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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뉴스9, '한국방송' 뉴스 맞아"

<언론노조 보고서> '여중생 사망사건' 비판은커녕 보도조차 부실

미군 장갑차에 압사한 여중생 사망사건을 계기로 미군범죄와 불평등 한미행정협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을 다룬 방송3사 메인뉴스중 한국의 대표적 공영방송인 KBS1TV '뉴스9'의 보도가 가장 '비한국적'이고 대미종속적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전국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민실위)가 2일 발표한 '미군범죄에 대한 KBS 뉴스9의 보도태도 비판' 보고서는 지난 7월 22일부터 8월1일까지 여중생사망사건에 대한 방송3사의 메인뉴스를 분석한 결과를 통해 KBS '뉴스9'가 보여준 여러 문제점을 지적했다.

언론노조 민실위가 지적한 여중생 사망사건 관련 KBS '뉴스9'의 문제점은 첫째 한미행정협정, 즉 SOFA에 대한 보도를 배제했다, 둘째 여중생 사건과 관련된 보도를 배제했다, 셋째 대통령의 입장은 선택하고 시민들의 입장은 배제했다는 것이다. 민실위는 이에 대해 "형식적으로는 객관주의적 기사로 보도했으나 내용적 측면에서는 KBS '뉴스9'가 이 사건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입장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실위는 이 같은 KBS 뉴스의 문제가 보도국 내부의 문제이거나 미국과 한국 정부의 압력 때문일 수도 있으나 분명한 것은 KBS '뉴스9'가 한국을 대표하는 공영방송의 뉴스프로그램이지 미국의 공영방송이나 정부가 운영하는 국영방송의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민실위는 SBS '8시뉴스'의 여중생사망사건 관련보도가 가장 바람직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7월 29일 '시민단체 등 SOFA 개정요구 봇물'이란 꼭지에서 불평등한 SOFA로 인해 미군범죄에 대한 한국의 재판권 행사가 5.5%에 불과한 사실을 비교적 상세하게 다루는 등 이번 사건의 원인과 대책을 제시하는 데 비교적 충실했다는 것이다.

MBC '뉴스데스크'에 대해서는 SBS보다는 못하고 KBS보다는 좋았다고 평가했다. 즉 '뉴스데스크'는 SOFA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SBS처럼 자세하지는 않았으나 7월 31일자 '억울한 죽음 49재'란 꼭지를 통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불평등한 한미행정협정의 개정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시민들의 여론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다음은 민실위 보고서 전문이다.

***미군범죄에 대한 KBS 9시 뉴스의 보도태도 비판**

***-미군장갑차에 압사한 여중생 사건을 중심으로-**

미군 장갑차에 깔려 사망한 여중생 사건과 미군들의 행패에 대해서 KBS 9시 뉴스가 지니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아래의 표는 지난 2주간(7월22-8월1) 이와 관련된 지상파 텔레비전 저녁종합뉴스 기사제목을 비교한 내용이다.

<표: 미군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고관련 최근 2주간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기사제목>

***1. KBS보도의 문제점**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한 KBS의 기본적인 보도태도는 스트레이트 뉴스이다. 형식상 모든 가치가 배제된 보도형식을 취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보도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선택과 배제, 보도내용 중 ‘특정한 내용을 포함시킬 것인가 아닌가’에 대한 선택과 배제에서 KBS 9시 뉴스는 분명한 입장을 개진하고 있다.

즉 형식적으로는 객관주의적 기사로 보도했으나, 내용적 측면에서는 KBS 9시 뉴스가 이 사건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입장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지상파 텔레비전 3사의 저녁 종합뉴스에서 드러난 사실만으로 KBS가 보인 문제점을 짚어보기로 한다.

첫째, 한미행정협정 즉 SOFA에 관한 보도를 배제했다.
둘째, 여중생 사건과 관련된 보도를 배제했다.
셋째, 대통령의 입장은 선택하고 시민들의 입장은 배제했다.

사실상 하나의 사건이 발생하면 그 사건의 진행과정을 보도하는 것은 기본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사건이 발생한 원인을 추적해서 보도하는 것이 언론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환경감시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KBS 9시 뉴스의 보도태도는 ‘대한민국’ 공영방송의 대표적인 뉴스 프로그램으로서 상당히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2. 한미행정협정 즉 SOFA 관련 보도 배제**

여중생 사건의 핵심은 한미행정협정 즉 SOFA에 있다. 이는 미군들이 한국민들에게 가하는 범죄행위를 제도적으로 조장하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한국민은 그 동안 수없이 미군들의 범죄행각에 피해를 당해 왔고, 그 때마다 SOFA문제를 지적해 왔다.

SBS는 7월29일 「시민단체 등 SOFA 개정요구 '봇물'」이라는 제목으로 이 문제를 심도 깊게 다루고 있다. 앵커의 목소리로 “이번 여중생 사망사건을 계기로 불평등한 SOFA를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며 ‘2000년 미군의 한강 독극물 무단 방류사건’ 및 ‘99년부터 2년간 발생한 미군 범죄가 1236건’이라는 통계, 그리고 ‘한국이 재판권을 행사한 경우는 단 69건으로 5.5%에 불과’한 사실을 비교적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아래의 기사가 그 전문이다.

SBS '8시뉴스'(2002.07.29.) '시민단체 등 SOFA 개정요구 '봇물''

<앵커> 이번 여중생 사망사건을 계기로 불평등한 SOFA를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주시평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여중생 사망사건이 발생하자 시민단체들은 재판권을 포기하라고 미군측에 줄기차게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미군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000년 미군의 한강 독극물 무단 방류사건. 결국엔 미군측이 잘못을 시인했지만 처음엔 공무수행이었다고 발뺌했습니다. SOFA 규정에 따르면 공무수행중 일어난 범죄의 1차 재판권은 미군측에 있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김판태/SOFA 개정 국민연대} "공무상이라는것에 대한 판단을 미군이 하고 있습니다. 일본 경우에는 일본법원이 공무 여부를 판단하도록 함으로써..."

<기자> 지난 주 음주 운전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낸 한 미군 하사는 뒤쫓아 온 시민을 폭행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서에서도 음주측정을 거부하며 버티다 부대로 돌아갔습니다. 미군이 요구하면 현행범이라도 넘겨줘야 한다는 SOFA 규정 때문에 경찰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지난 99년부터 2년간 발생한 미군 범죄는 1246건, 우리가 재판권을 행사한 경우는 단 69건으로 5.5%에 불과합니다. 천주교 대책위원회 등 시민단체들은 여중생 사망사고를 계기로 적극적으로 소파 개정을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MBC에서도 7월 31일 「억울한 죽음 49재」에서 “불평등한 한미행정협정이 원만하게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어 고귀한 두 어린 생명이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인터뷰를 싣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최근 2주 동안 KBS 9시 뉴스를 보면 SOFA와 관련된 언급이 전혀 없다. 단지 다음과 같은 기사가 ‘간추린 단신’으로 간략하게 보도되었다.

KBS '뉴스9'(2002.07.27.) '주한 미군, '형사 재판권 이양 불가''

<앵커> 간추린 단신입니다. 주한미군 사령부는 오늘 성명서를 내고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해 사고를 낸 미군들에 대한 형사재판권을 한국측에 이양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3. 여중생 사망 사건 관련 보도 배제**

최근 들어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2명 사망 사건’뿐만 아니라 ‘미군의 교통사고 뺑소니 및 시민 폭행 사건’이 있었고, 이에 항의하는 ‘대학생들의 용산 미군기지 항의 시위’ 와 ‘사망한 여중생들의 49재’ 등 미군 범죄사건과 항의시위 및 집회가 줄을 이었다.

SBS의 경우, 「미군, 이번엔 ‘뺑소니 교통사고’」라는 제목으로 7월26일 보도했다.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채 가시기도 전에 한 미군의 행동이 우리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있습니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안하무인이었습니다”는 앵커의 코멘트와 함께, 피해자와 담당 경찰관과 인터뷰를 담았다.

또한 7월30일 「한총령, 미군부대 기습시위」라는 제목으로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한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는 코멘트와 함께 시위 현장에서 “재판권을 포기하라” “여중생을 살려내라”라는 대학생들의 항의시위를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MBC 또한 7월30일 「대학생 기습시위」라는 제목으로 용산 미군기지 내에서 항의하는 대학생들의 시위현장과 그 과정에서 인대가 끊어져 병원에 입원한 대학생과의 인터뷰를 영상으로 보여주었다. 그리고 「억울한 49재」를 31일에 보도했다. “억울하게 숨진 이 어린 소녀의 명복을 기리는 추모제는 전국 곳곳에서 잇따랐”음을 알리면서, “두 소녀의 한을 춤사위로 풀어낼 때 그리고 비명 속에 목숨을 잃었던 바로 그 사고현장에서도 어머니의 눈물은 끊이질 않았”음을 전하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모아냈다.

MBC '뉴스데스크'(2002.07.31.) '억울한 죽음 49재'

<앵커> 미군 장갑차에 압사 당한 고 신미선, 신효순 양의 49재가 오늘 경기도 양주에서 열렸습니다. 억울하게 숨진 이 어린 두 소녀의 명복을 기리는 추모제는 전국 곳곳에서 잇따랐습니다. 박승진 기자입니다.

<기자> 정들었던 마을 회관 앞에서 고 심미선, 신효순 양의 명복을 비는 49재가 열렸습니다. 열네 해 짧은 생을 살다가 수십 톤 장갑차에 깔려 숨져간 두 소녀. 영정 앞에 선 유족들은 가슴이 미어집니다.

인터뷰: 자식들 볼 면목이 없습니다.

인터뷰: 불평등한 한미행정협정이 원만하게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어 고귀한 두 어린 생명이 헛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기자> 먼세상으로 영원히 딸을 보내는 날, 영혼을 달래는 시가 낭송됩니다.

인터뷰: 주어진 한 생을 이렇게 비참하게 마쳐야 하기에는 우리는 정말 억울합니다. 이제 겨우 14살인데...

<기자> 두 소녀의 한을 춤사위로 풀어낼 때 그리고 비명 속에 목숨을 잃었던 바로 그 사고현장에서도 어머니의 눈물은 끊이질 않습니다. 오늘서울시청 앞에서는 미군 규탄대회를 저지하려는 경찰과의 몸싸움 끝에 2000여 명이 모여 추모식을 가졌고 수원과 대구 등에서도 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MBC뉴스 박승진입니다.

2000여명의 시민들이 서울시청 앞에서 미군규탄대회를 열면서 추모식을 갖고, 또한 이를 저지하던 경찰과의 몸싸움이 왜 기사가치가 없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KBS 9시 뉴스는 이와 관련해서 일절 언급이 없었다.

***4. 대통령의 입장 보도와 시민들 입장 배제**

대통령이 군 지휘관들과 점심 먹는 자리에서 여중생 사망 사건은 ‘애석하고 유감’이라는 발언, 그리고 이 사건과 연계한 ‘반미나 미군철수’를 경계하는 발언을 KBS 9시 뉴스는 보도했다. 그 기사는 아래와 같다.

KBS '뉴스9'(2002.07.25.) '김대통령, '여중생 사망 유감, 반미 악용은'

<앵커> 김대중 대통령은 오늘 군 주요 지휘관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의정부 여중생 사망 사건은 참으로 애석하고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원만한 해결을 당부했습니다. 김 대통령은 특히 여중생 사망사건을 국민과 유가족이 납득할 수 있게 해결하는 것과 반미에 이용하는 것은 전혀 별개라면서 미군과 마찰이 일어났을 때 반미나 미군 철수로 연결하는 일부의 발상은 잘못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른 방송사에서는 위의 대통령 발언을 전혀 보도하지 않았는데 KBS 9시 뉴스만 유난히 보도했기 때문에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위의 보도가 가치 있는 아이템일 수 있다. 대통령의 발언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입장은 ‘유감’과 ‘반미운동 경계’이다.

하지만 학생들과 시민들의 주장은 ‘미군의 재판권 포기’ 및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핵심이다. 이런 시민들의 입장도 KBS 9시 뉴스는 다뤄야 한다. 동일한 사건에 대한 대통령과 시민들의 다른 해법과 입장을 공정한 시각으로 보도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도 애석해 하고 유감스러워 한다. 그리고 이런 애석함과 유감스러운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잘못된 것을 고치려고 추모제를 열고 시위를 했다. 그런데 KBS 9시 뉴스만 보면 시민들의 이런 행위는 ‘철없는 반미데모’ 정도로 잘못 이해될 수 있다.

“해야 할 보도는 안하고 안 해도 될 보도만 했다”는 지적에 KBS 9시 뉴스가 귀 기울여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5. 미군범죄와 관련해서 KBS 9시 뉴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

KBS 9시 뉴스가 지난 ‘6.29서해사태’에서 보여 주었던 냉전적 보도태도는 여러 곳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하게 제기되었던 비판이 ‘분쟁수역’인 서해에서 남북 간의 잦은 충돌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에 대해서 침묵했다는 것이다.

이번 여중생 사망 사건에서도 이런 비판은 유효하다. 한국민들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당하고, 이의 대처 또한 미군의 입맛대로 진행되면서 국민들의 자존심은 큰 상처를 입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한미행정협정 즉 SOFA 개정'이라는 국민적인 합의가 형성되었다. 그래서 이 사건은 한미간 SOFA 개정협상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

여기서 언론은 이들과 같은 희생자들이 다시는 나와서는 안 된다고 감정적으로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해결책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을 형성해야 한다. 이것이 언론의 ‘여론형성기능’이다.

그런데 KBS 9시 뉴스가 이를 무시했다. 그 원인이 보도국 내부의 문제일 수도 있다. 그리고 미국과 한국정부의 압력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KBS 9시 뉴스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공영방송의 대표적인 뉴스프로그램이다. 즉, 미국의 공영방송이나 정부가 운영하는 국영방송의 뉴스프로그램이 아니라는 의미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운영하는 방송사의 뉴스프로그램은 미군범죄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 보도하고, 나무랄 것은 나무라면서, 이 문제의 근원이 어디 있음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본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KBS 9시 뉴스의 당당한 대미(對美)보도를 기대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실천위원회 정책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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