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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업, 조선일보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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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김대업, 조선일보 정조준

방상훈사장 병역면제 사유는 '체중 초과'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장남 정연씨를 둘러싼 병역비리 의혹이 언론사주 일가 등 언론계로 확산될 전망이다. 김대업씨가 20일 서울지검 기자실에서 "다음달 한나라당 의원 12명과 함께 조선일보 등 언론사주 일가 3명의 비리 의혹도 공개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김대업씨의 이같은 주장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김씨가 자신의 비리 폭로에 부정적 보도로 일관해온 조선일보에 대한 계산된 반격이 아니냐는 정치적 해석도 나오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씨가 비리내역을 공개할 경우 언론계 사주일가의 병역비리 의혹도 커다란 폭풍핵이 될 것으로 내다보며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언론사주 병역비리 의혹은 단골메뉴**

언론사 사주일가의 병역비리 의혹은 우리 사회 지도층의 병역비리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빠짐없이 제기돼온 의혹이었다.

언론사 사주들의 병역비리는 지난 99년 서울지검과 군검찰부의 합동수사 과정을 통해 사실로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김병건 전 동아일보 부사장의 부인 신모씨는 아들의 병역면제 판정을 위해 2천만원을 건넨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99년 11월 서울지법에서 벌금 2천만원 형을 선고받았다.

이밖에도 본인이 직접 언론사 사주이지는 않으나, 장중호 일간스포츠 사장의 외삼촌인 이상용 한국문원 사장은 지난 99년 7월 병무사범합동수사부의 제2차 수사결과 발표 때 금품을 주고 아들의 병역면제를 부탁한 사실이 밝혀져 사법처리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병역비리 수사를 지켜본 세간의 반응은 뭔가 미진하다는 것이었다. 언론계의 파워에 눌려 관계당국이 적당한 선에서 뚜껑을 덮은 게 아니냐는 의혹 제기였다.

***"언론사주 일가 병역면제 사유중 후천적 질병이 31.6%로 일반인의 13배"**

이 과정에 언론사주 일가의 병역 면제비율은 42.1%로 일반인(4.6%)이나 고위공직자(17.4%)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언론비평 전문지 미디어오늘은 지난 2000년 2월17일자에 '언론사주·일가 병역면제자 42%'란 기획기사를 통해 중앙언론사중 세칭 족벌체제로 운영되는 8개사 사주 일가의 병역현황을 조사해 보도했다. 조사대상 언론사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국일보, 매일경제, 서울경제, 스포츠투데이, SBS 등.

<표1: 언론사 사주일가 병역현황(미디어오늘 2002년 2월 17일자)>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19명 가운데 8명(미신고 또는 미필 추정 2명 제외)이 면제판정을 받았다. 미디어오늘은 "이들의 면제비율은 일반인의 4.6%에 비해서는 10배 정도, 99년 10월 조사된 고위공직자 면제비율 17.4%와 비교해서는 2.5배나 높은 수치"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시선을 끈 대목은 이들의 병역면제 사유였다.

경제적 능력이나 환경면에서 일반인보다 양질의 생활을 보장받고 있는 언론사주 일가의 병역면제 사유가 교통사고 후유증, 폐질환, 척추디스크, 심장수술 등 후천적 질병에 기인한다는 점이다. 조사대상중 이같은 신체결함에 따른 면제비율은 31.6%(5명)로 일반인들의 2.4%에 비해 13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언론사주 일가가 선천적으로 일반인들에 비해 많은 질병을 갖고 있지 않은 다음에야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다.

***방상훈 조선일보사장 면제사유는 체중초과**

당시 미디어오늘은 "언론사별로는 한국일보 장씨 일가 5명중 4명이 면제판정을 받아 가장 높은 면제비율을 보였으며, 조선일보 방씨 일가는 5명중 2명이 면제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에 김대업씨가 병역비리 의혹을 공식제기한 조선일보의 경우 방상훈 사장과, 방우영 회장의 장남인 방성훈씨가 면제를 받았다. 방상훈 사장은 지난 71년 1월 체중초과로 제2국민역(면제)에 편입된 것으로 나타나, 체중미달로 병역면제를 받으면서 비리의혹에 휩싸인 이회창 대통령후보 아들 정연씨와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방우영 회장 장남 방성훈씨는 심장수술을 받은 병력이 면제사유였다.

이밖에 미국 영주권 취득으로 군 복무를 피한 조희준 전 스포츠투데이 회장은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미국으로 건너가 영주권을 취득한 후 나이상한선(만 31세)이 지난 다음해인 97년 귀국해 영주권을 의도적으로 병역기피 수단으로 사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 수핵탈출증으로 면제를 받은 장중호 일간스포츠 사장은 지난 99년 구속된 임영호 군의관이 "장 사장 신체검사와 관련해 박노항 원사로부터 3백만원을 받았다"고 진술해 병역비리 수사대상자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99년 신체검사 재검을 통보한 서울지방병무청을 상대로 병역처분취소처분 취소청구 소송을 제기해 최근 법원으로부터 승소판결을 받아냈다.

***"소극적인 병역비리 의혹보도, 언론사주 때문인가"**

병역은 교육과 함께 우리 사회체제와 통합을 유지시키는 중요한 국민적 합의이자 국민의 4대의무중 하나다.

따라서 평등교육 실현과 함께 평등한 군복무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권력과 금력이라는 수단에 의해 깨질 경우 우리 사회는 구심점을 잃게 되며, 국민 합의에 의해 유지·운영돼야 하는 국가체제 자체가 붕괴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중차대한 의미를 갖는 것이다.

언론사주와 정치권 등 지도층의 병역비리 의혹에 국민이 분노하는 것은 말로만 독자와 국민 우선을 외치는 이들이 실제로는 권력과 금력이라는 불법적 수단을 사용해 국민들에게 정직하게 살아봐야 손해라는 인식을 갖게 한다는 데 있다.

일각에서는 일부 언론사가 보여주고 있는 병역비리 축소지향적 보도태도가 사주들의 병역비리 의혹과 무관치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 지난 14일 '국민은 진실을 알고 싶다'는 성명을 통해 이회창 후보의 병역비리 의혹에 대해 소극적인 '조중동'을 비판하며 "특히 병적 기록표에 대해 조선일보가 이를 축소보도하고 심지어 외면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의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닌지 본회는 진지하게 묻고 싶다. 언론은 진실규명에 나서라"고 촉구한 것이 단편적인 사례다.

이같은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김대업씨가 공개할 예정인 3명의 언론사 사주일가에 대한 병역비리 의혹뿐 아니라, 전 언론사의 병역비리 의혹에 대한 대대적 규명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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