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중 발표 예정인 한국ABC협회의 신문발행 및 유가부수 공사결과를 앞두고 '조중동'이 주도하는 신문시장 판도에 미묘한 변화가 발생했다.
한국리서치(HRC)가 8월말 발표한 동아ㆍ조선ㆍ중앙 메이저 신문3사의 구독률과 열독률 차이가 거의 사라진 것이다. 이에 대해 신문업계에서는 그동안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양강구도를 고착시킨 듯 보였던 신문시장에 동아일보가 출혈을 무릅쓴 판촉경쟁에 뛰어들며 경쟁사와의 차이를 좁힌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표1 동아 조선 중앙 3사의 신문 열독률ㆍ구독률 추이>
프레시안이 입수한 한국리서치 조사결과(조사기간 6월 둘째주부터 7월 둘째주, 8월 말 발표)에 따르면 구독률의 경우 조선일보 13.1%, 동아일보 12.4%, 중앙일보 12.2%로 동아일보가 중앙일보를 근소한 차이지만 0.2%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사의 구독률 차이가 0.9%에 불과해 그동안 계속 벌어져왔던 3사간 격차가 상당히 좁아진 것으로 보인다.
열독률의 경우는 조선일보 14.5%, 중앙일보 14.3%, 동아일보 13.7%로 나타나 순위상으로는 과거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열독률에서 나타난 3사의 편차 또한 4월 말 발표된(2월 조사결과) 중앙일보 17.0%, 조선일보 16.3%, 동아일보 12.8%와 비교해 크게 좁혀졌다.
4월 말 발표된 구독률의 경우 중앙일보 15.2%, 조선일보 15.1%, 동아일보 10.7%로 나타나 조선ㆍ중앙과 동아일보의 차이는 지난 해와 비교해 더 크게 벌어졌었다.
***"자전거 등 고가 불법경품이 동아 약진 배경"**
신문업계는 이같은 동아일보의 약진과 '조중동'간 편차가 좁아진 배경을 동아일보의 지면경쟁력 강화보다는 불법경품을 동원한 출혈경쟁에서 찾고 있다. 동아일보가 지난 6월말 신문협회 신문공정경쟁위원회로부터 7백32차례에 걸쳐 자전거 등 불법경품을 제공한 사실이 적발돼, 건당 1백만원씩 총 7억3천2백만원의 위약금을 부과받을 정도로 판촉경쟁에 치중한 결과가 이번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반면 다른 신문사의 경우 조선일보와 경향신문이 각 1건씩의 위약금 부과에 그쳤다.
실제로 동아일보의 한 간부는 "중국산 자전거를 동원해 최소 1년단위 의무구독계약을 맺은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며 "자전거의 경우 대량으로 구입하면 대당 6-7만원에 불과해 몇만원 짜리 선풍기 등을 경품으로 주고 3개월 혹은 6개월짜리 구독계약을 맺는 것보다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아일보는 일단 이번 조사결과를 상당히 반기는 분위기다. 동아일보의 다른 간부는 "한국리서치의 조사결과중 의미가 있는 것은 동아일보가 구독률 2위를 차지했다는 것보다 1위부터 3위까지의 격차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조사결과가 매번 다르게 나오기 때문에 이번 조사결과만을 놓고 동아일보가 크게 약진했다고 보는 것은 과장된 해석일 수 있다. 일단은 동아일보가 조선ㆍ중앙과의 경쟁에서 크게 뒤처지지 않았다는데 의미를 둘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언론계 일각에선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최근 동아일보에 비해 신문판촉 경쟁을 등한시한 결과가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하고 있다.
한 일간지 간부는 "동아가 구독률 2위로 나온 이번 조사결과만을 갖고 동아일보가 조선ㆍ중앙을 따라잡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많이 떨어졌을 것으로 예상했던 동아가 경쟁사와의 편차를 좁혔다는 것은 의외다. 하지만 신문의 질보다는 자전거 등 고가경품을 이용한 무리한 출혈경쟁으로 구독률을 높인 것으로 보여 씁쓸한 결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8월 말 발표된 한국리서치 조사결과는 전국 11세 이상 59세 이하 남녀 2397명을 대상으로 한달간 면접방식을 통해 이뤄졌으며 제주도와 읍ㆍ면 지역을 제외한 전국 15개 시ㆍ도에서 실시됐다.
***열독률ㆍ구독률이란**
열독률이란 구독률과 함께 신문의 매체력을 평가하는 주요 척도로 사용되는데 가정, 직장, 가판 등 모든 구독행태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어제 읽은 신문이 무엇인지, 지난 1주일동안 어떤 신문을 가장 많이 접했는지를 조사한 결과다.
한편 구독률은 가정이나 회사에서 구독료를 내고 신문을 정기구독하는 개념으로 신문의 안정적 매체력을 평가하는 척도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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