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열리는 최초의 민간 남북공동행사

'8.15민족통일대회' 14-17일 워커힐호텔 등서

민족화해와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광복 57돌 기념 8.15민족통일대회가 14일 오전 10시 30분 북측 대표단의 인천공항 도착을 시작으로 3박4일간의 막을 올린다. 이번 대회는 분단 이후 서울에서 개최되는 최초의 민간 남북공동행사이며 서해교전 등으로 불거진 남북간 갈등의 골을 메울 수 있는 행사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북측 대표단은 김영대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회장을 단장으로 노동 농민 여성 언론 등 9개 부문 대표자와 취재단 행사진행요원 보장성원 등 1백여명으로 구성됐다. 북한이 1백여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민간대표단을 남한에 파견하는 일도 분단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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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부터 17일까지 계속되는 8.15민족통일대회는 안전문제를 고려해 개막식 등 대부분의 행사가 애초 계획과는 달리 프레스센터가 마련된 워커힐호텔 옥내에서 치러진다. 하지만 16일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릴 예정인 북측 대표단의 단독공연과 창덕궁 방문은 애초 계획대로 치러진다.

민화협 7대종단 통일연대 등으로 구성된 남측 2002 민족공동행사 추진본부는 북측 민화협이 12일 팩스를 통해 "개막 및 단합대회 장소가 최대한 안전해야 할 것으로 본다"는 뜻을 전해와 올림픽 펜싱경기장에서 치를 예정이던 개막식을 15일 오전 9시30분 워커힐호텔내 '제이드가든'이라는 잔디밭에서 개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통일연대는 정부당국의 옥외행사 금지, 행사 규모의 조정 등 전반적 축소 방침에 대해 12일 회의를 갖고 '강력히 항의하지만 8.15대회 성사를 위해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02 8.15민족통일대회 첫째날인 14일은 북측대표단의 도착성명 발표에 이어 오후 5시 한국예총이 준비한 국악 환영공연이 마련돼 있다. 오후 7시부터는 남북 대표단과 일부 외부들을 초청한 환영만찬이 열릴 예정이다.

개막식이 열리는 15일에는 오전 11시에 남북의 합동예술공연이 예정돼 있으며 오후 3시부터 남북 화가와 사진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미술전(장소 미정)과 사진전(워커힐호텔) 개막식이 열린다. 남측 행사추진본부의 김창수 정책실장은 남북 공동미술전과 사진전 역시 서울에서 열리는 최초의 행사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처음에는 남북이 각각 1백20점씩(그림·사진 각 60점) 2백40점을 전시할 예정이었으나 북측이 작품을 내겠다는 화가가 너무 많아 늘려야겠다는 뜻을 전해와 남북이 2백40점씩의 작품을 전시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북측 작품들은 월북작가가 그린 작품들이 많이 전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 그림 1백10점은 현업 화가들의 작품이며 10점 정도는 국보급이 전시될 예정이다.

15일 오후에는 강남 삼성동 코엑스에서 SBS 초청 북측 예술단의 공연이 펼쳐진다. 북한 예술단 공연은 인민배우 5명과 공훈배우 5명을 포함해 만수대 예술단과 평양예술단, 국립무용단 배우들이 독창과 중창, 무용 등을 선보인다.

셋째날인 16일에는 워커힐호텔 코스모스홀에서 '독도영유권 수호와 일본의 과거청산을 위한 우리 민족의 과제'를 주제로 남북간 학술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토론회가 끝난 후에는 남북대표단이 특별호소문을 채택해 낭독한다. 16일 오후에는 북측 대표단의 고궁방문(창덕궁)과 폐막식, 환송만찬이 예정돼 있다.

북측 대표단은 17일 오후 1시 출발성명을 발표한 후 인천공항을 떠나 서해 직항로를 따라 평양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