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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교토의정서 '곧' 비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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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교토의정서 '곧' 비준하겠다"

"미국 없이도 기후협약 발효 가능"- 영 BBC 보도

최근 북한, 이란, 이라크 등 '악의 축' 국가들과 정치ㆍ경제 교류를 확대하면서 미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는 러시아가 요하네스버그 세계 환경정상회담에서 미국에 또 한방을 먹였다. 부시 행정부가 비준을 거부하고 있는 교토의정서를 '곧' 비준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영국 BBC 방송은 3일(현지시간) 미하일 카시아노프 러시아 총리가 환경정상회담 연설을 통해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으며 청중들은 뜨거운 박수로 이같은 러시아의 결정을 환영했다고 전했다.

BBC는 이어 세계 3위의 온실가스 배출국가인 러시아가 교토의정서를 비준하게 되면 미국의 참여 없이도 교토협약은 발효될 수 있다면서 "러시아가 (빈사 지경에 있던) 교토 협약에 회생의 키스를 보냈다"고 지적했다.

카시아노프 총리는 이날 환경정상회담 참석자들에 대한 연설을 통해 "우리는 이미 교토의정서에 서명했으며 현재 (의회) 비준을 준비하고 있다. 아주 가까운 장래에(the very nearest future) 비준이 통과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교토의정서를 비준할 경우 올해 안에 교토협약이 발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BBC는 전했다. 교토협약이 발효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의 55%(1990년 기준)에 해당되는 국가들이 참여해야 한다. 세계 최대의 탄산가스 배출국가는 미국(36%)이며 그 뒤를 중국과 러시아(17%)가 잇고 있다.

이와 관련, 환경운동가 고든 셰퍼드는 "러시아의 교토의정서 비준은 연내 교토협약의 발효 가능성을 높이는 좋은 소식"이라면서 "교토협약이 발효되려면 러시아와 캐나다가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캐나다의 장 크레티엥 총리는 지난 2일 환경정상회담 연설을 통해 캐나다 의회가 올해 안에 비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2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도 교토의정서를 비준했다. 환경정상회담에 참석중인 주룽지 중국 총리는 연설을 통해 중국은 교토의정서 채택을 위한 국내적 절차는 모두 마쳤다고 밝혔다. 그는 또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이 자리에서 중국정부가 교토의정서를 비준했음을 밝히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는 중국은 미국 등 선진국과는 달리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없기 때문에 중국의 비준 여부가 교토협약 발효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BBC는 그러나 중국의 지지는 교토협약의 장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제까지 미국은 교토의정서를 비준하지 않는 이유로 중국을 거론해 왔기 때문이다.

주룽지 총리는 "중국은 다른 선진국들도 가능한 한 빨리 교토의정서를 비준, 또는 승인해 올해 안에 교토협약이 발효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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