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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등 참조 수년간 경제개혁 연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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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유럽 등 참조 수년간 경제개혁 연구했다"

북한, 중국언론ㆍ유럽 외교관 등에 '경제조치 설명

지난 7월 1일 시작된 북한의 경제개혁조치에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언론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의 경제개혁 조치가 과연 성과를 거둘지도 관심이지만 그보다는 우선 북한 당국의 의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 당국이 정말로 경제개혁을 원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아직 풀리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움직임을 보면 이번 개혁조치는 상당한 준비끝에 북한경제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각오하에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북한은 이번 경제개혁 시작과 함께 한국 미국 일본 등과의 관계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외관계 개선 없이는 경제개혁에 필요한 외부의 경제적 도움을 확보할 수 없다는 계산 때문일 것이다.

또 외국언론과 평양주재 외국 외교관들에게도 이번 개혁조치의 내용과 의미, 북한 주민들의 반응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우선 지난달 하순에는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영국의 경제잡지 이코노미스트가 북한 개혁현장을 1주일간 현지취재한 르포기사를 실었다. 자신들의 경제개혁을 국제사회에 적극 알리겠다는 북한당국자들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지난 16일 중국 환구시보는 이번 경제개혁에 관한 북한 고위 경제관리와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북한 국가기획위원회 국민경제종합기획국 최강 부국장과 지난 8일 단독인터뷰를 갖고 보도한 '북한, 월급인상 물가조정'이란 제하의 기사. 환구시보는 북한 고위관리가 경제개혁조치에 관해 외국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로 국제뉴스를 전문으로 다루는 신문이다.

최강 부국장은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8월부터 주민들에게 새로 조정된 월급을 지급했다"며 "그 중 교육과 과학연구 및 공장, 광산 일선의 직원들의 월급 인상폭이 가장 컸다"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주목할 만한 것은 북한 정부의 월급 및 물가 조정후에도 평양시의 일반 재래시장 물가에 그렇게 많은 파동은 없었다는 것"이라며 "주요 농부산품 가격은 많이 올라갔으나, 임금이 수십배 제고된 것에 비하면 가격 변화는 큰 편이 아니었다. 이는 북한 주민들의 월급인상 후 생활 수준, 특히 개인의 상품 구매력이 이전보다 많이 증가하였음을 설명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7월 25일 서종식 외무성 제8국(유럽 담당) 부국장을 통해 평양주재 유엔기구와, 러시아를 제외한 유럽 각국 대표들을 대상으로 7월 1일부터 시작된 경제관리방식 개선 조치에 대해 최초의 공식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연합뉴스는 19일 지난 달 25일 열렸던 서종식 외무성 부국장의 설명회 요지를 보도하며 "북한 당국은 이번 조처를 위해 지난 수년간 영국, 이탈리아, 스웨덴 등에 파견한 북한 경제 대표단과 시찰단의 결과를 참고했을 뿐 아니라 구체적인 국가를 밝히지 않은 채 여러 국가의 경제 모델을 연구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다음은 환구시보 16일자 기사 주요내용과 연합뉴스가 평양에서 활동중인 인도지원단체 실무협의회를 통해 입수, 보도한 '북한 경제방식개선 설명회 요지'.

***'북한, 월급인상 물가조정'(중국 환구시보, 16일자)**

8월 8일 최강 북한 국가기획위원회 국민경제종합기획국 부국장은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최 부국장은 인터뷰에서 북한의 최근 경제관리 강화 및 국민 생활수준 제고를 위한 조치에 대해 소개했다. 이는 북한 정부에서 처음으로 외부에 관련사실을 밝힌 것이다. 북한은 이제 경제 관리 강화, 국민생활 수준제고 방면에서 새로운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월급인상ㆍ물가조정은 역사적인 원인뿐 아니라 국제적인 환경적응을 위해서도 필요한 것**

최강 부국장은 올해 7월 1일부로 쌀 가격이 인상됨에 따라 도시민 월급 기준과 일상생활용품 가격을 재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새로운 조치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경제관리에서 일하지 않고 획득하는 평균주의 현상을 없애고, 일한 만큼 분배받는 사회주의 분배원칙을 철저히 체현하며, 전체 노동자들의 혁명 열정과 창조성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월급인상 및 물가조정 원인에 대해 최 부국장은 '해방 초기 북한의 농민은 전체 인구의 70%를 차지했으며, 그 당시 국가는 토지개혁을 진행, 토지를 무상으로 농민에게 분배했고 농민은 수확의 25%를 국가에게 납부했다. 그러나 수십년간의 발전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생활 상태, 국가 경제구성 등에 거대한 발전이 있었던 만큼 기존의 쌀 등 곡식구매 및 공급 체계에 필요한 조정을 가하는 것은 목전의 실정에도 부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하나의 원인은 국제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원래의 사회주의 진영에 존재하던 사회주의 국가 시장이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원유만 예로 들더라도 현재 북한은 국제시장에서 수입한 원유가격이 80년대 사회주의 국가시장 수입가격의 몇 배에 달하나, 북한 국내 공업제품의 가격은 여전히 과거 수십년전 수준에 계속 머물고 있어 이 같은 모순은 현행의 물가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조정을 불가피하게 했다'고 밝혔다.

***월급인상폭이 가장 큰 분야는 교육과 과학연구 및 공장과 광산 일선 직원**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이미 8월부터 새로 조정된 월급체계에 따라 주민들에게 월급을 지급했다. 그 중 교육과 과학연구 및 공장, 광산 일선 직원들의 월급 인상폭이 가장 컸다. 대학교수의 월급은 이전의 2백원에서 4-5천원으로 인상됐고 일반 노동자의 월급도 15-20배 늘어났으며, 정부 국장급 간부의 월급은 이전의 1백80-2백원에서 3천5백-4천원으로 대폭 인상됐다.

이 같은 대폭적인 월급 인상과 함께 쌀을 포함한 식품, 생활용품 가격도 인상됐고 주택 임대료, 상수도, 전기요금 가격도 상향 조정됐다.

주목할 만한 것은 북한 정부의 월급 및 물가 조정 후에도 평양시의 일반 재래시장 물가에 그렇게 많은 파동은 없었다는 것이다. 주요 필수품 가격은 많이 올라갔으나, 임금이 수십배 제고된 것에 비하면 가격 변화는 큰 편이 아니었다. 이는 북한 주민들의 월급인상 후 생활수준, 특히 개인의 상품 구매력이 이전보다 많이 증가하였음을 설명해주는 것이다.

***쌀 배급표외 나머지 일용품 분배표 취소**

최강 부국장은 7월 1일부로 쌀 배급표를 제외한 나머지 일상용품 배급표는 일괄적으로 취소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제 배급표 없이 현금만으로 직접 백화점이나 국영상점에서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고, 한번에 구매할 수 있는 양도 제한받지 않는다.


***북 외무성 '북한 경제방식개선 설명회 요지'**

▲경제방식 개선: 지난 7월 1일 경제관리 개혁 조치는 경제에서 두 가지 중요한 구조적 변화를 가져왔다. 첫째는 재화와 용역에 대한 국가 보조금 중단에 의한 가격체계 변화이다. 두번째는 생산을 늘리기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인상된 재화와 용역가격에 주민들이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월급인상이다.

서종식 부국장은 이는 실리와 편의를 보장할 수 있도록 생산자들을 자극하기 위한 조치라며, 모든 부문의 기업과 작업단위들이 국가보조금 없이 자력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인상: 이 조치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생산물의 실제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생산물의 가격을 어떻게 정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서 부국장은 국가보조금 중단으로 생산물을 분배하거나 시장에서 이익을 얻으려는 개별 생산자에게 더 많은 책임이 돌려지게 됐으며, 새로운 가격체계로 생산자들에게는 '널리 보급되어 있는' 수요와 공급을 결정하는 상품유통이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생산자들이 생산물 증대나 수요변화에 따라 어떻게 투입물을 마련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또 생산물을 팔 시장을 찾지 못하는 기업과 노동자들에 대해서도 언급이 없었다.

서 부국장은 주요 식량에 대한 국가보조금 삭제로 공공배급체계를 통해 공급할 수 있는 식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즉 정부가 국영농장이나 협동농장의 생산물에 대해 농민시장 가격을 토대로 책정된 '시장가격'을 지불하게 되면 농장들은 더 많은 생산물을 국가에 판매하게 되고, 공공배급체계나 국영상점의 물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소비자들은 농민시장에 갈 필요성이 감소하게 될 것이다. 서 부국장은 이는 농민시장 가격이 국정가격보다 높을 때 이뤄졌던 '비(불)법적인 판매활동'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확인되지 않은 많은 정보에 따르면, 북한 정부는 최근 인플레이션 방지를 위해 농민시장의 생필품에 대해 높은 가격을 매겼다. 이러한 조치는 농민시장에서 곡물이나 고기와 같은 주요 생필품의 공급을 감소시키게 될 것이다.

▲월급 인상: 새로운 임금체계는 노동자들을 자극시켜 생산증대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서 부국장은 지적했다. 그는 노동자들의 임금은 작업의 숙련도와 중요도에 따라 차등지급하게 됐다며 군인, 광부, 과학자들은 사무직 근로자들보다 많은 월급을 받는다고 밝혔다.

특히 김창식 농업상은 지난 1일 오시마 겐조 유엔사무차장과 만난 자리에서 협동농장의 작업반과 분조들은 노동시간이 아닌 그들이 생산한 것에 기초해 월급이 지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관리들은 새로운 임금체계가 생산물과 생산성이 다른 같은 직종의 노동자들에게 어떻게 적용되는지와 노후된 공장이나 침수된 광산 등과 같은 기업들이 국가보조금없이 스스로 인상된 임금을 어떻게 지불할지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일하지 않는 노동자와 연금수급자가 아닌 사람들은 국가에서 월급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사회보장제도: 서 부국장은 이번 조치와 관련해 사회보장 수급권자들에 대한 30개 범주의 사회보장제도는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핵심 사회보장제도인 의료ㆍ교육부문은 무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부국장은 일정기간이 지난 후 식량배급체계를 사실상 포기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어떤 시스템이 식량배급체계를 대체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식량배급제는 당분간 모든 주민들이 최소한의 식량을 받을 수 있도록 유지될 것이지만 그 양은 식량수급정도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추가적인 식량은 개인의 지불 능력에 따라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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