임과 Right(올바른) Resistant(대안) Revolution(혁명) Real(참된) Responsible(책임있는), 그리고 ‘알’찬 ‘알’짜배기 씨‘알’ ‘알’권리 등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RTV는 16일 개국을 맞아 시민제작 영상물인 '열린 영상 시민의 눈' 'NGO 소식' 'NGO 스페셜' 'RTV 시민극장' '환경 익스프레스' 등을 신설하거나 지속시키고, '여성과 문화' 'RTV 시민토론' 'NGO 영상대학' '우리는 영상세대' 등 각 사회구성원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프로그램을 편성할 계획이다. 신설프로그램에는 '미디어비평'과 본지가 참여하는 '프레시안 비평' 등도 포함된다.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방송'을 표방하는 RTV 운영주체인 재단법인 시민방송은 지난 96년 방송개혁국민회의 제안으로 설립된 국민주방송문화진흥재단과 지난 2001년 발족한 재단법인 시민방송이 통합된 조직으로 지난 해 9월 스카이라이프의 '시민의 채널' 운영사업자로 선정됐다. 두 단체는 통합과정에서 퍼블릭액세스 채널의 인사 및 조직구성과 운영방법 등을 놓고 갈등을 빚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으나 지난 해 8월 (재)시민방송으로 통합됐다.

(재)시민방송 운영위원회에는 백낙청 이사장을 포함해 시민운동단체를 대표하는 김상희 여성민우회 공동대표,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 박원순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장, 신철영 경실련 사무총장,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 등과 문화계 언론계 방송계 종교계 학계 법조계 재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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