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지지율 역전, 집권 사민당 야당연합 앞질러

<속보> '홍수의 힘'으로 슈뢰더 지지율도 급상승

1백년만의 최악의 홍수사태가 독일의 총선판도를 뒤흔들어 놓고 있다. 지난 수개월간 여론조사에서 줄곧 열세를 면치 못했던 집권여당 사민당(SPD)의 지지율이 급상승, 드디어 야당 기민·기사연합(CDU·CSU)을 앞지른 것이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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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방송 ZDF가 23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만하임선거연구소 실시) 결과에 따르면 사민당은 한달전 조사때보다 3% 포인트 상승한 40%의 지지율을 기록, 기민·기사연합을 1% 포인트 앞질렀다. 기민·기사연합 지지율은 39%로 지난 번보다 4% 포인트 떨어졌다. 사민당의 연정파트너인 녹색당(Die Gruenen)은 8%, 기민기사연합 파트너인 자민당(FDP)은 10%의 지지율을 얻었다.

또 '지금 당장(8월 25일) 선거가 치러진다면 어느 정당을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에서도 사민당은 38%로 기민·기사연합(39%)을 바짝 뒤쫓았다. 지난번 조사에 비하면 사민당은 2% 포인트 상승한 반면 기민·기사연합은 2% 포인트가 하락했다. 한편 녹색당과 자민당은 각각 7%와 9%의 지지를 얻었다.

사민당과 녹색당의 집권연정세력은 합계 45%의 지지율로 기민·기사연합과 자민당을 합친 48%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우파인 기민기사연합에 대한 지지율 하락, 좌파인 사민당의 인기회복 추세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독일 정계가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오는 9월 22일 치러질 총선에서 사민당측의 대역전극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민당의 인기회복 배경은 무엇보다 슈뢰더 총리가 최악의 홍수사태로 고통을 겪고 있는 구 동독 지역 주민들에게 강력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지도력을 과시한 데 있다. 홍수사태를 맞아 세제 개혁으로 긴급복구 자금을 마련하자는 슈뢰더의 제안에 대해 독일 국민의 59%가 찬성의사를 표명했으며 반대는 29%에 그쳤다. 반면 기민기사연합은 사민당의 세제개혁 조치에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슈뢰더는 총리후보에 대한 지지도 조사에서 55%(1주 전 52%)를 얻어 라이벌인 기사당 에드문트 슈토이버를 19% 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슈토이버에 대한 지지율은 1주일 전에 비해 3% 포인트 하락했으며 두 후보간 19%의 격차는 슈토이버가 기민기사연합의 총리 후보로 확정된 올해 초 이후 최대 차이다.

홍수사태를 맞아 보여준 슈뢰더 총리의 리더십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롤프 라이시히 브란덴부르크-베를린 사회과학연구소장은 22일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슈뢰더는 많은 구 동독 지역주민들이 국가에게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를 대변할 수 있을 뿐이다. 즉 강하고 추진력있게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것"이라며 "슈뢰더가 지금 관료주의적이지 않은 지원을 약속하고 유럽연합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아오면 그들은 다시 슈뢰더를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쥐드도이체차이퉁(SZ)은 24일자 관련 논평을 통해 '독일 정치권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갑자기 모든 사람들이 8월 말이면 사민당의 기민기사연합 추월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던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SZ은 사상 최악의 홍수사태가 슈뢰더로 하여금 지도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며 슈뢰더 총리가 이제 다시 예의 호탕한 웃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