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재보선으로 국회 과반수를 넘긴 한나라당이 언론계와 시민단체로부터 방송장악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국내 최대 언론인 현업단체인 전국언론노조(위원장 김용백)와 12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시청자연대회의(상임대표 김상근)는 20일과 17일 각각 "한나라당은 언론장악(방송장악) 음모를 즉각 중단하라'는 성명을 내고 한나라당의 MBC 국감대상 포함결정 등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언론노조는 "국회의원 수의 절반을 넘는 거대 야당이 된 한나라당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보도를 한다고 판단하는 언론까지 거추장스럽다는 듯이 재갈을 물리려는 것은 국민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며 "옛 공보처 관료들이 포함된 한나라당의 구태가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발호하고 있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시청자연대회의는 한나라당의 MBC 국감포함 결정에 대해 "(MBC는 이미 비공식적인 국감대상인데) 한나라당이 MBC를 중복 감사하겠다는 것은 국정감사를 통해서 MBC를 길들이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나라당은 다수당의 지위를 이용하여 언론을 길들이려는 태도를 즉각 중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은 지난 13일과 14일 당 편파방송대책특별위원회를 열어 MBC를 국정감사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하고 이를 위한 법률개정안 검토작업을 조속한 시일 내에 마무리짓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나라당은 이와 관련 지난 14일 KBS MBC SBS YTN 등 방송4사에 보낸 '공정방송 보도 협조요청' 공문을 통해 "당 편파방송대책특별위원회가 최근 병역관련 방송보도를 분석한 결과 일련의 병역관련 방송보도는 증거능력도 검증되지 않은 채 신뢰성이 의문시되는 사람의 일방적 주장만을 보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며 향후 보도에 각별히 신경을 써 달라고 주문했다.
다음은 언론노조와 시청자연대회의 성명서 전문.
***언론노조 '한나라당은 언론장악 음모를 즉각 중단하라'**
한나라당이 무소불위적 위세를 몰아 이제 방송장악을 꾀하고 있다. 국회의원수의 절반을 넘는 거대 야당이 된 한나라당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보도를 한다고 판단하는 언론까지 거추장스럽다는 듯이 재갈을 물리려는 것은 국민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한나라당은 이제 각종 법률안·동의안·결의안은 물론 맘만 먹으면 국무총리나 국무위원에 대한 해임건의안과 탄핵소추안을 의결할 수 있다. 즉 입법부는 물론 행정부까지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막강한 한나라당은 이른바 병풍사건과 관련해서는 지난 11일 "수사 담당자인 박영관 부장검사를 즉각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한나라당은 사실상 입법부, 행정부를 지배하는데 이어 사법부까지 손아귀에 쥐려는 오만한 태도를 노골화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급기야 지난 14일 '편파방송대책특별위원회'에서 공정방송 보도 협조요청이라는 문서를 KBS와 MBC, SBS, YTN에 발송했다. 이 문서에 따르면 이들 4개 방송사들이 '병풍보도'와 관련해 불공정 방송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이 참에 방송법을 개정하여 MBC를 국정감사에 포함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어떻게 책임 있는 공당에서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언론사에 대해 불공정보도를 운운하며 특정 방송사에 대해 법을 개정해서라도 국정감사로 통제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할 수 있는가. 이는 명백한 언론탄압이며 언론에 대한 협박이다.
기자협회보가 7월22∼25일 전국 신문ㆍ방송ㆍ통신기자 40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3.2%에 해당하는 333명이 언론사가 특정후보에 유리하게 보도하고 있다고 답했다. 나아가 유리하게 보도하고 있는 언론사로 조선일보(69.3%)를, 유리하게 보도되고 있는 후보자로 이회창 후보(93.3%)를 꼽았다. 이렇듯 일선 언론현업자의 시각을 보더라도 한나라당은 오히려 편파적일 만큼 언론의 이익을 받고 있는 정당이다.
그럼에도 자신들이 보기에 일부 언론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손보기에 나선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공당의 행패다. 언론탄압은 역대정권, 특히 한나라당의 전신인 정권들에서도 숱하게 있었다. 옛 공보처 관료들이 포함된 한나라당의 구태가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발호하고 있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수많은 시민단체들도 이러한 한나라당의 오만방자한 언론탄압에 분노하고 있다. 입법, 사법, 행정을 넘어 언론까지 완전 통제하겠다는 한나라당의 태도를 결코 방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용백)은 한나라당에게 분명히 밝힌다. 언론독립을 위한 우리의 투쟁은 결코 중단되지 않을 것이며 방송통제 등 어떠한 음모에 대해서도 우리는 단호하고도 강력히 대처할 것이다. 우리의 투쟁엔 수많은 시민단체가 함께 할 것이다.
2002년 8월 2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시청자연대회의 '한나라당은 방송장악 음모를 즉각 중단하라!'**
최근 한나라당은 이회창 후보의 병역비리에대한 방송보도가 공정하지 않다며 편파방송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현경대)를 만들고, 8월13일에는 "MBC를 국정감사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방침을 정하고 감사원법이나 방송문화진흥법 등 관련 법률 개정안을 8월중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이미 국정감사를 받고 있으며, MBC는 방송법 개정 이후 업무현황보고라는 형식으로 비공식적인 국정감사를 받아오고 있다.
문제는 한나라당이 왜 이 시점에서 MBC를 관련법을 개정해서 국정감사 대상에 넣겠다는 것인지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점이다. 한나라당이 MBC를 중복 감사하겠다는 것은 국정감사를 통해서 MBC를 길들이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한나라당은 MBC의 보도태도에대하여 여러 가지로 불만을 표시하여왔다. 서해교전관련보도나 특히 병역비리관련보도에 대하여 MBC가 편파보도를 한다는 불만을 표시하였다.
그러나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보도하면 공정보도이고 불리하게 보도하면 편파보도라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다. 사실에 입각한 진실보도가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관련법을 고쳐서까지 MBC를 국정감사 대상에 넣는다는 것은 언론을 길들이겠다는 의도로밖에 볼 수가 없다.
MBC는 민간기업 형태의 공영방송으로 99년 방송법 개정 과정에서 MBC의 공영적 성격을 최대한 살리면서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을 유지하고자 했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MBC를 국정감사 대상에 넣겠다는 것은 방송의 자율성을 해치면서까지 언론을 길들이겠다는 의도로밖에 볼 수가 없다.
한나라당은 무리하게 관련법을 고쳐 MBC를 국정감사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 오히려 언론이 진실보도로 견제와 감시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아주는 것이 정당의 도리라고 볼 때, 한나라당은 다수당의 지위를 이용하여 언론을 길들이려는 태도를 즉각 중지해야 한다.
2002년 8월 17일
시청자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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