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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선거보도 새 지평 열었다"

<언론노조 보고서> 선거구 쟁점ㆍ후보 공약 검증 "신선"

이번 8.8 재보선 보도에서 KBS가 기존 경마식 보도의 한계를 벗어나 선거보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극찬을 받았다.

전국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민실위)는 7일 발표한 '8.8 재보선에 대한 TV 3사의 저녁종합뉴스 보도태도 분석' 보고서를 통해 KBS 뉴스9은 각 선거구의 특성과, 후보들의 공약, 후보들간의 쟁점 등을 소개함으로써 누가 당선될 것이냐에만 초점을 맞추던 기존 선거 보도의 틀을 깼다고 평가했다. 유권자들의 선택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선거를 정책대결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민실위는 또 투표율 저조 현상에 대해서도 다른 방송들이 단순히 현상만을 전달한 데 비해 KBS는 '재보선 일요일 투표제' '정당관계법 개정' 등 대안을 제시하는 공영방송에 걸맞는 보도 태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민실위는 그러나 지난 7월 23일부터 8월 6일까지 재보선 관련 기사 건수가 KBS는 15건, MBC와 SBS는 각각 고작 6건으로 보도량이 절대 부족했던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민실위 보고서 전문. 편집자

***8.8 재보선에 대한 TV 3사의 저녁종합뉴스 보도태도 분석**

공식선거 기간인 7월23일부터 8월6일까지 15일간 지상파 방송3사의 텔레비전 저녁종합뉴스를 분석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였다.

첫째, 8.8 재보선에 대한 뉴스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둘째, 새로운 선거보도의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할 만큼 KBS 뉴스9은 모범적이었다.
셋째, MBC와 SBS의 선거보도는 구태의연한 보도태도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했다.

<표>

***1. 뉴스량 절대 부족**

월드컵 와중에 실시된 6.13지방선거가 언론으로부터 외면당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8.8재보선 또한 6.13지방선거 못지 않게 언론 특히 주요 방송뉴스 프로그램으로부터 외면당했다.

국무총리 서리 장상씨의 청문회, 민주당 내분, 한나라당 대선후보 이회창씨의 아들병역 의혹 등 굵직굵직한 뉴스거리들이 많았던 점을 고려한다고 해도 언론의 무관심은 정도가 심했다.

애초부터 '미니총선'이니 뭐니 하면서 이번 선거에 대한 여러 가지 의미부여를 해 온 터에 언론의 이번 선거에 대한 외면은 이해할 수 없는 태도다. KBS를 제외하고 MBC와 SBS는 15일동안 6개의 아이템만 보도했다.

***2. KBS의 선거보도태도**

KBS가 이번 8.8 재보선 과정에서 보여준 선거보도태도는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이다. KBS의 선거보도는 공영방송의 위상에 걸맞는 자세였다.

"8.8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선거구별 쟁점과 후보의 정책을 검증해 보는 시간입니다"며 시작하는 KBS 뉴스9의 선거보도는 '재보궐선거의 특성'을 잘 살려 기획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였다. 기본 포맷은 다음과 같다.

먼저, 기자가 그 지역의 특성을 간단히 소개한다.
둘째, 후보들의 핵심 공약을 후보자들의 목소리로 전한다.
셋째, 기자가 주요 후보들간의 쟁점을 간단히 정리한다.
넷째, 후보들의 목소리를 통해서 주요 주장을 듣는다.

다음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2002.07.25, 재보선 현장, 종로 대선 후보 대리전**

##앵커: 8.8 재보선 관심지역을 찾아보는 시간, 오늘은 대통령 선거 전초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서울 종로입니다. 김웅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의 특보출신인 박 진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야당동지였던 유인태 후보의 대결은 대선의 전초전 양상입니다. 정치 1번지로 불려왔지만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인 만큼 역시 지역개발문제가 유권자 초청토론회의 쟁점입니다.

박 진(한나라당 후보): 종로 경제 활성화를 통해서 돌아오는 종로, 서울에서 가장 쾌적하고 살기좋은 종로로 만들겠습니다.

유인태(민주당 후보): 역사와 문화, 예술의 1번지 자부심과 긍지가 넘치는 자랑스러운 종로로 우뚝 서도록...

기자: 전국 노점상연합회장 출신의 민노당 양연수 후보와 구청장 출신인 무소속 정흥진 후보도 적임임을 내세웁니다.

양연수(민주노동당 후보): 고향이다 친척이다 학벌이다 이렇게 해서 배운 사람들 찍어주니까 뭐 했습니까?

정홍진(무소속): 그 철새들로 말미암아서 우리 종로가 이렇게 형편 없이 낙후됐다는 것을 정치 꼴번지가 됐다는 것을...

기자: 한나라당 박 진 후보 아들의 국적 문제, 민주당 유인태 후보의 지역구 변경도 상대 후보의 공격소재입니다.

박 진(한나라당 후보): 저희 집 아이는 18세가 돼서 미국 국적을 포기했습니다.

유인태(민주당 후보): 여기 유권자입니다, 그리고 이사 왔습니다. 사직동 150번지로.

기자: 이 같은 유권자단체 초청 토론회는 이곳 서울 종로에서뿐 아니라 다른 선거구에서도 잇따르면서 이번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새로운 선거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웅규입니다. ##

위와 같은 기사 포맷으로 거의 대부분의 재보선 현장을 취재 보도했다. 이것만으로도 KBS 뉴스9은 선거보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리고 그 동안 선거보도에서 끊임없이 비판받아왔던 '경마식 보도태도'가 이번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중 최소한 KBS 뉴스9에서는 그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국언론이 갖고 있는 '선거보도의 고질병'을 단번에 극복한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그리고 정책대결 또는 공약대결이 선거보도의 정수라는 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KBS 뉴스9이 보여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유권자가 정책이나 공약을 통해서 후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이와 관련해서 각 후보의 대립을 보다 선명하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한 대목은 이후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만 절대적인 보도량의 부족이라는 점에서 KBS 뉴스9 또한 자유롭지 못하다.

그리고 '투표율 저조'와 관련된 보도에서 KBS는 타방송사와 비교했을 때 공영방송으로써 책임있는 보도의 전형을 보여 준다.

MBC는 8월3일 「재보궐선거, 무더위 무관심」에서 '무더위'와 '휴가철'을 예상되는 투표율 저조의 원인으로 분석하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 그리고 SBS도 8월5일「재보선 투표율 '비상'…선관위 대책마련」이라는 제목으로 '투표율 저조'에 대한 우려성 보도를 내 보냈다.

SBS는 유건자들의 냉담한 반응과 무관심을 강조하며 MBC와 마찬가지로 '휴가철'을 투표율 저조의 주요 원인으로 파악하지만 역시 대안이 없다.

그런데 민주노동당의 투표율 제고와 관련된 기자회견을 KBS와 MBC는 주요한 아이템으로 선정 보도했다. SBS는 아예 보도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KBS와 MBC보도태도는 의미있는 비교거리가 된다. 가장 큰 차이는 사안별 선관위 활동에 초점을 맞추는가 아니면 동일 사안에 대한 제도적 장치에 초점을 맞추는가의 문제다.

KBS는 재보궐선거의 투표율 제고를 위해서 선관위의 활동뿐만 아니라 제도적인 장치로서 '일요일 투표'라는 '정치관계법 개정'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MBC는 선관위의 활동만 다루고 있다. 이 문제는 기자의 개인적인 보도감각 및 능력 문제로 한정해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KBS 선거보도의 변화에 더 큰 의미를 둘 수 있는 사안이다. 행위(선관위 활동)에 한정하는 것보다 행위와 구조(정치관계법 개정)를 동시에 언급하는 것이 이후 한국언론의 선거보도에 있어서 중요한 지점이기 때문이다.

다음의 내용은 이와 관련된 두 방송사의 보도전문이다.

***KBS 뉴스9, 2002.08.06, 재보선 휴일 지정 직장인투표율 높여야**

##앵커: 혹서기 휴가철이 겹친데다 평일에 펼쳐질 이번 재보선 투표율이 사상 최저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습니다. 재보선 투표는 앞으로 일요일로 치르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김태선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주말 합동유세장. 삼복더위 땡볕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고역입니다. 열심히 내걸고 붙인 현수막과 벽보는 유권자들의 눈길조차 잡지 못합니다.

노병옥(시민): 마음에 와 닿지 않는 게 그런 게 많기 때문에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기자: 선관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지난 지방선거 때 48%, 지난해 10월 재보선의 41%에도 못 미치는 사상 최저의 투표율이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투표참여를 위한 서명운동에다 풍물패까지 동원해 보지만 걱정입니다. 더욱이 이번 재보선은 오는 목요일 평일입니다. 직장인들은 투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상현(민주노동당 대변인): 근무시간 중에 투표에 편의를 제공하는 문제 등에 대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각 직장에 대해서 적극적인 계도활동에 나서줄 것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기자: 민주노동당은 앞으로 재보선 투표일을 아예 일요일에 못박도록 정치관계법을 개정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KBS뉴스 김태선입니다.##

***MBC 뉴스데스크, 2002.08.06, 폭우속 강행군**

##기자: 폭우가 계속된 오늘도 후보들은 유권자들을 만나려고 뛰어다녔습니다. 후보들은 비를 맞아가며 우산을 받쳐든 시민들과 악수를 나눴습니다. 또 거리와 골목을 돌며 연설회를 계속했습니다.

인터뷰: 비가 와도 유권자가 있는 곳이 어디든지 찾아가서 저를 알리고 또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물론 맑은 날씨보다는 못 했죠. 그러나 이제 선거가 임박했기 때문에 부지런히 다녔습니다.

기자: 투표 당일에도 궂은 날씨가 계속될 경우에 투표율에 어떤 변수가 될지도 관심입니다. 역대 재보선 투표율 평균은 43%, 이번 선거에서는 투표율이 40%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백화점 앞과 지하철역 등에서 투표 참여를 호소했습니다. 민주노동당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직장인들에게 투표시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인터뷰: 점심시간 연장 후 투표하기, 근무시간중 투표자에 대한 편의제공 등 다양한 방안들이...

기자: 선관위는 내일 오전까지 투표소를 설치하고 개표준비를 마칠 예정입니다. MBC뉴스 박성호입니다.##

***3. SBS의 보도태도**

언론이 정치적 무관심을 유도한다는 비판은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 SBS가 지난 보름동안 재보선에서 6개의 아이템을 보도했다. 그 중에서 선거현장의 쟁점과 정책에 대해서 부분적으로 언급한 내용까지 다 합해도 불과 3건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판세분석 등 경마식 보도형태가 여전히 주요 아이템으로 선정 보도되고 있다.

***선거전 본격 돌입...강화, 중진 대 신진 2002-07-24**

##기자: 지명도에서 앞선 한나라당의 이경재후보는 낙승을 기대하면서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바닥을 훑고 있습니다. 반면 민주당 후보측은 선거가 초반전인 데다 아직은 부동층이 40%에 가까와 이들의 향배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영호남 재보선, 무소속이 '변수' 2002-08-03**

##기자: 한나라당의 아성인 부산진갑 선거구에는 한나라당의 김병호, 무소속의 하계열, 민주당의 이세일등 세후보가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선거 종반을 맞아 김병호 한나라당 후보가 다소 앞서가고 있는 가운데 무소속 하계열 후보가 바싹 추격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텃밭인 군산에서도 민주당의 강봉균, 무소속의 함운경, 한나라당의 조충렬등 3파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재경부 장관을 거친 강봉균 민주당후보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운동권 출신인 무소속의 함운경후보도 만만치 않습니다.

양당은 무소속 후보들의 추격전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무소속 돌풍을 막기 위해 지도부가 직접 나서고 있습니다.##

나아가 앞서 언급한 8월5일에 보도된「재보선 투표율 '비상'…선관위 대책 마련」은 SBS 뉴스8이 전형적인 자기모순을 드러내고 있다. 선거일이 다가오면 항상 나오는 "유권자들의 반응은 냉담합니다…선관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라는 코멘트가 어김없이 SBS 뉴스8에서 등장한다.

대안 제시가 없는 것도 문제지만, 사실상 이런 코멘트는 모든 책임을 정치권에 돌리고자 하는 의도이다. 하지만 과연 언론은 이에 대한 책임이 없는지, SBS 뉴스프로그램이 이런 유권자들의 '냉담함'과 '선관위의 비상'에 아무런 책임이 없는지에 대해서, 자사의 보도내용과 보도량을 살펴보며 자문해 봐야한다. 아래의 기사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재보선 투표율 '비상'...선관위 대책 마련 2002-08-05**

##앵커: 재보궐 선거일이 사흘앞으로 다가왔지만 유권자들의 반응은 냉담합니다. 선관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유영규 기자입니다.

기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열변을 토하지만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시민: "별 관심이 없어요."

시민: "국민의 부응에 호응하지 못하는 것 같애요."

기자: 휴가철을 맞아 유권자들의 무관심으로 30%대의 사상 최저 투표율이 우려되자 선관위가 고육지책으로 이색 홍보전에 나섰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자전거 홍보팀을 만들어 유권자들의 관심 끌기에 나섰습니다.

박해룡/중앙 선관위 서울시 위원회 본부장: "목표 투표율 40% 목표로 투표율 제고 행사와 함께 여론 지도층을 직접 찾아 투표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기자: 선관위는 또 내일(6일)부터 유권자 가정을 직접 방문해 투표 참여를 권유하기로 했습니다. 선거 종반을 맞아 대선후보들의 막바지 지원도 활발합니다.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는 부산과 제주를 찾아 지지를 호소했고 노무현 민주당 후보는 마산과 부산에서 지원 유세를 벌였습니다. 특히 각 당은 일부 경합지역에서는 투표율이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내일과 모레 막판 지원활동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4. MBC의 보도태도**

MBC도 SBS와 별로 차이가 없는 선거보도태도를 보여준다. MBC도 지난 보름동안 재보선에서 6개의 아이템을 보도했다. 그 중에서 선거현장에서 후보들의 쟁점과 정책에 대해서 부분적으로나마 언급한 내용은 다 합해서 3건뿐이다.

그나마 내용들은 중앙정치에서 펼쳐지는 공방전을 옮겨 놓았다. 정책이나 공약과 관련된 보도는 거의 없고 정쟁을 중심으로 보도내용을 채웠다는 의미다. 다음의 사례가 MBC가 후보들이나 정치인 인터뷰를 통해서 보도한 3건의 주요 내용이다.

***재보선 후보등록+선거지원 2002.07.23.**

##인터뷰: 이번 선거는 역시 부패하고 무능한 이 정권에 대한 국민의 심판의 선거다...
인터뷰: 제왕적 후보 밑에서 오만방자해진 한나라당을 견제하기 위해서도 우리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시기 바랍니다.##

***이회창,노무현 안성에서 지원유세 뉴스데스크 2002.07.25**

##기자: …이해구 후보는 정권교체를 구호로 내걸었고 김선미 후보는 생활정치로 승부를 걸겠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다른 후보와의 싸움이 아니고 저와 김대중 정권과의 싸움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인터뷰: 안성 시민의 소박한 마음을 알고 귀기울여줄 알고 그들과 함께 참여하는 정치인이 저는 진정한 큰 정치인으로 알고 있습니다.##

***재보선 합동연설회 2002.07.28**

##기자: 오늘 오후 3시 서울 종로의 합동연설회장. 출마 후보들이 수백 명의 운동원 지지자들의 연호와 함께 연설회장에 들어섭니다. 청중들은 쏟아지는 폭염에 그늘 속에서도 쉴새없이 부채질을 하고 땀을 훔칩니다. 여기에 후보들의 연설이 불을 뿜습니다.

인터뷰: 종착역을 향해 달리는 김대중 정권을 유권자의 힘으로 심판해 주십시오.
인터뷰: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와 관련된 비리의혹도 낱낱이 밝혀져야 합니다.

기자: 작은 정당과 무소속의 도전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터뷰: 노점상 철거민들 이런 대다수 국민들이 잘 살게 하는 그러한 비전을 제시하는 게 국의원 아닙니까, 여러분...
인터뷰: 국민을 마치 헌신짝처럼 생각하고 쓰레기처럼 생각하는 그 정치 지도자들이...##

이런 보도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유권자들의 정치 무관심을 더욱 부채질한다. 보도의도야 유권자들의 무관심을 경고하고 투표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임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언론이 기본적인 선거보도조차 하지 않은 채 유권자들의 무관심만 탓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8월3일 「재보궐선거, 무더위 무관심」의 전문이다.

##앵커: 재보궐 선거를 닷새 앞두고 오늘 전국 곳곳에서 합동연설회가 열렸습니다. 하지만 후보들은 무더위와 유권자들의 무관심 속에 힘겨운 표심잡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김연석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 30도가 넘는 불볕더위 속에서 열린 영남과 호남 5개 선거의 합동연설회. 연설회장은 텅비어 있고 유권자와 후보들 모두 더위에 땀을 흘립니다. 최대 경합지역인 경기도 하남. 후보들은 새벽부터 밤까지 시장과 거리를 누빕니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관심없다는 표정입니다.

인터뷰: 별로 관심은 없죠. 그런데 찍기는 찍어줘야죠.
인터뷰: 덥고 별로 관심도 없고요. 딱 어떤 사람이다 그런 느낌 자체가 없어요.

기자: 하루에도 몇 번씩 땀에 절은 옷을 갈아입으며 유권자를 찾아 다니지만 무관심에 휴가철까지 겹쳐 유권자를 만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차에다 와이셔츠 기본 세 벌, 속옷 세 벌, 양말까지도 3개 정도는 항상 갖고 다니면서...
인터뷰: 아마 한 30%대의 투표율을 보이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이게 과연 대표성이 있느냐 하는 의문도 제기가 되겠죠.

기자: 경기 하남 전북 군산, 부산 진갑 등 대여섯 개 선거구에서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투표율이 가장 큰 변수입니다. 후보들은 이번 재보궐 선거 투표율이 매우 저조할 것으로 예상하고 유세와 함께 투표율을 높이는 데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연석입니다.##

MBC는 기존의 구태의연한 선거보도방식에 참으로 충실하다. 단골메뉴인 판세분석 즉 경마식 보도를 어김없이 포함한다.

***재보궐선거, 6곳 경합 뉴스데스크 2002.08.05**

##앵커: 8.8 재보궐 선거를 사흘 남겨놓은 오늘 각당 지도부는 경합지역과 전략지역을 중심으로 사활을 건 선거전을 벌였습니다. 이주승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선거를 사흘 남겨놓고 현재 13개 선거구 가운데 서울 영등포을과 경기도 하남, 안성 그리고 전북 군산과 부산진갑, 북제주 등 6곳에서 혼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은 9곳 내지 11곳, 민주당은 5곳, 무소속은 2곳에서 우세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부산진갑과 북제주에서 지원유세를 벌인 이회창 후보는 부패정권 청산을 강조하면서 이른바 5대 의혹은 허구라고 주장했습니다.##

***5. 총평**

경마식 보도도 필요하다. 유권자들의 무관심을 흔들어 깨우는 보도도 필요하다. 정쟁적 요인도 가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보도들이 주류를 이루어서는 안 된다. 유권자들이 자신들의 삶과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정치지도자를 뽑는데 가장 중요한 선택기준이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먼저 고려하고 보도해야 한다.

당연히 제1선택 기준은 정책과 공약이다. 후보들이 내세우는 정책과 공약을 심층취재하고 그 실현 가능성 여부를 보도하는 것이 언론의 사명이다. 특히 공익성에 기본을 두고 있는 방송뉴스의 경우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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